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
어째서 그러한가? 수보리야! 작은 법에 만족하는 자들은 아견 인견 ㆍ중생견ㆍ수자견에 집착하게 되므로, 이 경을 들어 자기 것으로 하지도 못하고, 읽고 외워 남을 위하여 해설하지도 못하게 되느니라.
何以故? 須菩堤! 若樂小法者, 著我見人見衆生見壽者見, 則於此經不能聽受讀誦爲人解說.
하이고? 수보리! 약낙소법자, 착아견인견중생견수자견, 즉어차경불능청수독송위인해설.
‘낙소법자(樂小法者)’는 소승을 간접적으로 지칭한 말이다. 즉 당대의 아라한을 추구하는 부파불교의 비구들을 가리킨 말이다. 산스크리트 원문에는 소법(小法)의 법(法)에 해당되는 말이 없다. 한역의 ‘낙소법자(樂小法者)’는 ‘작은 법을 즐기는 자들’로 직역되지만, ‘작은 법에 만족하는 자들’로 표현을 달리하였다.
‘아상(我相)’이 ‘아견(我見)’으로 바뀌어 있다. ‘아견(我見)’은 ‘내가 실체로서 있다고 하는 견해’의 뜻이다.
아견(我見)에 집착하게 되면 이 경(經)을 들어 자기 것으로 하지도 못하고(청수聽受) 남을 위하여 해설할 수도 없다는 것은 만고의 명언이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가 학문【학문의 원형은 ‘문학(問學)’이다. 묻고 배움】을 하는 기본자세에 관한 것이다. 우선 내가 없어야 남의 말이 들린다. 이것은 내 줏대를 없애라는 말이 아니다. 우선 남의 말을 들으려면 내 마음을 비워야 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 도올이 지식이 많다고 말하는데, 나는 지식이 없다. 단지 내 서재에 책이 많아 그 책에 있는 정보들을 활용할 뿐이다. 단지 내 마음이 비어있기 때문에 많은 지식을 담을 수 있고, 남의 말들을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주워담을 수 있을 뿐이다. 이 점 『금강경』을 읽는 젊은이들이 명심하여 학문하는 방법의 가장 근원적인 자세로 삼아 주었으면 한다.
젊었을 때, 교회도 가고 절에도 가고, 설교도 들어보고 설법도 들어보고, 하나의 신앙체계에 고착되는 것보다는 아상ㆍ인상을 없애는 ‘허기심(虛其心)’(『노자(老子)』 3장)의 공부를 하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할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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