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그리워지던 순간
01년 3월 30일(금)
구름 가득하나 맑고 따뜻함
집에 있을 때, 따스한 이불을 덮고 오락기 패드를 붙들고 오예스와 같은 초콜릿 파이류의 과자를 먹으며, 냉장고에 있는 단맛 나는 음료수로 목을 축이던 기억이 생생하다. 군에 온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엔 왠지 모르게 오예스를 먹으며 그렇게 단맛으로 배겨 버린 목에 한 줄기 음료수를 냅다 들이키고 싶다. 지금은 그런 욕구가 강할 뿐이다. 이대로라면 백일휴가 때, 기차를 타고 가면서 오예스 한 박스, 아니 세 박스를 사다 금세 먹어버릴 수 있을 것 같고, 음료수 1.5리터를 사다가 꼴깍 들이킬 수 있을 것만 같다. 기차 안에서 주위 사람들의 의식 따윈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내 억압된 아니 억제된 욕구만을 충족시킬 것이다.
집에 있을 당시엔 그렇게 주어지는 것들에 대해 별 반응이 없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으리라. 주위에 그런 것들이 널려 있다면, 언제나 선택적으로 취식,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늘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동요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만약 그 반대라면, 평소의 그렇지 않은 상황에 대한 그리움으로 그런 상황이 오길 바랄 수밖에 없다.
군에선, 아니 지금 훈련병 상황에선 PX 이용도 자유롭지 못할뿐더러 거의 웬만하면 음료수와 함께 파이류를 취식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에 그런 불만족은 애착을 자꾸 불러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빨리 PX를 내 맘대로 이용할 수 있을 때가 오던지, 아님 휴가를 빨리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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