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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17장 사바크의 저주와 축복 - 불쏘시개 본문

고전/성경

기독교 성서의 이해, 제17장 사바크의 저주와 축복 - 불쏘시개

건방진방랑자 2022. 3. 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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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쏘시개

 

 

알리는 집에 돌아오자 등에 메고 있던 파피루스더미를 소죽 쑤는 곳간방 지푸라기 더미 위에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 이것은 너무도 끔찍한 참극이었다. 그 고귀한 문헌을, 이제 1578년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공기변동이 없는 암흑 속에서 보낸 이 고고학적 유물은 함부로 다루면 변색되고 퇴색되고 바스러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그런대로 파피루스 위에 쓰여진 카본입자물감은 용케 새환경을 견디었던 모양이다. 진시황릉의 토용들이 열자마자 색깔이 날아가버린 것에 비하면 그래도 파피루스 위에 쓰여진 잉크물감의 강력성은 대단한 것 같다.

 

그런데 비극은 그런데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날 밤 무지막지한 알리의 엄마가 화덕 오븐에 불을 때려고 나갔다가 헛간에 파피루스가 보이니까 죽죽 찢어서 지푸라기와 함께 불쏘시개로 썼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다행스럽게 쏘시개로만 썼기 때문에 전부를 태우진 않았다. 아마도 지금 코우덱스 제12가 아주 내용이 단편적이고 분량이 빈곤한데 이 첫날 밤 알리 엄마가 코우덱스 제12의 대부분을 태운 것으로 사료되고 있다. 참으로 끔찍한 일이다.

 

드디어 날이 왔다. 체노보스키온 문서가 발견되고 꼭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다. 동네 친구 한 사람이 알리의 집으로 헐레벌떡 뛰어왔다. 알리의 아버지를 죽인 함라 둠 마을의 그 사람이 먼지나는 신작로가에서 내려쬐는 태양에 지쳐 드러누워 낮잠을 자고 있다는 것이다. 옆에 사탕수수를 고아 만든 조청 단지를 끼고 있는 그 사람이 바로 알리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라고 일러주는 것이 아닌가? 그 사람의 이름은 아흐마드 이스마일(Ahmad Ismail)이었는데 그가 정확한 범인이었는지 어쩐지 누가 알리오마는, 하여튼 일곱 형제들은 드디어 때가 왔다 하고 엄마의 말대로 날을 잘 세워둔 곡괭이를 하나씩 차고 피의 복수의 용전(勇戰)의 길을 떠났다.

 

이 함라 둠의 재수가 없어도 되게 없는 이 양반은 도망칠 새도 없이 그의 가슴에 7형제의 날카로운 곡괭이 날이 들이쳤다. 가슴을 헤치고 팔딱팔딱 뛰는 심장을 꺼내들고 그것을 일곱등분 하여 일곱 형제들은 당장에서 질겅질겅 씹어먹어 버렸다. 이들 관습상 피의 복수의 충직한 상징적 행동이었다. 야만이라 아니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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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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