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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수양록, 상병 - 02.05.05(일) 바쁜 소대일과 교회일 본문

연재/여행 속에 답이 있다

군대 수양록, 상병 - 02.05.05(일) 바쁜 소대일과 교회일

건방진방랑자 2022. 7. 1.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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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소대일과 교회일

 

0255() 맑음

 

 

벌써 가정의 달인 5월이 왔다. 어느덧 이렇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올해도 중순으로 접어든다는 게, 여름이 서서히 다가온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이번 달이면 성민이 형은 드디어 전역을 할 것이고 우리도 가족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열심히 생활해 나가겠지. 이렇게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고 느껴지는 까닭은 페바의 하루하루가 눈코 뜰 새 없이 빡쎄며 바쁘게 돌아간다는 얘기겠지. 빡세고 힘들다는 건, 그 순간순간 참을 수 없을 만큼 짜증이 몰려오긴 하지만, 결국 시간을 빠르게 흘러가게 하기에 좋은 점도 있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눈코 뜰 새 없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도 나쁜 건 아니다.

 

저번 주 내내 5월 말에 있을 군단 전투 지휘 검열때문에, 국지도발에, 준비태세 우발 작계에, 지뢰 설치 교육, 생화학전 대량 전사상자 처리 시범식 교육, 그리고 어제 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있었던 매복 훈련. 정말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까 많다는 것이고 새삼 더욱 놀라운 것은 일주일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에 이런 걸 다 어떻게 했을까 싶기도 하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잘 짜여진 바쁨으로 살았으니까 시간 관념이 없어질 수밖에 없다.

 

저번 주 월요일에 현일씨가 휴가를 가는 바람에 내가 대신해서 교회의 키관리를 하게 되었고 덩달아 예배 준비와 청소도 도맡아 하게 되었다. 사실 인수인계를 차분히 앉아 받은 것이 아니라, 뒤늦게서야 바쁘게 받은지라 뭐가 뭔지 제대로 몰라 교회에 올라가서도 뭘 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거기에 덩달아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것은 좀 일찍 온다면 2중대 군종인 이승태씨마저도 늦게 왔다는 것이다. 그런 와중이었기에 조급함과 답답함, 불안함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렇게 하고 있다고 해서 나에게 남을 것은 없었기 때문에 난 들은 대로 하나씩 커피도 준비하고 교회 청소도 하고 목사님께 드릴 보리차도 준비한 터였다. 이제 맘에 걸리는 건, 승태씨가 안 오면 어떻게 예배를 인도하냐 하는 거였다. 그렇지만 너무도 다행히도 승태씨가 왔고 아무 문제 없이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소소한 기쁨과 불안이 교차하던 예배였다. 역시 직접 경험한다는 건 힘든 일이긴 하다.

 

 

02년 6월엔가 찍은 사진. 나와 승태씨의 잔뜩 겉멋든 포즈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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