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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만나기까지 - 사리의 환상 본문

고전/불경

달라이라마와 도올의 만남, 만나기까지 - 사리의 환상

건방진방랑자 2022. 3. 1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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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의 환상

 

 

우리나라 불자들간에 성행하는 묘한 습속이 하나 있는데, 다비식에서 사리를 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리가 많이 나올수록 그 스님의 도력이 컸다는 증표라는 것이다. 사리가 많을수록 죽어서도 고승대접을 받는 것이다. 이것은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는 정말 부끄러운 요습(妖習)이다. 다비의 본래적 의미는 시체를 완벽하게 무화(無化)시키는 데 있다. 이것은 근원적으로 사리에 대한 개념적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한국사람들이 말하는 사리라는 것은 뻑다귀까지 완벽하게 소진시키고 난 다음에 남은 어떤 미네랄의 결정체를 말하는 것인데, 사람의 몸이란 이러한 결정이 많으면 많을수록 잘못된 것이다. 그것은 고승의 증표가 아니라, 살아서 병약했거나 울결이 심했거나 비평형의 치우친 상태가 심했다는 것을 나타내주는 것이다. 대개 고승이라고 하는 자들이 용맹정진한다면서, 동일한 자세를 오래 취하고 불건강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 많아 결석이 심해지면 그런 것들이 모두 사리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불경에서 말하는 사리는 이러한 고열에서 생겨난 광물성의 결정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다비장의 잿더미서 사리라는 것을 찾기 위해 뒤척이는 것을 보면, 소백정이 우황청심환의 재료가 되는 우황을 찾고 있는 모습이 연상된다. 우황이나 인황이나 사리나 다 똑같은 것이다. 모두 발리의 습속이나 헤라클레스의 화장의 예처럼, 환생이나 열반에 방해가 되는 육신의 찌꺼기일 뿐이다. 고승일수록 이 사바에 자취를 남기지 말고 스러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리란 무엇인가?

 

사리(舍利)란 산스크리트어의 샤리라’(śarīra, 設利羅)를 단순히 음사(音寫)한 것이며, 그것은 일반적으로 골조(骨組), 구성요소(스트럭쳐), 신체를 의미하는 말이다. 그것이 복수형으로 샤리라니’(śarīrāṇi)가 되면 유골(遺骨), 특히 성자나 각자의 유골을 의미한다. 사리는 광물결정체가 아닌 평범한 사람의 빽다귀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여기에 독자들은 앞서 내가 말한 바, 화장이나 매장이나, 분리와 융합의 이중장례구조에는 하등의 변화가 없다고 한 것을 되새겨야 한다. 옛날의 화장은 매장과 마찬가지로 무덤도 있었고 봉분도 있었던 것이다. 화장의 습속은 일리아드가 잘 기술하고 있듯이 원래 고대 사회의 전쟁터에서 생겨난 것이다. 전장에서 용감히 싸우다 죽은 장수를 위하여 그 자리에서 화장의 영예로운 제식을 거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살과 근육이 타는 동안에 적들에게서 뺏은 전리품들을 같이 태우기도 하며 그것들이 다 타고 뼈가 삭아들어가기 직전에 적들이나 동물들의 피를 부어 불을 끄고 뼈를 건져 술로 깨끗이 씻어 항아리에 담아 고국으로 가지고 가서 다시 친지들과 더불어 장례를 치르게 되는 것이다.

 

 

 다비식을 향해가는 장례행렬.

 

 

인용

목차

금강경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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