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2. 소승과 대승의 대반열반경
이상의 대화는 팔리어삼장 중 장부(長部, Dighanikāya)의 제16번째에 속하는 경전인 『대반열반경』(Mahāparinibbāna-Suttanta)의 내용 중에서 발췌하여 그 순서를 바꾸어 윤색한 것이다. 독자들이 받는 느낌의 강화를 위하여 원전의 의미맥락이 손상받지 않는 범위 내에서 드라마타이즈시킨 것이다. 이 팔리 니까야의 『대반열반경』에 해당되는 한역장경으로는 『장아함경(長阿含經)』 卷二~四에 수록되어 있는 『유행경(遊行經)』을 들 수 있다(『大正』1-11~30). 후주(後奏)의 불타야사(佛陀耶舍)와 측불염(竺佛念)이 함께 번역했다.
『열반경』은 소승계열과 대승계열의 전승이 있다. 그런데 이 두 계열의 편집 의도는 매우 다르다. 남방 상좌부의 전승인 이 팔리어 『대반열반경』은 죽음을 향해 가는 부처님의 만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생생하고 자세하게,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노인 싯달타 그 인간의 모습이 사건 중심으로 소조하게 그려져 있다. 낙엽이 진 쓸쓸한 거리의 영상을 찍어가는 하나의 로드무비를 연상케 한다. 따라서 소승경전은 스토리 텔링이 그 주요형식이다. 이에 반하여 대승계열의 『열반경』은 몹시 추상적이고 번쇄하며 구구한 논설이 엄청난 분량으로 나열되어 있다. 그것이 소기하는 것은 입멸과정의 역사적 사실의 서술이 아니라, 붓다의 열반과 관련된 추상적 논의들을 설파하기 위한 것이다. 즉 부처의 열반의 종교적 의미를 극대화시킨 것이다. 나는 대승계열의 『대반열반경』보다는 소승계열의 『대반열반경』이 보다 감동적이고 보다 소박하며 보다 가치있는 문헌이라고 확신한다. 대승 『대반열반경』(40권본)은 최봉수역으로 동국역경원의 『한글대장경』속에 들어가 있다. 그리고 소승 『대반열반경』은 강기희역으로 민족사의 ‘불교경전 시리이즈’ 제12권 단행본으로 간행되었다. 민족사의 『대반열반경』의 일독을 나는 독자들에게 강권하고 싶다. 한우충동하는 불교의 문헌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위대한 문학작품의 하나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단지 이러한 소승경전조차도 후대의 구전일 뿐이며 사실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즉 다큐멘타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 또한 부처님의 열반의 의미를 우리에게 전달하기 위한 문학적 구성이며, 여러 이야기 전승들의 조합일 뿐이다. 따라서 그 내용은 치밀한 문헌비평을 통하여 사실에 접근하는 태도로 연구되어야 한다는 것을 부언해둔다.
소승ㆍ대승 『열반경』에 관하여 폭넓은 지식을 제공하는 책으로 석지명스님의 하기서를 들 수 있다. 석지명, 『큰 죽음의 法身』, 서울 : 불교시대사, 1995.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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