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s
Today
Total
관리 메뉴

건빵이랑 놀자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서설 - 설법하지 않기로 작심하다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서설 - 설법하지 않기로 작심하다

건방진방랑자 2022. 3. 15. 12:23
728x90
반응형

설법하지 않기로 작심하다

 

 

싯달타가 보리수 아래서 증득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 anuttarā samyak-saṃbodhi)의 내용은 내가 확언하는 바대로 연기이 두 글자를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 이것은 매우 합리적인 것이며 매우 상식적인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홀로 증득한 것이다. 그래서 싯달타는 스스로 깨달았으니 그 누구를 따르리오? 나에게는 스승이 없다!’고 외쳤던 것이다. 스승이 없다고 외치는 인간이라면, 사실 그 정직한 논리에 따라 자신 또한 제자를 두면 안 된다. 홀로 증득한 것은 홀로 거두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그 자각의 내용은 특별히 말할 것이 없는 매우 상식적인 것이며 남에게 특별히 설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싯달타는 대각 후에 설법하지 않기로 작심하였던 것이다최봉수, 마하박가1, pp.47~8. 南傳3-8~9. 양자를 절충하여 번역하였다..

 

 

이때에 세존께서는 한가롭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묵묵히 앉아있는 가운데 이러한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증득한 이 법은 깊고 깊어 보기 어렵고, 이해하기 어렵고, 고요하고 미묘하다. 일상적 사색의 경지를 벗어나 지극히 미세한 곳을 깨달을 수 있는 슬기로운 자들만이 알 수 있는 법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탐착하기 좋아하여, 아예 탐착을 즐긴다. 그런 사람들이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다는 도리와 연기의 도리를 본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또한 일체의 행()이 고요해진 경지, 윤회의 모든 근원이 사라진 경지, 갈애가 다한 경지, 탐착을 떠난 경지, 그리고 열반의 도리를 안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내가 비록 법을 설한다해도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공연히 나만 피곤할 뿐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예전에 들어보지 못한 게송을 떠올리셨다.

 

나는 어렵게 깨달음에 도달하였다.

그러나 내 지금 무엇을 말하리!

탐착에 물든 자들이 어떻게 이 법을 보겠는가?

어둠의 뿌리로 뒤덮인 자들이여.’

 

이와 같이 깊이 사색한 세존께서는 법을 설하지 않기로 하셨다.

 

 

여기에 많은 미사여구가 들어있지만 인간 싯달타의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는 매우 아름다운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법을 설하지 않으리!’ 이것은 많은 불교도들이 간과하고 있는 인간 싯달타의 청순한 영혼의 양심이요, 위대한 각자의 최후적 양심이다. 싯달타는 우리나라의 신흥종교를 개창하는 자들처럼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건방진 일념으로 득도의 삶을 추구했던 그런 종교적 인간이 아니었다.

 

이때 사함파티(Sahampati)라는 범천(=브라흐만)이 자신의 마음으로 세존의 마음속을 알고서 이렇게 생각했다.

아아! 세상은 멸망하는구나! 아아! 세상은 소멸하고 마는구나! 여래ㆍ응공ㆍ정등각자가 마음속에만 묵묵히 담고 있고 그 법을 설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세존 앞에 현신하여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은 채 세존을 향해 합장하며 간청했다.

세존이시여! 법을 설하소서. 선서(善逝)께서는 법을 설하소서. 삶에 먼지가 적은 중생들도 있습니다. 그들이 법을 다면 알 수 있을 것이오나, 법을 설하지 않으신다면 그들조지 할 것입니다.’

 

세존은 사함파티의 간곡한 청을 계속 들으시면서도 개속 반복하여 말씀하시었다.

나는 어렵게 도달하였다...

어떻게 이 법을 보겠는가?

어둠의 뿌리로 뒤덮인 자들이,

범천아! 이런 깊은 사색 끝에

나는 법을 설하지 않기로 하였던 것이다.’

 

신흥종교를 개창하려는 모든 자들에게 나는 권고한다. 이 싯달타의 순결한 영혼의 독백에 단 한번이라도 그대의 남은 양심을 기울여달라고.

 

 

 꾸틉 미나르 곁, 인도 땅에 세워진 최초의 이슬람 사원, 꾸와트 울 이슬람 마스지드(Quwwat-ul-Islam Masjid). 이 아름다운 폐허의 문은 사원의 이름이 뜻하는 바 파우어 어브 이슬람(the Power of Islam)을 상징하고 있다. 1193년 노예왕조의 창시자 꾸틉 웃 딘은 이슬람의 힘을 과시하기 위하여 이 사원을 짓기 시작했던 것이다.

 

 

인용

목차

금강경

반야심경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