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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강해, 제이분 - 2.1 時 ~ 白佛言 본문

고전/불경

금강경 강해, 제이분 - 2.1 時 ~ 白佛言

건방진방랑자 2022. 11. 16.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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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현이 일어나 법을 청함

선현계청분(善現啓請分)

 

 

2-1.

이 때, 장로 수보리가 대중 가운데 있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웃옷을 한편으로 걸쳐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손을 모아 공경하며, 부처님께 사뢰어 말하였다:

, 長老須菩堤在大衆中, 卽從座起, 偏袒右肩, 右膝著地, 合掌恭敬而白佛言:

, 장로수보제재대중중, 즉종좌기, 편단우견, 우슬착지, 합장공경이백불언:

 

 

소명태자의 분의 이름은 4자의 제약 때문에, 수보리(須菩提)라는 3글자 이름을 쓸 수 없으므로, 그것을 줄여 표현한 것이다. ‘선현(善現)’은 바로 수보리(須菩提, Subbūti)를 의역한 데서 생겨난 말이다. 후에 현장(玄奘)은 바로 이 의역을 채택하였다. ‘세존(世尊)’과 같은 것은 박가범(薄伽梵)’이라고 음역하고, 막상 수보리(須菩提)와 같은 사람의 고유한 이름은 의역해버리는 현장(玄奘)의 태도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역시 장불급집(奘不及什, 현장이 꾸마라지바에게 못 미친다)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장로(長老)는 또 구수(具壽)’라는 표현으로 바꾸어 썼다. 그리고 의정(義淨)선현(善現)’묘생(妙生)’이라고 달리 의역하였다. 선현(善現)은 또 선현천(善現天, sudṛśa)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색계십팔천(色界十八天) 중의 하나를 가리킨다.

 

기청(起請)’이란 자리에서 일어나 청한다는 뜻이다.

 

장로(長老)’‘āyuṣmat’의 의역으로, 덕행(德行)이 높고 나이가 많은 출가수행자(出家修行者)를 통칭하는 말이다. 현장(玄奘)구수(具壽)’라는 표현을 썼고, ‘대덕(大德)’, ‘존자(尊者)’, ‘혜명(慧命)’, ‘정명(淨命)’, ‘명자(命者)’ 등의 다양한 표현으로 나타난다. 장로(長老)는 젊은 비구가 늙은 비구를 높여 부르는 호칭으로 쓰이지만 때로는 나이 많은 비구가 젊은 비구를 가리켜 부를 때에도 쓰인다. 따라서 한역불전에서는 명확한 구분이 없이 쓰인다. 한역불전 이전에도 중국에서는 나이 먹은 사람이나 학덕을 구유한 사람을 부르는 일반칭호로 쓰이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기독교에서 이 불교칭호를 빌어 ‘Elder’에 해당되는 용어로 현재 쓰고 있다는 것이다.

 

수보리는 불타의 십대제자(十大弟子)의 일인으로 보통 만다라 그림 속에서는 부처의 좌방상열중(左方上列中), 대목건련(大目犍連)과 대가섭(大迦葉)의 사이에 자리잡는다. 사위국(舍衛國)의 바라문의 자제라고도 하고, 또 일설에는 사위성(舍衛城)에 살던 상인(商人)이었다고도 한다. 사위성 부근에 건립되었던 기원정사(祇園精舍)의 준공을 기념하여 부처가 설법을 했는데, 그 때 그 설법을 듣고 감동받아 출가하였다고 한다. 물론 수보리와 석가모니와의 만남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다른 설화들이 전래되고 있다. 수보리는 기원정사를 기진(奇進)한 대부호(大富豪) 수달(須達), 즉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의 동생 스마나의 아들이다. 그러니까 수달(須達)의 조카인 셈이다. 그에게는 제일(第一)’의 칭호가 여러 개가 붙는데 제일 많이 붙는 것이 무쟁제일(無諍第一)’이다. 즉 교화활동을 벌이는데 있어 외도(外道)로부터 온갖 비난과 중상과 박해를 받아도 결코 그들과 다투지 않고 쟁론을 벌이지 않는다는 무쟁삼매주의자(無靜三昧主義者)로서 항상 유화하고 원만한 인격을 유지하였다(금강경99절 참조). 나를 비난하는 자들과 다투지 않는다는 것도 삶의 큰 지혜에 속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많은 사람들이 항상 따랐고 그를 대접하기를 좋아했다. 그래서 또 공양제일(供養第一)’의 칭호가 붙었다. 그리고 용모가 수려하고 총명하며 변재가 뛰어나 색상제일(色像第一)’이라고도 불리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그에게 따라다니는 해공제일(解空第一)’이다. 법화경(法華經)에 의하면 그의 출생설화부터가 ()’과 관련이 있어 그의 이름을 공생(空生)’ 이라 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는 항상 공()과 무상(無常)의 도리를 가장 잘 깨달았다. 그의 무쟁주의(無諍主義)의 이면에는 철저한 공()의 인식이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붓다와 수보리 사이에서 이 대화가 이루어졌다기보다는 금강경의 기자가 수보리가 해공제일(解空第一)’이라는 칭호로 알려져 있으므로 그를 등장시켜 부처님께서 이 무상무주(無相無住)의 금강의 지혜를 설파(說破)하시도록 연출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보통 싯달타라고 하면 카필라성()의 왕자요, 삼천궁녀에 둘러싸여 화려한 생활을 염기(厭棄)할 정도로 누린 그러한 지고(至高)의 신분의 사람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그러한 이야기는 불타설화작가들이 그려낸 픽션에 불과하다. 카필라성을 오늘 실측해 보면 동서(東西) 400m에 남북(南北) 50미터의 아주 촌구석 산중턱에 있는 자그만 촌락(村落)에 불과하다. 샤캬는 아주 작은 소규모의 종족으로, 역사적 싯달타의 배경은 브라만의 이념을 거부하는 이러한 종족신앙을 배경으로 한 것이다.

 

이에 비하면 수보리의 배경은 싯달타에 비해 훨씬 화려하다. 카필라바쯔와 사위성(舍衛城)의 규모는 비교도 안된다. 사실 싯달타는 강원도 감자바위 촌놈쯤 되는 사람이요, 수보리는 서울의 부유한 문물을 다 향유한 사람이라 보면 된다.

 

수보리는 브라만계급의 자제일 뿐아니라 부유한 집안의 사람이다. 그리고 도시인에 걸맞는 미모와 수려한 자태를 지녔고 변재(辯才)도 뛰어났다. 그리고 점잖은 사람이었다. 함부로 남과 다투지도 아니했고 철저한 비폭력주의의 사람이었다. 그리고 남에게 항상 대접을 잘 받는 존경스러운 사람이었으며, 그러면서도 몸과 마음 모든 것을 비우고 집착함이 없는 공()의 사람이었다. 무쟁(無諍)제일, 공양(供養)제일, 색상(色像)제일, 해공제일이라는 칭호를 종합해 볼 때, 우리는 금강경드라마의 두 주인공의 설정 이유를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맞상대가 되는 것이다. 조금도 한쪽이 기울지 않는 것이다. 최고의 진리는 고수(高手)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께임일 수밖에 없다.

 

대중(大衆)이 모두 조용히 앉아있는 장면에서 갑자기 수보리가 일어서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다. 일어섬은 의문의 제기를 의미하는 것이다.

 

편단우견(偏袒右肩)’()’벗긴다는 본동사이고 우견(右肩, 오른쪽 어깨)이 그 목적어임을 알아야 한다. 많은 우리나라의 번역들이 이를 애매하게 처리하고 있다. 옷을 걸치는 것은 왼쪽 어깨에 걸치는 것이다. ‘()’의 의미는 왼쪽 어깨 한쪽에 옷을 걸친다는 의미가 숨어있다. 우리가 석굴암의 십대(十大)제자의 석상들을 보면 이러한 정황을 명료히 알 수 있다. 3(第三像)의 모습이 명료하게 편단우견(偏袒右肩)’의 모습이다. 타상(他像)들에는 양쪽 어깨에 모두 옷이 걸쳐있는 것으로 보아 항상 편단우견(偏袒右肩)’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즉 한쪽으로 옷을 가다듬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는 행위의 과정이 이 자리에서 새롭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편단우견(偏袒右肩)에 대해서는 역대 주석가들의 의미부여가 없다. 어떤 이는 더위 때문이라 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사죄의 의미라 하기도 하나, 모두 합당치 않다.

 

내가 생각키에 존경하는 스승에게 내 몸을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자기를 낮춤으로서 상대방에게 존경을 표시하는 것이다. 즉 자기를 비우는 표시인 것이다. 즉 알몸뚱이로 그대 앞에 배움을 청한다고하는 겸손의 뜻인 것이다. 그것은 비움이요, ‘여래(如來) 즉 자연(自然)으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이다.

 

라집역(羅什譯)의 해인사판본에는 ()’이 모두 ()’로 되어 있다. ()도 물론 여기서는 으로 읽어야 한다. ‘우슬착지(右膝著地)’, 그 자세가 아름답다. 일어섰다고 해서 뻣뻣이 치솟아 있는 것이 아니라,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두손을 공손히 모아 절하고 어른께 여쭙는 모습은 지금 남방에 가면 그냥 그대로 목격할 수 있는 아름다운 예법이다.

 

 

 

 

인용

목차

금강경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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