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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근 - 고간기(古澗記)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권근 - 고간기(古澗記)

건방진방랑자 2022. 5. 2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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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골 물처럼 살리

고간기(古澗記)

 

권근(權近)

 

 

浮啚然師, 神印之韻釋也. 冲然其氣, 澹然其心, 舍利名縛禪寂, 時之士大夫多重之, 今以古澗之扁請余記.

余惟人性之善也, 猶水性之淸也, 性本善而惡生者, 欲誘之也; 水本淸而濁見者, 穢汙之也. 去其惡而存其善, 則人性之復其初也; 激其濁而揚其淸, 則水性之得其常也. 然天下之水, 小而溝池, 大而河海皆水也, 溝池其居下, 故穢皆歸而易汙; 河海其量弘, 故濁皆受而不辭, 皆不能極其淸也.

極其淸者, 其惟澗之在山乎! 其源峻, 穢無由歸焉, 其流駃, 濁無能留焉. 有石以激之, 有沙以淘之, 雖其流注盈溢, 徐疾激揚, 崖而爲瀑, 拗而爲洄. 或夷以直, 或屈而曲, 或瀑或怒, 或潛或隱, 潦而漲, 氷而咽, 其變也極矣. 而其淸自若, 潺湲泪㶁, 晝夜不舍, 歷萬古而不息焉, 修道之士, 宜以之自強, 淸其心復其性, 恒久於善而不失也.

然師逃空虗, 入山林, 昧昧惟恐其不深. 廬於澗上而棲焉, 晨而起觀其流, 夜而坐聽其聲, 每以反躬而自省, 心與之俱淸, 而功與之無息. 天性之善, 澹然自存, 日以流行於動靜語嘿之間, 此古澗之所以自扁歟!

余於禪學, 未嘗涉其流, 故不之及. 蒼龍甲子冬十月甲戌. 陽村先生文集卷之十一

 

 

 

 

해석

浮啚然師, 神印之韻釋也.

부도(浮圖)인 연사(然師)는 신인종(神印宗)신인종(神印宗): 신라 문무왕 때 등장하여 조선 초기까지 존속하였던 불교 종파이다.의 시 쓰는 스님이다.

 

冲然其氣, 澹然其心, 舍利名縛禪寂, 時之士大夫多重之, 今以古澗之扁請余記.

꽉찬 기 기운과 넉넉한 마음으로 명예와 이익을 버리고 선적(禪寂)에 속박하니 당시 사대부들이 많이들 그를 존중했고 오늘 고간(古澗)’이라 편액을 걸고서 나에게 기문을 청했다.

 

余惟人性之善也, 猶水性之淸也, 性本善而惡生者, 欲誘之也; 水本淸而濁見者, 穢汙之也.

내가 생각하기로 사람 본성의 선함은 물 본성의 맑음과 같으니 본성은 본래 선하지만 악이 생겨나는 것은 외물이 유혹하려 해서이고 물은 본래 맑지만 흐리게 보이는 것은 외물이 더럽혀서다.

 

去其惡而存其善, 則人性之復其初也; 激其濁而揚其淸, 則水性之得其常也.

악을 제거하고 선을 보존한다면 사람의 본성은 처음을 회복할 테고 흐림을 쳐내고 맑음을 고양시킨다면 물의 본성은 항상스러움을 얻을 테다.

 

然天下之水, 小而溝池, 大而河海皆水也, 溝池其居下, 故穢皆歸而易汙; 河海其量弘, 故濁皆受而不辭, 皆不能極其淸也.

그러나 천하의 물이란 작은 것으론 도랑과 연못이고 큰 것으론 황하와 바다가 모두 물이지만 도랑과 연못은 밑에 있기 때문에 더러움이 모두 돌아와 더럽혀지기 쉽고 황하와 바다의 양은 크기 때문에 흐림이 모두 수용되어 사양하지 않으니 모두 맑음을 다할 수가 없다.

 

極其淸者, 其惟澗之在山乎!

그 맑음을 다하는 것은 오직 산에 있는 산골물이로구나!

 

其源峻, 穢無由歸焉, 其流駃, 濁無能留焉.

수원지가 높으니 더러움이 돌아가질 못하고 흐름이 거세니 흐림이 머물 수 없다.

 

有石以激之, 有沙以淘之, 雖其流注盈溢, 徐疾激揚, 崖而爲瀑, 拗而爲洄.

바위가 있어 부딪치고 모래가 있어 쓸어내 비록 흐르거나 머물거나 차거나 넘치거나 천천히 흐르거나 빨리 흐르거나 세차거나 흩날리니 벼랑에선 폭포가 되고 꺾인 곳에선 소용돌이가 된다.

 

或夷以直, 或屈而曲, 或瀑或怒, 或潛或隱, 潦而漲, 氷而咽, 其變也極矣.

혹 평지에선 곧고 혹 꺾인 곳에선 굽어 혹 폭포가 되어 성내고 혹 잠기어 숨으며 장마철엔 불어나고 얼어선 목메어 변화의 다함이라네.

 

而其淸自若, 潺湲泪㶁, 晝夜不舍, 歷萬古而不息焉, 修道之士, 宜以之自強, 淸其心復其性, 恒久於善而不失也.

맑음은 스스로 그러한 듯하고 졸졸 콸콸 낮과 밤에 그치지 않아 만고토록 쉬지 않으니 도를 닦는 선비는 마땅히 시냇물로 자강불식(自强不息)하여 마음을 맑게하고 본성을 회복함으로 항상 선에 오래도록 함으로 잃지 않아야 한다.

 

然師逃空虗, 入山林, 昧昧惟恐其不深.

지금 연사(然師)는 공허(空虗, 불교)로 도피해 산 속에 들어갔지만 아는 것 없이[昧昧] 오직 깊지 못할까 걱정했다.

 

廬於澗上而棲焉, 晨而起觀其流, 夜而坐聽其聲, 每以反躬而自省, 心與之俱淸, 而功與之無息.

시냇가에 오두막 짓고 살면서 새벽에 일어나 흐름을 보고 밤엔 앉아 그 소리를 들으며 매일 몸을 돌이켜보며 스스로 살펴보니 마음이 시냇물과 함께 맑아졌고 공은 시냇물과 쉬질 않게 됐다.

 

天性之善, 澹然自存, 日以流行於動靜語嘿之間, 此古澗之所以自扁歟!

타고난 본성은 선하고 담백함이 절로 보존되어 날로 움직이거나 고요하거나 말하거나 묵묵하거나 한 사이에 흘러 다니니 이것이 고간(古澗)이라 스스로 편액한 까닭이다.

 

余於禪學, 未嘗涉其流, 故不之及.

나는 불교에 대해 일찍이 유래를 섭렵치 못했기 때문에 언급하진 않는다.

 

蒼龍甲子冬十月甲戌. 陽村先生文集卷之十一

창룡(蒼龍)창룡(蒼龍): 28(宿) 가운데 동방의 7(宿)를 총칭하는 말이다. 갑자(1384)년 겨울 시월 갑술에 쓰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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