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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만나기까지 - 빈과 장, 화장과 매장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만나기까지 - 빈과 장, 화장과 매장

건방진방랑자 2022. 3. 1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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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과 장, 화장과 매장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 고래의 전통적 습관에 화장(cremation)이라는 것이 없고, 매장(interment)만 있다고 생각하며, 화장은 불교를 통해서 들어온 매우 독특한 인도의 풍습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념 속에 화장은 시신이 아무 것도 남지 않고 타버려 한줌의 재가 되는 것이요, 또 봉분이라든가 무덤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화장과 매장의 가장 큰 차이는 무덤의 유ㆍ무로써 판가름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20세기 화장습관(modern cremations)에서 온 인상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다. 고대의 장례습속(funeral rites)으로서 화장과 매장은 일견 구분되는 것이면서도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의 구분은 있을 수 없다.

 

인류문명의 모든 장례는 분리의 제식(Rites of Separation)과 융합의 제식(Rites of Integration)이라는 이중장례(the Double Funeral)를 그 심층구조로 하고 있다. 분리의 제식이라는 것은 죽은 사람의 시신을 다시 죽이는 제식이다. 다시 말해서 사자가 이 세계에 남긴 찌꺼기를 무화(無化)시키는 과정인 것이다. 이 무화의 과정은 자연상태에서는 결국 부식(decomposition)을 통한 무기질화 과정(mineralization)일 수밖에 없다. 이 과정 동안에는 사자의 가족은 사자가 속했던 삶의 공간으로부터 분리되거나 구분되며 따라서 고독한 애도ㆍ복상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 분리의 제식은 문화의 양태와 신분의 차이에 따라 몇 일, 수 주, 몇 달,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 분리의 제식이 끝나면 이제 융합의 제식이 이루어진다. 융합의 제식 때 성대한 마지막 장례가 치루어지고, 사자의 가족은 고독한 애도와 복상의 시간을 완료하고 다시 그들이 속한 삶의 공간으로 융합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초분의 경우에 쉽게 알 수 있듯이, 먼저 시신을 가랑잎이나 지푸라기로 덮어 썩히는 시간이 있게 되는데 이것이 곧 분리의 제식에 해당되는 것이다. 우리가 소위 빈례(殯禮)라고 하는 것이 이것이다. 빈소를 차린다는 것의 의미는 바로 이러한 분리의 제식에 들어가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그리고 시체가 다 썩고 나면 뼉다귀를 추려서 모든 동네사람들이 모여 비로소 성대한 예식을 치루는데, 이것이 장례(葬禮)인 것이다. 물론 이때 다시 이 뼉다귀를 가지고 봉분을 만든다. 이로서 사자의 새로운 운명이 결정되고, 그의 산 사람들의 컴뮤니티 속에서의 위상이 정리되고, 사자의 가족들은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융합되게 되는 것이다. ()과 장(), 이것은 고대의 모든 죽음의 예식의 기본 스트럭쳐였으며 이중장례구조였다.

 

 

 나는 쿠시나가르 싯달타의 무덤을 돌면서 자신의 열반을 감지하는 듯 묵상에 잠겨있는 스리랑카의 한 노스님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나와 말을 통하지 않았지만 스님은 나에게 무언가 깊은 존경과 사랑의 표시를 해주었다. 뒤에 보이는 것이 적전(積塼)의 봉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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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금강경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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