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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신 - 신씨정 회무회보제(愼氏亭 懷無悔甫弟)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노수신 - 신씨정 회무회보제(愼氏亭 懷無悔甫弟)

건방진방랑자 2019. 1. 3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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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의 정자에서 동생 무회를 그리며

신씨정 회무회보제(愼氏亭 懷無悔甫弟)

 

노수신(盧守愼)

 

 

路盡平丘驛 江深判事亭

로진평구역 강심판사정

登臨萬古豁 枕席五更

등림만고활 침석오갱청

露渚翻魚鳥 金波動月星

로저번어조 금파동월성

南鄕雙淚盡 北闕寸心明

남향쌍루진 북궐촌심명 穌齋先生文集卷之五

 

 

 

 

 

 

해석

路盡平丘驛 江深判事亭

길은 평구역에서 끝나고 강은 판사정에서 깊어진다.

登臨萬古豁 枕席五更

오르니 만고가 확 트여 잠자리는 한 밤 중에도 맑구나.

露渚翻魚鳥 金波動月星

이슬 내린 강에서 물고기와 새가 노닐고 금빛 물결에 달과 별이 일렁이네.

南鄕雙淚盡 北闕寸心明

남쪽 고향 생각에 두 눈물은 말랐지만 북쪽 궁궐의 일편단심은 분명쿠나. 穌齋先生文集卷之五

 

 

해설

이 작품은 신씨의 정자에 올라 아우 무회를 그리워하며 지은 시이다.

 

말을 타고 평구역까지 왔다가 강을 건너기 위해 배를 타야 하기에 잠시 틈을 내어 판사정에 올랐다. 판사정에 올라 내려다보니 오랜 세월 앞이 탁 트였는데, 판사정에 딸린 방에서 자고 나니 새벽 풍경이 맑다. 서리가 하얗게 내린 물가에 물고기와 새가 노닐고 있고, 새벽달은 별빛과 함께 어우러져 빛을 일렁이고 있다. 이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고 있자니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거듭 올린 상소에도 임금이 놓아주지 않아 고향으로 내려갈 수도 없다.

 

허균(許筠)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서, “그러나 노 정승의 시인 길은 평구역에서 끝나고, 강은 판사정에서 깊구나. ……같은 구절은 또한 대단히 훌륭하다. 이것은 글귀 만드는 묘법에 있을 뿐이나 쇠로 금을 만들기에 무엇이 해로우랴?[然盧相詩, ‘路盡平丘驛, 江深判事亭. 柳暗靑坡晩, 天晴白嶽春.’ 亦殊好. 其在爐錘之妙而已, 何害點鐵成金乎]”라 극찬하고 있다. 아마 우리 지명(地名)을 절묘하게 사용한 것을 두고 평한 것 같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337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우리 한시를 읽다

성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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