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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10장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 누가의 국제적 감각의 언어 본문

고전/성경

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10장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 누가의 국제적 감각의 언어

건방진방랑자 2022. 3.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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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의 국제적 감각의 언어

 

 

앞서 살폈듯이 누가는 예수의 출생 시점을 이야기할 때에도 지역의 총독 이름을 거론한 것이 아니라, 당대 전체 로마세계의 신적 지배자인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옥타비아누스를 들먹였다(2:1). 예수의 공생애의 시작을 알릴 때도, 로칼한 팔레스타인의 연대를 대는 것이 아니라, ‘때는 카이사르 티베리우스(Tiberius Caesar)의 통치 열다섯 해째 되는 해였다.’라는 식으로 곧 죽어도 로마 황제를 들먹인다.

 

 

티베료 가이사가 위에 있은 지 열다섯 해, 곧 본디오 빌라도가 유대의 총독으로, 헤롯이 갈릴리의 분봉왕으로, 그 동생 빌립이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방의 분봉왕으로, 루사니아가 아빌레네의 분봉왕으로, 안나스와 가야바가 대제사장으로 있을 때에(3:1~2)

 

 

예수의 공생애가 시작된 AD 28(티베리우스는 재위기간이 AD 14~37이다. 그러니 열다섯 해째는 AD 28년이다) 한해를 이토록 장황하게 설명하는 누가의 감각은 예수라는 사건을 세계사의 지평 위로 올려놓으려는 명백한 의도가 있음을 나타내준다.

 

예수를 재판하는 장면에서도, 마가와 마태의 일차적 관심은 유대식 재판이며 종교적인 이슈에 있었지만 누가에게 있어서는 로마 법정의 재판양식이 중요하며 예수에게 덮어씌워진 정치적ㆍ사회적 이슈가 중요하게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세계사의 지도 위에 예수의 삶을 펼쳐놓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헬라인과 유대인이나, 할례당과 무할례당이나, 야만인이나 스구디아인(Scythian)이나, 노예나 자유민이나 분별이 있을 수 없나니, 오직 그리스도는 만유시오, 만유 안에 계시니라. (3:11)

 

 

이러한 바울의 정신을 계승하여 인종이나 계급, 신분, 남녀의 차별을 초월하여 누가는 당대 로마세계의 다양한 청중으로 하여금 예수의 이야기로 이끌리어 들어오게끔 붓을 놀리고 있는 것이다. 누가복음의 마지막에도 예수의 이름으로 죄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가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민족에게(to all nations) 전파될 것’(24:47)을 기록하고 있다. 또 누가는 예수를 세리와 죄인, 가난한 자의 친구로서 묘사하며, 가냘픈 여인들에게도 특별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세례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여자 선지자 안나, 나인성()의 아들 잃은 과부, 예수의 발을 눈물로 적시는 막달라 마리아, 예수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많은 여인들, 헤롯의 청지기 구사의 아내 요안나, 그리고 수산나, 그리고 다른 여러 여자들(8:3), 마르다와 마리아, 은전 두 닢을 헌금하는 가난한 과부(21:1~4), 십자가를 진 예수를 따라가며 가슴 치며 통곡하는 많은 여자들(23:27)……. 이러한 모습에서 우리는 누가의 보편주의를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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