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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애노희락의 심리학, 제1부 사상인의 기본 성정, 제4장 보편 / 특수, 주관 / 객관 - 2. 주관 / 객관: 양비론과 양시론 본문

책/철학(哲學)

애노희락의 심리학, 제1부 사상인의 기본 성정, 제4장 보편 / 특수, 주관 / 객관 - 2. 주관 / 객관: 양비론과 양시론

건방진방랑자 2021. 12. 2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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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비론과 양시론

 

객관적 태도의 한계나 객관성의 잘못된 적용 역시 보편과 일반화의 경우와 비슷하다. 보통 두 가지 점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하나는 객관적이지만 비논리적인주장의 문제다.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몇몇 특수한 경우에 도입해보면 바로 문제점이 드러나는 일반적이지만 보편적이 아닌경우가 있다고 했듯이, 마찬가지로 객의 입장을 취하지만 논리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의 대표적인 부분이 이른바 양비론(兩非論)과 양시론(兩是論)이다. 사회적인 문제가 불거졌을 때 글 꽤나 쓴다는 많은 사람들이 양비론이나 양시론을 주장한다. 그런 태도가 객관적(인 태도로 보)이고, 그래야 합리적이라고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괄호 밖이 요즘 언론인의 생각인지, 괄호 안이 더 사실에 가까운 것인지는 독자들의 판단에 맡긴다. 어쨌든 객은 중도적인 입장에 서는 것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한쪽을 지지한다는 것은 자칫하면 싸움에 말려들게 되는 위험이 있으니까, 남의 싸움에 말려들어서 좋을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중도적 입장이라는 것이 문제다. 어느 한쪽이 도덕적이고, 다른 한쪽이 심하게 비도덕적일 때는 그 중도 역시 비도덕으로 치우친 경우가 되니까.

 

가상적인 예를 들어보자. 개혁적이고 양심적이라는 집단에 속하는 어느 젊은 정치인이 친구들이 열심히 활동하라고 격려조로 준 몇 백만원을 신고하지 않아서 문제를 일으켰다. 비슷한 시기에 다른 정당에서 늘 잡음을 일으키던 원로 정치인이 로비 자금으로 의심되는 몇 억의 돈을 받은 일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각각의 정치인이 속한 정당끼리는 서로 상대방을 비난하면서 엄격한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다.

 

대표적 언론이라고 주장하는 신문의 사설에 이런 글이 실린다. ‘몇 백은 적은 돈이라고 생각하는 발상이 문제다. 자신들만이 양심세력이라고 생각하는 독단적 사고가 그런 사고의 원인이 된 것이다.’ 같은 날 두 가지를 동시에 다루기는 좀 계면쩍으니까 다음날쯤 이런 사설이 실린다. ‘정치에는 어느 정도 돈이 들 수밖에 없다. 몇 억을 받았다고는 하나, 자기의 주머니에 집어넣은 것이 아니라 정치자금으로 썼다면, 이를 무조건 단죄하기는 힘들다. 그 돈이 로비의 대가인가가 확실히 밝혀지기 전에 여론재판으로 몰고 가는 것은 곤란하다.’

 

사흘째쯤에 이런 사설이 실린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당의 의원들이 모두 돈 문제와 연관되어 추문이 나온다는 것은 크게 유감이다. 더욱이 유감인 것은 양당이 각각 관련되었는데도, 서로 상대방만을 비난하며 끝없는 정쟁으로 몰고 가, 민생 정치를 실종시키고 있는 점이다. 수사는 검찰에 맡겨두고 민생의 문제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어떤가? 객관적인가? 합리적인가?

 

객관적이라는 말이 이해 당사자의 입장을 떠난이라는 의미로 축소해석된다면 위 언론의 태도는 객관적이다. 그러나 그런 좁은 의미의 객관은 별로 중요시할 만한 태도가 아니다. 객관이 중요시되려면, 객관이 합리적이라는 의미를 포함해야 하고, 이때 객관은 방법론의 정확한 적용이라는 뜻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즉 서로 다른 사건에 대해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객관이지, 서로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절대 객관일 수 없다는 뜻이다.

 

 

 

 

인용

목차

사상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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