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세 종류의 좋은 벗과 나쁜 벗
16-4. 공자께서 말씀하시었다: “나를 보태주는 친구가 세 종류가 있고, 나를 깎아내리는 친구가 세 종류가 있다. 강직한 자를 벗하고, 성실한 자를 벗하고, 박식한 자를 벗하면 나에게 보탬이 된다. 어려운 것을 피하기만 하는 얌체를 벗하고, 유(柔)하고 좋은 말만 골라하는 호인을 벗하고, 편의에 따라 발림말만 하는 아첨꾼을 벗하면 나를 깎아내린다.” 16-4. 孔子曰: “益者三友, 損者三友. 友直, 友諒, 友多聞, 益矣. 友便辟, 友善柔, 友便佞, 損矣.” |
번역본에 따라 ‘우직(友直)’하면 ‘친구가 직하면’이라는 식으로 ‘우(友)’를 주어로 놓고 있으나, 역시 ‘우(友)’는 ‘벗한다,‘ ‘친구삼다’라는 동사로 보아야 할 것이다: ‘직한 자를 벗하고[友直].’
고주를 참고하였다. 신주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강직한 자를 벗삼으면 나의 과실을 알게 되고, 성실한 자를 벗삼으면 내가 성(誠)으로 다가가게 되고, 박식한 자를 벗삼으면 내가 밝음[明]으로 나아가게 된다.
友直, 則聞其過; 友諒, 則進於誠; 友多聞, 則進於明.
과연 이렇게 ‘익자삼우(益者三友)’ ‘손자삼우(損者三友)’식의 도식화된 이야기가 공자 입에서 나온 말일까?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이런 말들은 이미 후 대에 정형화된 도덕교과서의 구절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용인즉 좋은 말이나, 공자의 입에서 나온 말일 수는 없다. 후대의 유교가 벌써 얼마나 원류에서 멀어지고 천박해지기 시작했는가를 말해주는 좋은 예증이라 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자왈(子曰)’ 파편과 ‘공자왈(孔子曰)’ 파편의 수준의 차이를 절감할 수 있다. 같은 로기온자료라 할지라도 ‘공자왈’ 파편의 유치무쌍함을 통하여 ‘자왈’ 파편의 진실성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한국의 시골 ‘꼰대’나 ‘훈장’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이런 「계씨」 편류의 도식화된 ‘공자왈’이었다. 그 따위 말류의 유교는 이미 조선사회를 이끌고 갈 힘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사회는 해체되고 만 것이다. 그런데 더 한심한 것은 아직도 ‘한학(漢學)’하면 그런 ‘꼰대’들의 한학이 정통유교라고 생각하는 동방학계열의 젊은 학도들의 우매한 모습이다.
인용
'고전 > 논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한글역주, 계씨 제십육 - 6. 말을 제때에 하지 못하는 허물에 대해 (0) | 2022.12.14 |
---|---|
논어한글역주, 계씨 제십육 - 5. 도움 되는 즐거움과 손해 되는 즐거움 세 가지 (0) | 2022.12.14 |
논어한글역주, 계씨 제십육 - 3. 삼환의 자손들이 약해지고 있다 (0) | 2022.12.14 |
논어한글역주, 계씨 제십육 - 2. 예악(禮樂)과 정벌(征伐)은 천자만이 할 수 있다 (0) | 2022.12.14 |
논어한글역주, 계씨 제십육 - 1. 국가를 가진 이는 백성이 적은 것과 재물이 부족한 것을 근심하지 않는다 (0) | 2022.12.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