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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친구와 오래 사귀는 방법
12-23. 자공(貢)이 친구 사귐(友)에 관하여 여쭈었다. 이에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친구에게 충심으로 권고하여 바르게 이끌어 주어라. 그러나 너의 충심이 먹히지 않을 때에는 중지하라. 자신을 스스로 욕되게 말라.” 12-23. 子貢問友. 子曰: “忠告而善道之, 不可則止, 無自辱焉.” |
천하의 명언! 내 일생 새기고 또 새기는 명언이다. 친구란 본시 의(義)의 관계이며 한계가 있는 것이다. 서양 기독교류의 전도주의(evangelism)의 무리함은 바로 이러한 공자의 사상에서 여지없이 그 유치함이 드러난다. 나의 충심이 먹히지 않을 때 무리하게 인도하면(道: ‘導’로 쓴 판본도 있다) 나의 욕(辱)으로만 돌아올 뿐이다. 이것은 그 사람을 버리거나 배반하라는 뜻이 아니다. 인간은 궁극적으로 자각적인 존재다. 그리고 모든 중(中)은 시중(時中)이요, 모든 인(人)은 시인(時人)이다. 인간은 시간 속에 존재한다. 따라서 지금 내 충고가 먹히지 않더라도 나에게 진실이 있다면 언젠가는 먹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동방 적 인간관의 심오함이다. 인간을 공시적으로만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통시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인간은 선험적 자아의 통각적 주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오온(五蘊, pañca-skandha)의 주체이다. 공자가 말하는 이 친구관계는 비단 친구관계에뿐만 아니라 매일 만나는 부부관계에도 적용된다. ‘불가즉지(不可則止)’, 스스로를 욕되게 말라. 기다리면 언젠가 이해된다. 진리는 시간을 배제할 수 없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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