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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수양록, 상병 - 02.03.11(월) 시범식 교육과 부엽토 작업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군대 수양록, 상병 - 02.03.11(월) 시범식 교육과 부엽토 작업

건방진방랑자 2022. 6. 3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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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식 교육과 부엽토 작업

 

02311()

 

 

드디어 페바 첫 주의 시작이다. GOP와는 달리 주말, 주일엔 철저히 자유가 보장되었다. 아무래도 페바이니 이런 자유가 없으면 안 되겠지. 이번 주부터 좀 힘들 거라고 소대장님이 벌써부터 겁을 준다. 적어도 이번 한 달 정도는 진지 파악, 구축, 대대ㆍ중대ㆍ소대 정비, 개인 임무 숙지 등을 한꺼번에 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다시 입대한 그런 신병 같은 기분으로 지내야 한다. 그렇다면 성인이 말대로 11개월짜리 군대에 다시 입대한 기분이라고나 할까나.

 

드디어 페바 첫 일과의 시작이다. 흡사 신교대와 같이 6시에 기상하자마자 전투복을 입고서 점오를 하러 사열대 앞으로 모였다. 신교대 이후로 점오를 해본 적이 없다가 새삼 이렇게 모이려니 기분이 좀 미묘했다. 진짜 다시 입대한 기분, 색다르면서 짜증 난다고 할까? 그러고 보니깐 오늘 새벽에 첫 불침번 근무를 섰는데, 밤에 한 시간만, 그것도 따뜻한 내무실만 돌아다니며 근무를 선다는 건 무척이나 좋았다. 하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밤에 고이 자다가 깨어나는 게 무척이나 짜증 나긴 했다.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새벽 내내 어둠을 뚫고 빗방울이 쏟아지고 있었다. 불침번이었기에 난 비 내리는 건 전혀 신경 쓰지 않았지만, GOP에서 이 빗방울 속에 근무 서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깐 가련한 마음과 함께 페바에 오길 잘했구나 하는 안도감이 두서없이 맴돌았다.

 

아침을 먹고서 연병장으로 모였다. 오늘은 시범식 교육을 하는 날이다. 아무래도 페바식 근무를 한 번도 서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 과정 과정을 실제적 행동 절차로 보여주는 것이다. 보고 있으니 웃겨 죽는 줄 알았다. 한편의 잘 짜여진 삼류 영화를 보는 것 같았으니 말이다. 여러 상황 상황별로 보긴 했지만 좀 지루하기도 했고 아직 적응이 안 된 탓에 잠이 쏟아졌기에 죽는 줄 알았다.

 

오후에 FEBA 첫 작업을 했다. 바로 다른 모종을 심기 위한 밑거름 흙인 부엽토(腐葉土)를 중대 뒷산에 올라가 퍼오라는 거였다. 그래서 우린 삽 몇 자루와 마대 몇 마대를 짊어지고 뒷산에 올랐다. 전혀 색다른 장소로의 이동이었기에 가슴이 뛰었다. 거기서 보이는 경치도 장난 아니었지만 밑으로 보이는 풍경은 더욱 압권이었다. 더욱 맘에 든 것은 1년 내내 지지고 볶던 전망대가 보인다는 것이다. 늘 부대끼며 그렇게 살아가던 그곳이 이제 하나의 점처럼 보인다는 현실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시간의 여유가 좀 많았기에 쉬엄쉬엄 흙을 퍼담고 끙끙 짊어지고 내려왔다. 그렇게 끝난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흙이 아니라지 뭔가. 그래서 투덜대며 나가서 다시 모아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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