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장
우물 속에는 아무도 들어가려 하지 않는다
제74장
1그께서 가라사대, “오 주여! 샘물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서성거리고 있나이다. 그러나 샘 속에는 아무도 없나이다.”
1He said, “O lord, there are many around the well, but there is nobody in the well.”
이 장의 해석을 놓고 매우 이견이 분분하지만, 시골생활을 해본 사람이면 쉽게 이해될 수 있는 상황이다. 팔레스타인 지역은 강우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우물이 매우 깊다. 그런데 이 우물은 가끔 정화하는 청소작업을 해야만 사람들이 먹을 수 있다. 그런데 깊은 우물 바닥까지 내려가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용기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다. 동네사람들의 생명의 원천인 이 우물도 정화작업이 필요하다. 그런데 아무도 들어갈 생각은 안하고 그 주변에 서서 맴돌고만 있다. 오리겐(Origen) 이 쓴 『켈수스 논박(Against Celsus)』 속에는(8.15~16) 다른 종파에서 읽히고 있는 「천상의 대화(Heavenly Dialogue)」라는 글로부터 인용된 다음과 같은 문장이 실려있다: “많은 사람이 우물 주변에서 서성거리고 있고, 아무도 우물 속으로는 들어갈 생각을 않고 있으니 어찌된 일인가? 왜 그 모양인가? 기나긴 여행 끝에 겨우 여기에 당도하여 그대는 이 속으로 들어갈 엄두도 못낸단 말인가? 그대는 틀렸다! 나는 용기를 가지고 있도다.”
여기 우리는 또 하나의 가설을 세워 볼 수도 있다. 가뭄이 심한 지역에서는 지상에서 우물의 물을 길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꼭 한 사람이 우물 속으로 내려가서 쫄쫄 흐르는 물을 받어 두레박에 채우면 사람들이 길어 올리는 그런 상황도 많다는 것이다. 나는 본 장의 로기온이 비겁한 방관자적 범인의 자세에 대하여 실천의 용기를 강조하는 그러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예수는 그러한 실천의 용기를 지닌 지혜로운 리더였다.
▲ 한인들은 여기서 1937년까지 황무지를 옥토로 일구어 행복하게 살았다. 그런데 갑자기 스탈린의 명령에 의하여 카자흐스탄 등지로 강제 소거당한 것이다. 그때의 비참한 정경은 여기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다. 그 후로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이곳으로 강제이주 당하여 왔다(1939년). 지금 여기 사는 한인들은 없다. 단지 우물, 연자방아, 최재형의 고가터 등등이 남아 우리의 향수를 자극한다. 길거리에 나뒹구는 이 연자방아도 언제 사라질지 알 길이 없다.
▲ 이 책이 출간되는 해는 안중근(安重根, 1879~1910. 3.26) 선생 순국 100주년 되는 해이다. 이곳은 안중근을 지원한 러시아 한인 부호 최재형(崔在亨, 1858~1920) 선생이 사신 연해주 연추(烟秋)라는 곳이다. 현재 츄가노프카라고 불리지만 우리 한인들이 선말부터 개척한 마을이다. 우리 민족의 삶의 증표인 우물, 연자방아가 도처에 남아있다. 우물양식이 자연돌로써 둥글게 쌓아올린 것이 특징이다. 안중근도 여기서 머물렀고 이 우물의 물을 마셨다. 그리고 이 동네에서 단지동맹을 하였다. 여순감옥에서 쓴 글씨 낙관에 단지의 결의가 서려있다. 안중근의 세례명이 바로 도마복음의 기록자인 도마이다.
▲ 안식후 첫날 새벽 예비한 향품을 가지고 예수 무덤을 찾아간 두 마리아(상단), 그 아래는 콘스탄티누스 대제와 최초의 성지 순례자인 그의 엄마 헬레나(하단), 우리나라 조선조 『삼강행실도』처럼 비주얼로 예수에 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데 이런 벽화가 활용되었다. 어둠교회 벽화.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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