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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굴뚝청소부, 제3부 독일의 고전철학 : 근대철학의 재건과 ‘발전’ - 1. 칸트 : 근대철학의 재건, 근대철학의 위기와 칸트철학 본문

책/철학(哲學)

철학과 굴뚝청소부, 제3부 독일의 고전철학 : 근대철학의 재건과 ‘발전’ - 1. 칸트 : 근대철학의 재건, 근대철학의 위기와 칸트철학

건방진방랑자 2022. 3. 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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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독일의 고전철학 : 근대철학의 재건과 발전

 

 

1. 칸트 : 근대철학의 재건

 

 

근대철학의 위기와 칸트철학

 

 

앞서 말했듯이 근대철학의 비조라는, 지금까지도 데카르트가 누리고 있는 영광은 신학의 지배 아래 있던 철학, 신의 지배 아래 있던 인간을 신학과 신으로부터 독립시킴으로써 근대적 사고를 가능케 하는 근대적 문제 설정을 기초지우고 방향지웠다는 공적에 기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데카르트로선 자명하고 확실하다고 생각했던 생각하는 나즉 인식주체가 매우 불확실하며, 진리 역시 극히 취약한 기초를 갖고 있음이 흄으로 인해 드러났습니다. 진리는커녕 인과법칙조차도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주체가 있는 게 아니라 다만 지각의 묶음만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데카르트가 마련한 근대철학의 전제가, 그 출발점과 목표가 붕괴된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근대적 문제설정 자체가 위기에 처하게 되었음을 뜻한다는 것은 앞서 말했습니다. 칸트가 자기의 철학적 작업을 시작하는 곳은 바로 이 붕괴와 해체의 지점입니다.

 

애시당초 칸트가 발딛고 있던 곳은 이성주의 철학이었습니다. 즉 칸트는 이성이 진리를 인식할 수 있는 타고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칸트는 주체 자체가 이성의 자명한 출발점이 아니며, 진리에 이르기에는 지극히 취약한 기초라는 흄의 비판을 받아들입니다. 그는 흄의 비판을 통해 독단주의의 잠에서 깨어났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자명한 것으로 가정된 주체라는 출발점이나, 진리를 인식할 수 있는 주체의 능력이 사실은 근거없는 독단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칸트는 처음부터 질문을 다시 던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한마디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고 질문합니다. 인간 - 이전에는 주체라고 했는데, 칸트는 인간이라고 표현합니다 에 대해, ‘인간은 무엇을 알 수 있는가?’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인간은 무엇을 바랄 수 있는가?’라는 세 가지의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첫 번째 질문인 인간은 무엇을 알 수 있는가에 대해서 다루고 있는 것이 순수이성 비판입니다. 두번째 질문인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는 인간의 행동ㆍ당위ㆍ도덕 등에 관한 문제인데, 이것을 다루고 있는 게 실천이성 비판이지요. 세번째 질문인 인간은 무엇을 바랄 수 있는가라는 것은 인간의 목적개념에 대한 질문인데, 이에 대해 다루고 있는 것이 판단력 비판입니다.

 

결국 이 세 가지 질문은 인식-행동-목적이라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세 가지 활동이 이성에 의해 즉 인간이란 주체 자신에 의해 근거지어질 수 있는 것인가를 다시 묻는 것이었습니다. 칸트는 이렇게 함으로써 주체라는 지반에 새로이 기초공사를 하려고 합니다. 근대적 문제설정에서 보건대, 주체 즉 신에게서 독립한 인간이 진리를 인식할 수 없다면 철학이나 과학은 불가능한 것이었지요.

 

따라서 동요하고 깨져 버린 주체를 어떻게 위기에서 구해낼 것인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된 참된 지식ㆍ진리를 어떻게 새로이 기초지울 것인가 하는 문제가 근대철학자 칸트가 보기엔 가장 시급하고 절박한 문제였던 것입니다. 근대적 주체로서의 인간과 진리를 확고하게 재건함으로써 근대적 사고의 기반을 다시 다지고, 근대철학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이제 칸트는 주체가 출발점이 될 자격이 있는지, 자격이 있다면 무엇 때문인지, 주체가 참된 지식에 도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칸트는 주체를, 이성을 피고로서 법정에 세워보자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피고인 이성이 무엇을 알 수 있는지, 어디까지 알 수 있는지, 나아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시험해 보자고 합니다. 이것이 칸트의 이성비판이라는 계획입니다.

 

이것은 흄이 극한적 형태로 제기했던 문제를 다시 근대적 틀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근대적으로 재배치하려 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즉 칸트는 근대적 문제설정을 진리를 인식할 수 있는 주체가 어떻게 가능한가란 질문을 통해 다른 형태로 전환시키려는 것입니다. 데카르트가 자명한 것으로 전제하고 출발점으로 삼았던 것들을, 그게 어째서 출발점이 되어야 하는 것인지 연구하려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칸트는 경험, 지각경험, 감각경험 같은 것들을 기초짓는 선험적 기초가 있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그 선험적 주체란 무엇일까를 찾아내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확실한 주체를 재건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칸트의 이 계획 속에서 주체(인간)는 진리를 인식할 수 있는 중심의 자리로 복귀하게 됩니다. 이것이 칸트철학이 누릴 수 있었던 영광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철학사에서 칸트가 차지하는 독보적인 위치는 이처럼 근대철학의 위기 속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그는 위기에 처한 근대철학을 구해내 튼튼한 기초 위에 재건함으로써 근대적인 사고의 기반을 확고하게 해주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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