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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광 - 도중(途中)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이수광 - 도중(途中)

건방진방랑자 2021. 4. 1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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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을 가다가

도중(途中)

 

이수광(李晬光)

 

 

岸柳迎人舞 林鶯和客吟

안류영인무 림앵화객음

雨晴山活態 風暖草生心

우청산활태 풍난초생심

景入詩中畫 泉鳴譜外琴

경입시중화 천명보외금

路長行不盡 西日破遙岑

로장행부진 서일파요잠 芝峯先生集卷之十六

 

 

 

 

 

 

해석

岸柳迎人舞 林鶯和客吟

언덕의 버들이 사람 맞은 듯 흔들리고 숲의 꾀꼬리가 손님에 화답하듯 지저귀네.

雨晴山活態 風暖草生心

비 개니 산엔 활기 돋고 바람 따뜻해 풀 나는 마음.

景入詩中畫 泉鳴譜外琴

경치가 시 속에 든 그림이고 샘은 악보 밖에 울리는 거문고 소리네.

路長行不盡 西日破遙岑

길 길어 가도 끝이 없으니 서쪽의 해가 아득한 봉우리에 다하네. 芝峯先生集卷之十六

 

 

해설

이 시는 따뜻한 봄날 중국으로 사행(使行) 가는 길에 쓴 시로, 이수광(李睟光)의 대표작 가운데 한 편이다.

 

언덕에 있는 버들은 사람을 맞아 춤을 추듯 하늘대고, 숲 속의 괴꼬리는 나그네 옮조림에 화답하여 울고 있다(자연과 시인의 일치). 비가 내리다 개니 산은 활기찬 모습을 하고 있고, 바람이 따스하게 부니 풀은 돋아난다(비와 바람에 의한 봄의 활기찬 모습을 형용). 경개는 시 속에 든 그림이고(또한 그림 속에 든 시임), 샘물 소리는 악보에도 없는 거문고소리이다. 중국으로 가는 길이 멀어 가도 가도 끝이 없는데, 어느덧 서산으로 지는 해는 아득한 봉우리를 물들인다.

 

이수광(李睟光)은 초기의 실학자(實學者), 서학(西學)을 최초로 소개한 인물로, 당시풍(唐詩風)을 추구하여 조선 중기 당시풍(唐詩風) 형성에 영향을 끼친 인물로 평가되어 왔다. 지봉은 속조천록(續朝天錄)자서(自序)에서, “내가 시에 대해서 감히 지으려는 뜻이 있지 않으나, 한가롭게 거하여 일이 없을 때 경물을 보고 가슴속에 부딪치는 것이 있으면, 간혹 읊조리는 것을 발하지 아니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말이 반드시 공교롭지도 않고 작품 또한 많지 않다. ……눈에 닿아서 마음에 느끼는 것이 때때로 물리칠 수 없어, 간혹 즉석에서 읊조리거나 간혹 서로 수창하였다[余於詩 非敢有作爲之意 居閑無事時 見境有觸於中 而或不能不發於吟詠 故辭不必工 而數亦無多矣 歲辛亥 充冬至兼奏請副价赴京師 正使則少陵李公而遠 書狀官則梧村黃公直之也 凡山川人物之美盛 城池宮闕之壯麗 古今事跡之可悲可喜 接乎目而感於心者 往往不能排遣 或爲之口號 或相與唱酬].”라 하여, 자연스러움을 중시한다는 입장을 지니고 있었다. 위의 시 역시 이러한 생각에서 지어진 것이다.

 

이덕무(李德懋)청비록(淸脾錄)에서, “지봉 이수광(李睟光)의 자는 윤경(潤卿)이고, 벼슬이 판서(判書)에 이르렀다. 그는 인품이 원만하여 흠이 없었고, 시는 중당(中唐)ㆍ만당(晩唐)를 배웠는데, 박식하기가 조선(朝鮮)의 승암(升菴, 나라 학자 楊愼의 호)이라 할 만하다[李芝峯晬光字潤卿 官判書 人物無疵 詩學唐中晩而淹博 東㕵之升菴].”라는 평을 남기고 있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04~105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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