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5. 교육이론의 궁극적인 핵심
若禮樂刑政之屬, 是也. 예, 악, 형, 정과 같은 것들이 이것이다. |
늑대소년이 피아노를 칠 수 있을까요? 안 됩니다. 피아노는 배워야 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수도(修道)를 해야 피아노를 칠 수 있다는 말이죠. 그런데 같은 피아노를 쳐도 수도(修道)의 레벨이 다른 것입니다. 장영주(Sarah Chang)의 바이올린 연주를 꼭 들어 보십시요. 그것은 정말 위대한 연주입니다. 정경화씨가 물론 위대한 바이올리니스트이긴 하지만 사라 장은 그를 뛰어넘는 바가 있어요. 사운드의 깊이가 도저히 어린애의 연주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모짜르트가 서너 살 때 연주한 것들이 녹음이 되어 있어서 비교해 본다면 알겠지만 모짜르트보다 더 깊이가 있을 것 같아요. 그것은 사라 장이 가지고 있는 어떠한 성(性)과 도(道), 즉 내재적인 어떠한 것이 딱 맞아서 발현된 형태일 것입니다. 우리가 학교의 커리큘럼에 따라서 하는 공부 모두가 예악형정(禮樂刑政)의 개념에 들어갑니다. 법대나 정치학과나 예술대학이나 모두 다 여기에 포함됩니다.
蓋人知己之有性, 而不知其出於天; 知事之有道, 而不知其由於性; 보통 사람들이 자기의 본성이 있음을 알되 그것이 하늘에서부터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모든 일에 길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성(性)으로부터 유래한다는 것을 모른다. |
장영주가 그렇게 바이올린을 잘 켜는 것이 장영주의 내재하는 어떠한 성(性)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대개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단지 장영주의 테크닉이 뛰어나서 그런 줄로만 알지요.
▲ 하모니카라는 악기로 빚어낸 아름다운 선율, '새야 새야~'
知聖人之有敎, 而不知其因吾之所固有者裁之也. 성인의 가르침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바로 그것이 우리에게 원래 있는 바가 재단되어서 나오는 것이라는 것은 알지 못한다. |
중요한 말입니다. 성인의 가르침만 알지, 그 성인의 가르침이 궁극적으로 나에게 내재하는 것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모릅니다. 주자가 ‘천명지위성 솔성지위도 수도지위교(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를 해석하는 진지한 자세를 보십시요.
오늘날 말하는 교육론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근세의 삐아제를 말해도 좋고 누구를 말해도 좋습니다. 모든 교육이론의 궁극적인 핵심은 가르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내재하는 본성을 어떻게 발현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교육의 최대의 과제는 바로 그것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교육체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본성을 발현시키기보다는 대학입시 중심 제도로 되어있어서 획일적인 가치기준에 사람들을 두드려 맞춘다는 것입니다. 모든 학부형들의 고민이 무엇입니까? ‘내 자식을 인간답게 창의적으로 기르고 싶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서울대학에 못 들어간다, 서울대학에 들어가도록 키우면 애가 완전히 병신이 되어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입시제도에 자기를 잘 끼워 맞추는 특이한 능력이 있어야 시험점수를 잘 받지 그렇지 않은 놈들은 평생을 이등 국민으로 살게 되는 거예요. 서울대에 못 들어가면 평생 이등이지요. 나도 그랬습니다. 그것은 회복될 길이 참으로 막막해요. 창의력과 서울대의 문제, 이것이 오늘날 우리나라 교육 문제의 핵심입니다. 이것만 해결되면 모든 게 해결됩니다. 그런데 이 문제의 해결책은 없는가? 있다! 어디에 있는가?
『중용(中庸)』을 잘 읽어라! 여기서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극명히 발견해야 합니다.
故子思於此, 首發明之, 而董子所謂道之大原出於天, 亦此意也. 그러므로 자사께서 여기에 처음으로 이 문제를 밝혀 놓으시니 동중서가 말한 “도의 큰 근원이 하늘에서 나왔다”는 것도 또한 이러한 뜻이다. |
주자(朱子)는 나만큼 텍스트에 대한 인식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주자(朱子)는 『중용(中庸)』을 당연히 자사(子思)가 지은 것이라고 말하고 1장도 자사(子思)가 썼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발명이라는 것은 요새말의 물건을 발명한다는 뜻이 아니고 밝게 설명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동자(董子)’는 동중서(董仲舒, 약 B.C. 179~104)를 말하며, ‘도지대원출어천(道之大源出於天)’이란 말은 『한서(漢書)』 권오십육(卷五十六), 「동중서전(董仲舒傳)」에 나오는 유명한 말입니다. 도(道)의 큰 근원이 하늘로부터 나왔다고 할 때의 천(天)은 기독교의 하나님처럼 보이지만 동양에서는 그렇게 해석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천명(天命)으로부터 수도(修道)에 이르는 과정을 주자가 어떻게 해석했는지 개관해 보았습니다. 10분 쉬고 다음 구절로 들어가겠습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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