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일에 일찍 일어나 선천의 동헌에 쓰다
십월십구일 조기 서우선천지동헌(十月十九日 早起 書于宣川之東軒)
이행(李荇)
矍鑠初題柱 蹉跎久倦遊
확삭초제주 차타구권유
一身千里外 殘夢五更頭
일신천리외 잔몽오경두
丘壑心逾切 風塵歲屢遒
구학심유절 풍진세루주
鳴鷄催早起 曉氣襲羊裘
명계최조기 효기습양구
久要逢三友 玆行信壯遊
구요봉삼우 자행신장유
朝鑣仍接手 夜燭互傾頭
조표잉접수 야촉호경두
江海詞源闊 風霜筆力遒
강해사원활 풍상필력주
終期九天上 吾欲老菟裘
종기구천상 오욕로토구 『容齋先生集』 卷之八
해석
矍鑠初題柱 蹉跎久倦遊 | 늙어도 강건하여【확삭(矍鑠): 노인이 여전히 강건하여 젊은이처럼 씩씩한 것을 말한다. 동한의 복파장군(伏波將軍) 마원(馬援)이 6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말에 뛰어올라 용맹을 보이자, 光武帝가 “이 노인네가 참으로 씩씩하기도 하다.[矍鑠哉是翁也]”라고 찬탄했던 고사가 전한다. 『후한서(後漢書)』 卷24 「마원열전(馬援列傳)」】 처음 제주【제주(題柱): 한(漢) 사마상여(司馬相如)가 장안(長安)으로 들어가면서 촉(蜀) 땅의 승선교(昇仙橋)의 기둥에 “대장부가 사마(駟馬)를 타지 않고는 다시는 이 다리를 지나지 않으리라.”라고 썼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용재가 언젠가 이곳을 지나면서 비장한 각오로 시를 지은 적이 있기에 이렇게 말한 듯하다.】하던 곳이요 차질이 생겨 오래도록 게을리 노닐던 곳. |
一身千里外 殘夢五更頭 | 한 몸뚱이 천리 밖에 있고 남은 꿈은 오경에나 꾼다네. |
丘壑心逾切 風塵歲屢遒 | 은둔【구학(丘壑): 산수(山水). 산수화. 은자(隱者)가 사는 곳이나 깊은 견식(見識)을 뜻한다.】하려는 마음 더욱 간절하고 속세의 세월은 자꾸만 빨리 가네. |
鳴鷄催早起 曉氣襲羊裘 | 닭 울어 일찍 일어나길 재촉하니, 새벽 기운이 양 가죽을 뚫고 오는 구나. |
久要逢三友 玆行信壯遊 | 오랜 약속【구요(久要): 옛 약속을 이르는 말임.】으로 세 벗 만나니 이번 행차는 참으로 장엄한 놀이로구나. |
朝鑣仍接手 夜燭互傾頭 | 아침에 말 몰며 손을 잡고 저녁에 불 밝히며 서로 머리 기울이네. |
江海詞源闊 風霜筆力遒 | 강과 바다가 말의 근원을 광활히 하고 바람과 서리가 필력을 빠르게 하는 구나. |
終期九天上 吾欲老菟裘 | 끝내 높은 지위에 오르길 기약하지만【구천상(九天上): 용재가 일행인 소세양(蘇世良)과 정사룡(鄭士龍)에게 하는 말로, 그대들은 앞으로 조정의 높은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뜻이다.】 나는 은거지에 늙길 바란다네【토구(菟裘): 본래는 춘추 시대 노(魯)의 지명인데, 은거지(隱居地)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춘추좌전』 은공(隱公) 11년 조(條)에 “은공(隱公)이 ‘내가 장차 도구 땅에 집을 짓고 그곳에서 늙으리라.’ 하였다.” 하였다.】. 『容齋先生集』 卷之八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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