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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고구려 패러다임으로 쉬프트하라 - 8. 당연함을 전복시켜라 본문

연재/시네필

고구려 패러다임으로 쉬프트하라 - 8. 당연함을 전복시켜라

건방진방랑자 2019. 4. 2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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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당연함을 전복시켜라

 

 

지금껏 우린 역사를 배워오면서 중원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 그러니 중원과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사회가 안정이 되고 문명국이 된다고 배워왔다. 그런 시각은 한반도를 한없이 변방국가로 인식하도록 만들었고, 임진왜란 이후엔 청나라에 의해 무너진 중화주의가 한반도로 왔다는 소중화小中華로까지 이어지도록 만들었다.

이런 시각으로 고구려를 보니 그렇게 광대한 영토를 점령하여 승승하다가 장수왕 때에 이르러 동북지역에 있던 수도를 평양으로 천도했다는 게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동아시아의 나라들이 원나라나 청나라처럼 중원을 차지한 경우엔 역사책에 기록되며 역사를 이어간데 반해, 그렇지 못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소멸되었기에, 고구려 수도를 중원이 아닌 한반도로 천도했다는 게 상식으론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고구려는 왜 국내성에서 평양성으로 도읍을 옮겼는가? 그게 문제다.  

 

 

 

당연함을 낯설게 보는 힘

 

그래서 도올 선생은 그런 생각이야말로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중화중심주의적 사고이자, 신라 패러다임이라 말하며 거기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는 고구려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지도를 보는 방식인 남극을 아래로 북극을 위로 놓고 보는 방식이 아닌, 지도를 뒤집어 북극을 아래로 남극을 위로 놓고 보는 방식으로 봐야만 한다. 지도가 뒤집히면 그에 따라 우리의 사고도 전복되며, 우리의 의식을 강하게 누르고 있던 틀마저 바뀐다. 그제야 광활한 동북지역이 첫 눈에 들어오며 한반도는 더 이상 후미진 변방이 아닌, 바다와 맞닿아 물자가 풍부한 곳으로 보이게 된다.

 

 

지도를 뒤집어 보면 지금껏 안 보이던 것들이 보인다.  

 

 

사물이나 현상을 낯설게 보기 위해서는 당연함을 떼쳐낼 수 있어야 한다. 으레 그래왔고, 익숙하여 더 이상 문제로 여겨지지 않던 것들이 어느 순간엔 행동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생각까지도 막아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맘을 먹었다할지라도 곧바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너무도 일상적이어서 뭐가 문제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 그걸 알기 위해서는 과감한 용기와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금기라 여겼던 것들을 용감히 해보고, 관습처럼 무작정 해왔던 것을 과감히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만 당연함은 산산이 부서져 부당한 것이 되고, 일상은 뿔뿔이 흩어져 이상한 것이 되어, 놓쳐왔던 것들이나 익숙하단 핑계로 불편을 감수해온 것들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이게 되니 말이다. 그럴 때에 내가 어떤 틀 속에서 살고 있는지?’를 비로소 볼 수 있게 된다.

 

 

[쥬토피아]의 한 장면. 익숙하기에 불편하다고 느끼지 못했을 뿐, 디자인이 바뀌면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지도를 뒤집어 보라

 

그러기 위해 도올 선생이 제시한 방법이 바로 지도를 뒤집어보라는 것이다. 지도를 지금과 같이 똑바로 들고 보는 것은 늘 그래왔다는 이유로 한 번도 이상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똑바로 든 지도의 그림에 압도되어 중원중심적인 사고에, 신라 패러다임에 갇혀 버리게 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더 큰 문제라 할 수밖에 없다.

 

 

지도를 똑바로 본다는 것은 계림에서 시작되어 한양으로 수렴되는 역사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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