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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령박호행(鳥嶺搏虎行) - 1. 범에게 물린 새색시를 구하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조령박호행(鳥嶺搏虎行) - 1. 범에게 물린 새색시를 구하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2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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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범에게 물린 새색시를 구하다

 

我聞鳥嶺自童髫 내가 듣기로 새제는 어렸을 때부터
嶺是關防設城譙 제엔 관문방어하는 곳으로 성과 망루 설치되어 있고
一路上下三十里 한 길 오르내리는 30리 길로
松檜晝陰虎豹驕 소나무와 노송나무로 낮에도 그늘져 범과 표범이 교만 떤다네.
朝日征客羸馬遲 아침에 먼 길 떠나는 나그네와 여윈 말 느리니
嚴瀑怒吼風蕭蕭 우렁찬 폭포소리 성낸 듯 울리고 바람은 쓸쓸히 부네.
忽見傍道石壁下 문득 길가 돌벽 아래를 보니
行人相聚生喧囂 행인들이 서로 모여 시끄러운 소리 낸다네.
停驂問之不肯道 준마 멈추고 물었지만 기꺼이 말해주질 않고
齊向石壁手指遙 일제히 돌벽 향해 손가락으로 멀리 가리키네.
仰看石壁幾百尺 돌바위 올려 보니 몇 백척인지?
上有婦人衣綺綃 위에 아낙의 비단 옷 있네.
始知遇虎被攫去 그제야 호랑이 만나 잡혀 간 줄 알았는데
但料其死生不料 다만 죽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지 살았을 거란 생각들지 않았네.
客乃換戴僕夫笠 나그네 이어 마부의 전대 바꿔 쓰고
翻身騰上何健趫 몸을 돌려 튀어 오르는데 어찌나 건강하고도 날쌘지.
草樹如織虎安在 풀과 나무가 직물처럼 빼곡해 범은 어디 있나?
只見紅粧倚叢條 다만 남은 옷조각 떨기 가지에 걸려 있네.
少焉虎至恣咆哮 이윽고 범이 나와 포효하니
手挺鐵鞭搏頭腰 손으로 철 채찍을 끌어 머리와 허리를 가격하네.
倒僵石上血淋漓 벼랑 위에 넘어지는데 피가 흥건하여
猛獸易如殲一貓 맹수지만 고양이 잡듯 쉽게 하는 구나.
禮防逾嚴蒼黃裏 예방[각주:1]은 경황이 없는 중에도 더욱 엄하니
俯視僕御不可招 내려다 마부를 보고 부를 수 없네.
上下嚴嵁如旋風 위아래로 매우 험준해 돌풍 같아
指揮女奴共一轎 여자 머슴 가리켜 지휘하며 함께 한 가마로
步履安徐手挈際 손 맞잡고 걸어서 편안하고 천천히 오니
怳疑神人降雲霄 신인이 구름에서 내려오는 것인지 의심들 지경이네.
衆爭環拜同聲賀 무리가 다투어 둘러싸 절하며 함께 감사하다 말하지만
報道由義非譽要 의로 말미암은 것이지 기림을 요구한 건 아니라 전하네.
虎皮高掛歸鞍後 돌아가는 안장 뒤에 범 가죽 높이 거니
觀者如市簇野橋 보는 사람들이 저자의 야교에 모인 것만 같네.
婦人要結弟兄誼 부인이 남매의 우의 맺자 요구하며 말했네.
百世知恩卽今朝 “100세에 은혜 알길 오늘 아침처럼 하겠어요.
生長嶠南某州里 교남(영남) 아무개 고을의 마을에서 나고 자라
此行爲赴舅家邀 이번 걸음은 시아버지집 달려 가는 거였답니다.
停輿便旋徒御憩 가마 멈추고 용변 보며 잠시 쉬려다가
豈意白額忽騰跳 어찌 백액호가 갑자기 달려들 걸 의도했겠습니까?
幸遇夫君氣義奮 다행히 님의 의기 충만함을 만나
免使爺孃心腸焦 부모님 애간장 끓는 것 피하게 됐습니다.
忠原江上卽舅家 충주 남한강가는 곧 저희 집이니
下嶺那堪分征鑣 제를 내려가 어찌 여행하는 재갈을 나누어 따로 가리오?”
年年一遣家人至 해마다 한결같이 집사람을 보내 이르니
千里不憚路遰迢 천리길에 길 험하다 꺼리질 않네.
子姓成列嶄頭角 아들은 줄지어 두각을 드러냈고
夫壻登庠美儀標 사위는 성균관 들어가니 의표가 아름다웠다네.
奇福天亦不能遏 기이한 복은 하늘도 또한 막을 수 없는데
蹔時災阨隨卽消 잠시의 재앙은 따르며 곧 사라졌네.

 

 

 

 

 

인용

전문

해설

 

 
  1. 예방(禮防): 예로써 법을 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예기》 경해(經解)에 "예가 난이 생기는 것을 금하는 것이 마치 물이 넘치는 것을 막는 것과 같다." 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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