콥틱말 쓰는 크리스챤들
오시리스 신앙
5. 오시리스 신앙
죽음과 부활이라는 주제는 이집트 종교문화의 매우 보편적인 믿음 형태였으며, 그것은 또 농경사회의 토양의 퍼틸리티 컬트(fertility cult, 생산성 예찬)와 결부되어 있었다.
그 대표적인 유례가 오시리스(Osiris) 신앙이다. 오시리스의 유래는 매우 모호하지만, 나일강 하류의 부시리스(Busiris) 지역의 지역신이 격상된 것이라 하기도 하고, 땅속의 생산성이 의인화된 것일 수도 있고, BC 3000년경의 역사적 실존인물이며 영웅이었던 한 인간, 오시리스가 신격화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오시리스는 지상의 훌륭하고 영특한 군주였으며 백성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그에게는 질투심이 강한 사악한 동생, 세트(Seth)가 있었다. 이 세트는 자기 형 오시리스의 몸의 치수를 비밀스럽게 알아냈다. 그리고 그 치수대로 매우 정교하고 온갖 아름다운 보석으로 치장된 관 모양의 상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오시리스와 72명의 친구를 초대하여 성대한 파티를 열었다. 그리고 누구든지 그 관이 치수가 맞는 사람에게는 이 관이 그 사람의 것이라고 선언했다. 오시리스가 들어갔을 때, 그 관 문은 철컹 닫혔고 그관 뚜껑은 주조된 납에 의하여 밀폐되었다. 그리고 그 관은 나일강에 던져졌는데 비블로스에까지 떠내려가 삼나무에 걸려있게 되었다. 오시리스의 사랑스러운 부인 이시스(Isis)는 남편을 찾아 헤매었고 결국 관을 찾아 가지고 이집트로 돌아왔다. 정당한 장례를 치르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결국 또다시 세트에게 관이 발각되었고, 세트는 화가 나서 오시리스의 몸을 14쪽으로 잘라(어떤 버전에서는 42쪽) 이집트 전 국토에 분산시켜 버렸다. 이시스는 전 국토에 분산된 몸조각을 다 수집하여 하나로 다시 재조립시켰는데 그만 성기만은 나일강 잉어(Lepidotus)가 삼켜 먹어버렸기 때문에 나무로 깎아 끼워맞출 수밖에 없었다. 바로 이것, 오시리스의 재조립된 몸이 이집트 역사상 등장한 최초의 미이라였다.
이 미이라와 성교를 하여 낳은 아이가 호러스(Horus)였다. 호러스는 장성하여 아버지를 죽인 삼촌 세트와 대결을 벌이는데 이것을 ‘호러스와 세트의 대결’(Contendings of Horus and Seth)이라고 부른다. 이 대결은 자그마치 80년을 지속하였는데 호러스는 승리하여 지상의 살아있는 밝은 이집트의 새로운 왕이 되었고, 세트는 사막으로 쫓겨나 혼돈과 악의 지배자가 되었다.
그리고 오시리스는 죽은 자의 지배자가 되었고, 모든 지하의 생명력을 대변하게 되었다. 봄이 되면 사막에서 피어나는 새싹은 모두 오시리스의 부활을 상징한다. BC 2400년경부터 모든 왕은 죽으면 오시리스가 된다. 오시리스는 하이얀 몸으로 상징되는데 미이라의 몸이 하얗게 치장되는 것은 바로 오시리스의 모습을 상징한다. 까만색은 나일강의 퇴적 사토의 풍요로움을 상징하고 녹색은 부활을 상징한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은 이들에게는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 또하나의 오시리스의 변형이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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