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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트 교육학 - 38. ④강: 수업설계와 능력주의 본문

연재/배움과 삶

트위스트 교육학 - 38. ④강: 수업설계와 능력주의

건방진방랑자 2019. 10. 22.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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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수업설계와 능력주의

 

 

스포츠든, 삶이든, 공부든, 능력이든 디자인된 것들에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하지만 너무 밀착되어 살다 보니, 어느 순간 그건 단순한 디자인이 아닌 삶 자체라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삶을 재디자인하라

 

그때 아무리 우린 어떤 디자인에 영향을 받으며 살고 있지? 그리고 문제점은 뭐지?’라고 생각하려 한들, 삶인 듯 디자인인 듯 얽히고설켜 어리둥절하기에 밝혀낼 수가 없다.

하지만 때론 24초 룰을 생각해낸 사람처럼 지극히 일상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이상하다는 걸 발견해내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다. 가깝게는 세월호에 대한 여러 문제제기를 하여 대한민국의 비정상적인 시스템을 고발한 사람들(미친 김감독이 대표적)이 그랬고, 조금 멀게는 몸을 불살라 노동계의 비인간적인 착취를 고발한 전태일이 그랬으며, 더 멀게는 모든 자금을 털고 죽음을 감수하며 독립운동을 하여 일제 치하의 만행을 밝힌 이들이 그랬다.

이들처럼 당연함을 당연하지 않게 여기며, 일상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당연의 사회에 소송을 걸수 있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우사기는 스포츠는 룰이라는 보이지 않는 디자인으로 만들어져서 디자인을 하나 손대면 스포츠 전체가 바뀌지라고 말했는데, 우리도 그에 따라 우리 사회의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면, 사회의 모습도 바뀔 테지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디자인된 삶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재디자인하려 했던 사람들.

 

 

 

수업 디자인이 능력주의를 만든다

 

이와 비슷한 것이 바로 학교에서의 성적을 통한 실력 평가라 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영수의 정답 맞추기식 시스템이 장악하는 세상에서 능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학생은 암기를 잘하고 짧은 시간 내에 실수하지 않고 정답을 맞출 수 있는 학생이다. 하지만 평가 시스템이 바뀌어 체육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능력자라고 한다면, 지금의 능력자들은 오히려 무능력자가 되고, ‘늘 공만 찬다며 혼나던 아이들이 능력자가 될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능력이라는 것은 외부에서 어떤 평가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능력이 있는 것으로도, 능력이 없는 것으로도 평가될 수가 있다. 그래서 동섭쌤은 혹 우리는 아이 내부에 붙박여 있다고 생각되는 소위 능력능력차라는 것을 가시화시키기 위해 외부에서 부단히 뭔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고 학교의 평가 시스템을 문제 삼으며 “‘공부를 잘하는 아이인가, 못하는 아이인가하는 것은 아이가 내부에 갖고 있는, 즉 원래부터 갖고 있는 개체의 속성이 아니라 특정한 수업 디자인과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짚어주고 있다. 능력은 결코 개체 안에 온전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어서 어떤 수업 디자인이든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 디자인과 맞물려 보이게 되는 것뿐이다. 그러니 ‘24초 룰이 적용되기 전의 선수들에게 너희들의 노력이 부족해서 점수가 안 난다고 비난할 수 없는 것처럼, 지금의 이런 수업 디자인 속에서 능력 발휘를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에게 그러니 밤새워 분초를 쪼개어 공부를 하란 말야라고 마냥 요구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죽은 시인의 사회]의 장면. 수업 디자인과 능력은 매우 밀접하게 돌아간다. 능력이란 디자인과 따로 있지 않다.

 

 

 

학교의 디자인을 바꾸면 전혀 다른 것들이 드러난다

 

드디어 4강의 이야기가 본 궤도에 올랐다. 학교의 평가란 가장 객관적인 방법으로 개인의 능력을 가시화시키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깊은 내막을 살펴보니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목도할 수 있었다. 룰이 바뀌면 농구경기의 양상과 스코어가 달라지듯, 디자인이 바뀌면 수업의 풍경이 바뀌고 아이들의 재능도 튀어나올 것이다. ‘학교를 학교적이지 않게 하기위해 디자인을 바꾸자는 이야기도 만만치 않은 내용이기에, 다음 후기로 넘기겠다.

이제 동섭레스트의 제4캠프도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이쯤 되면 힘도 빠지고 정신도 오락가락하여 내가 앞을 향해 걷고 있는지, 꿈속을 헤매고 있는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 한 고비를 넘고 나면 우린 그렇게 손꼽아 기다리던 제4캠프에 도착하여 몸을 녹이고 잠시나마 쉴 수 있다. 그때까지 서로 끌어주고 당겨주며 함께 힘을 모아 걸어가자.

 

 

이제 4강의 마지막 후기만을 남겨 두고 있다. 그 순간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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