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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군대 수양록, 훈련병 - 01.04.01~07 신교대 여섯째 주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군대 수양록, 훈련병 - 01.04.01~07 신교대 여섯째 주

건방진방랑자 2022. 6. 2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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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엘 찬양에 위로받다

 

0141() 화창

 

 

드디어 군에 온 지도 두 달이 지났다. 물론 달수로만 그렇다는 것이고 2월 마지막 주에 입대했으니 6주째에 접어든다.

 

오늘은 주일이기에 교회에 갔다. 벌써 3주째 교회에 나가는 것이지만 오늘은 좀 특별한 주일이었다. 입대하기 전에 열심히 들었던 주께 맡기는 자라는 노래가 교회 스피커를 통해 나왔기 때문이다. 너무나 듣고 싶었던 그 곡을 들으니, 평소엔 느끼지 못했던 만족감을 느꼈고 행복과 함께 감사를 느꼈다.

 

 

주를 찬양하므로 주를 따르리라 주와 함께 가는 것

자기를 부인하므로 삶을 드림으로 거듭난 모습

주를 영접하므로 주께 맡기는 것 주께서 인도해

자기의 십자가 지고 주를 따라 가리라 세상의 그 어떤 부와 명예도

주보다 귀할 수 없어

이전에 나 몰랐던 주를 만났네. 날 위하여 죽으신 주를 찬양해

자기 목숨까지도

주께 맡기는 자는 영원한 생명 있네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시고, 절망을 소망으로,

지극히 작은 자를 사랑하사 고통의 십자가 지셨네

 

 

 

 

 

수류탄 훈련과 한계 극복

 

0143() 날씨는 좋으나 찬바람 불다

 

 

5주차 훈련 중, 가장 큰 기대를 거는 훈련 중 하나인, ‘수류탄 투척 교육을 하는 날이다. 맘은 이미 싱숭생숭했다. 예전부터 수류탄의 살상력을 잘 알 뿐더러, 어제 점오시간에 그 세세한 위험성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공포심 때문에 설명을 듣는 내내 많이 떨렸다. 이러한 공포심이, 바로 인간의 한계로 인해 빚어진다.

 

인간의 한계란 절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어린아이의 경우, 뜨거운 물에 대한 공포심 및 경각심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러하다보니 뜨거운 물을 아무 거리낌 없이 만지며, 그 결과 뜨거움의 무서움을 여실히 깨닫고 그 다음부턴 그런 걸 만지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한 가지 사고에 의한 것은 경험에 의한 것이든, 자식에 의한 것이든지 이런 것들에 의해 두려움의 관념은 더욱 확실시 되어가는 것이다. 그런 관념은 한계가 된다. 한계, 그건 자기가 판단해버린 불가침의 영역이다. 논어(論語)』 「옹야(雍也)에서 말한 선긋기가 바로 그것이다.

 

오늘 그런 한계에 대한 도전을 했다. 공포심, 그건 자기와의 싸움이었음을 부인할 여진 없다. 오늘 오전엔 수류탄 투척 자세를 반복 숙달하였으며 오후엔 실물 투척 연습 및 실제 투척을 하였다. 난 원래 던지기에 약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내 자신을 억눌렀다. 그러나 오늘은 절대 그렇지 않았다. 잘 던질 맘가짐이 되어 있었고 자신감도 있었다. 그러나 막상 8사로에서 예비 수류탄을 투척하였을 때는 무려 세 번이나 교관에게 찍힐 정도였다. 더 연습하고 가라는 걸, 그냥 간다고 했다. 실물 수류탄을 잡았을 때, 그 떨림은 떨림의 수준을 떠나 차라리 경련이라 함이 더 적절할 정도였다. ‘250교관 앞에서 안전 클립 제거, 안전핀 제거를 한 후, 전혀 무념무상으로 던져 버렸다. 멀리 나가진 않았을지 모르지만 혼나진 않은 걸 보니 나가긴 나간 것인가 보다. 기뻤다. 나의 한계를 뛰어넘어 도약했다는 건 차라리 행복이었다.

 

 

 

 

손병장에 느낀 순수함

 

0144() 새벽 2:20~4:20

 

 

사람다움을 인간미(人間美)라 하며, 기계다움을 기계미(機械美)라 한다. , 그 본질에 합당하게 행동하는 것을 우린 아름다움이라 표현하는 것이다. 그렇다. 원래 그대로의 그 아름다움을, 그 본질을 그대로 간직한 채 있다면 그건 진정한 아름다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반대를 생각해보자. 원래의 그 본질을 잊은 채, 그에 반하는 이른바 다른 성향을 쫓아가려 한다면 그건 추함을 넘어선 혐오일 뿐이다.

 

군대라는 이곳, 이곳은 인간미가 사라지고 오로지 기계추(機械醜)만이 넘치는 혐오스러운 곳이다. 오로지 상명하복의 기계적 삶의 방식의 기치 아래, 사람과 사람이 얽어지고 맺어지는 곳이다. 처음부터 그런 기계추의 혐오스러움을 느끼며 그곳에 적응하려 노력하며 살아왔다. 왠지 그래야만 하는 내 자신이 혐오스럽기까지 할 정도였다.

 

그러나 오늘은 그러한 혐오스러움이 일순간에 깨졌다. 오늘부터 외곽 근무를 선다. 5소대는 서지 않는다고 했는데, 모처럼만에 하기로 한 것이고, 나도 새벽에 서야 했던 것이다. 기간병과 함께 나간다는 것이 왠지 기뻤으며 근무지가 어딘지 궁금하기에 기대가 되었다. 근데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손정동 병장님과 함께 서게 된 것이다. 그래도 아는 사람과 서게 되는 것이 더 편하고 즐거우니깐.

 

새벽에 일어나 열심히 챙기고 나갔다. 행정반에 들어갔더니, 손병장님이 챙겨주더라. 그렇게 근무지로 걸어갔다. 이것저것 묻는 게 많았으며 나도 대답했다. 근무지에서 대화를 하는데 그 대화 속에서 병장님의 순수함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고, 인간다움 또한 느낄 수 있었다. 대학교 때까지도 순수한 사랑만을 꿈꿔온 인간다운 손병장님이 존경스러울 뿐이다.

 

 

 

 

고통스런 화생방

 

0144()

 

 

훈련병 훈련 중, 가장 기억에 남는다던 화생방 훈련을 오늘 하게 되었다. 화생방 후일담을 들어보면, ‘고통의 순간’ ‘차라리 행군을 두 번 하는 게 오히려 낫다등의 소리가 있기에 정말로 그런지 너무나 궁금했다.

 

오전엔 그저 이론 공부만을 했고 바로 열 명씩 어둠의 밀실로 사라져 갔다. 그곳은 밀실일 뿐이었고 조교들은 한 사람의 인간일 뿐이었다.

 

차례 차례로 들어간다. 이미 경험해 본 아이들은 한두 명씩 늘어만 간다. 거의 1분 정도만 화생방을 한다는 게 아쉽게만 느껴지고 그걸 이미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 또한 그다지 힘들어 보이지 않으며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들의 상태도 양호하다. 그런 현실에 대한 판단이었기에 화생방에 대해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빨리 즐기고 싶을 뿐이었다.

 

어느덧 시간이 꽤 흘러, 우리 조가 들어갈 차례가 되었다. 이미 앞의 조는 군가를 두 곡 부르고 있는 터였다. 벨소리의 흔들림과 함께 앞의 조 아이들은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왔다.

 

드디어 우리가 들어간다. 바로 그때 밀실 안의 조교들은 대기하라고 지시하였다. 왠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다. 그런 후에 들어오라는 통제령과 함께 달려서 밀실로 들어갔다. 처음엔 괜찮았으나, 캡슐 안의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옴에 따라 눈은 따가워지기 시작했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기침과 함께 침만을 뱉고 싶을 뿐이었다. 그 순간 조교의 모습은 을 시험하는 사탄만큼이나 혐오스럽게 느껴졌다. 가스가 눈과 코와 입으로 들어가니 따가움과 숨조차 쉴 수 없음에 죽고 싶을 정도로 짜증 나는 시간이었다. 그러다 나가는 문이 열렸을 때의 행복, 그건 말로는 할 수 없는 행복이었다. 힘든 하루였다.

 

 

 

 

 

뻘짓의 군바리 정신

 

0145() 화창

 

 

어제 아침엔 구보까지 생략해가면서 사단장 사택(장교들 쉬는 곳이 아닐런지?) 옆에 자갈을 깔았고 아침 식사 후엔 교육까지 늦춰가면서 모래를 열심히 퍼다 날랐다. 그러나 교육 완료 후에 구보도 하지 않고 또다시 그곳에 모이라는 것이다. 일이 다 끝난 줄 알았는데 다시 또 그곳을 가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지금까지의 일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이었다.

 

상황의 당위성을 조금이라도 설명하지 않고, 사과 한마디 없이 무작정 지금까지의 노력을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게 정말 어처구니없었다. 더욱이 그렇게 넓은 장소에서 돌맹이를 골라내어야 한다는 건, 흡사 밥통에서 밥알 세기와 같았다. 그렇게 짜증과 위안 속에서 일만을 하며 저녁을 맞이하였다.

 

오늘은 즐거운 식목일이자 휴일이다. 7시 기상은 휴일에 대한 쉼의 기대를 자극케 하였다. 그러나 그런 도취감에 흠뻑 빠져들 순 없었는데, 오늘 또한 어제 마치지 못한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오전 내내 끝도 없는 작업에 모든 소대 아이들이 집중했다. 각자 하기 싫다는 맘이 가득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에 불가피하게라도 해야만 했다. 힘들었지만 열심히 해주는 아이들 때문에 잘 마쳤다. 오전에 밑도 끝도 없는 그 일을 다 마치고 이렇게 편히 글을 쓸 수 있음이 행복하다.

 

실컷 모래주머니의 모래를 부으라고 해놓고선 이유에 대한 설명은 일절 없이 다시 모레를 모두 다 담도록 하는 것, 이것이 바로 군바리 정신이지 않겠는가.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시킬 필요도 없이 누군가의 머리에서 나온 지시만이 중요한 것 말이다.

 

 

 

 

 

행복한 행군

 

0146() 흐리다가 맑아짐

 

 

신병 교육 5주차 막바지 훈련인, 행군과 숙영이 있던 날이다. 난 평소 걷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행군에 대해 그다지 걱정스러워 하진 않았고 오히려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완전 군장을 꾸리고 나서 그걸 들쳐 매보니 생각한 것보다 훨씬 무거웠으며, 이걸 들고서 걸어야 한다는 게 만만치 않은 일임을 느낄 수 있었다.

 

금요일, 오전 830분에 출발 예정이다. 아침엔 너무나 먹고 싶었던, 저번 주엔 한 번도 안 나와서 아쉬웠던 군대리아가 나왔지 뭔가. 그래서 무지 기뻤다. 그걸 맛있게 먹고 완전군장을 짊어진 채 연병장에 집결했다. 약식화된 완전 군장임에도, 상상을 넘어서는 그 무게는 나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가만히 서 있어야 하는 게 그렇게 힘이 들었다.

 

드디어 행군시작이다. 처음엔 힘이 남아돌고 부대를 벗어나 밖으로 나간다는 게 기뻤기에 열심히 걸을 수 있었으나, 그것도 잠시뿐 군장의 무게에 더해진 총의 무게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기에 그때부턴 오로지 아이들의 발만을 보고 걸었다. 앞을 보고 있노라면 쭉 늘어진 대열, 그 끝자락에 내가 있기 때문에 언제 저기까지 도달할 수 있을까?’하는 아마득한 생각만 들어서 시선을 땅에 쳐박았다. 그렇게 입을 꾹 다물고 걸었다. 그렇게 걷고 있노라니, 드디어 쉬는 시간이 찾아왔다. 그 시간은 누가 뭐래도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그렇게 걷고 걷다 보니 신병교육대가 보였으며 그 힘든 순간을 넘어 도착할 수 있었다. 정말이지 너무나 힘들었다.

 

 

 

 

 

야영이 남긴 희비

 

0146~7(~) 흐리다가 맑아짐

 

 

숙영지로 바로 이동했다. 완전 군장을 풀고 텐트를 칠 준비를 했다. 처음 치는 것인데도 의외로 깔끔한 성격 때문인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나도 열심히 텐트 치는 걸 도왔고 열심히 말뚝을 박았다. 우리 꺼 텐트는 의외로 튼튼하게 쳐져서 우리가 보기에도 상당히 훌륭했다. 우리가 이렇게 말끔하게 칠 수 있을 줄이야.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난리 났다.) 그렇게 텐트 안에 군장을 풀고 바닥을 깨끗이 깔았다.

 

저녁에 활동복으로 갈아입지 않고 그저 군복 차림으로 침낭 안으로 들어갔다. 저녁 공기는 그다지 차갑지 않았기 때문에 잘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침낭에 번데기처럼 쭉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새벽 공기의 매서움은 완전히 밀폐된 군복 속의 살로 여지없이 파고들어 몸을 부들부들 떨도록 만들었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1 때의 야영이 무의식 중에 상기되었다. 그때 새벽 늦게 과자를 터서 먹었던 아련한 추억 외에 4월임에도 상상할 수 없던 추위, 내 발 냄새 때문에 아이들이 많이 괴로워하던 일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런 아련한 기억들이 금세 추억이 될 것임을 의심치 않는다. 같이 동고동락(同苦同樂)을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기쁨이며, 때론 아픔이기 때문이다. 텐트 안은 비록 비좁은 장소였지만 그 안에서 이루어졌던 행복의 순간, 고난의 순간들은 함께 공유했기에 긴한 추억으로 남는다. 하지만 건빵으로 인해 무너져 버린 현진이와 승국이의 인간성이 못내 아쉽고 절대 자기 이득만을 위해서 살아가는, 손해 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으려는 현진이에겐 섭섭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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