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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우리 한시를 읽다 - 22.2 시에 담은 풍속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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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시를 읽다 - 22.2 시에 담은 풍속화

건방진방랑자 2022. 10. 24.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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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규상(李圭象)전가행(田家行)

鷄冠迥立鳳仙橫

맨드라미 우뚝 서고 봉선화는 늘어져

瓠蔓縈莖紫翠笳

덩굴진 박 줄기 자줏빛 가지와 엉켜

一陣朱蜻來又去

한 무리의 고추잠자리 오고 또 가네.

雲高日燥見秋生

구름은 높고 해 말라 가을이 생겨남을 보이네.

 

1) 이 그림은 사람이 보이지 않지만 보통의 산수화와는 조금 다르다. 먼 배경에 산을 그리고 한쪽에 개울을 그려 넣을 수도 있지만, 굳이 그러한 산과 물이 없어도 무방하다.

2) 맨드라미, 봉선화, 고추잠자리도 붉고, 가지는 자줏빛, 박 줄기는 파란색이어서 색감이 산뜻함.

3) ()을 위주로 하고 정()은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시골살이의 흥이 절로 일음.

 

 

沙融溪暖荻芽微

눈 녹고 시내 따스하니 억새 싹이 작게 폈고

靑靄初收白鷺飛

푸른 이내 처음 사라지니 백로 날아간다.

田婦亦知春色愛

농촌 아낙 또한 봄색의 아까움을 아노니

鵑花一朶揷釵歸

진달래 한 가지 비녀처럼 꽂고 돌아오누나.

 

1) 이 시도 앞의 시와 마찬가지로 색채의 대비가 잘 보임.

2) 이 그림에서 가장 선명한 색깔은 시골 아낙이 비녀 곁에 꽂은 진홍빛 진달래꽃이고, 흥에 겨워 콧노래를 부르는 아낙의 모습이 청춘하다.

3) 조선 시대 문인들은 파리하게 굳은 얼굴의 노동자를 그리는 걸개그림과 같은 시를 짓기도 했고, 유리걸식하는 백성들의 모습을 현실주의적인 시각으로 그려 낸 것이 그리 드물지 않으나, 이규상은 아픈 현실을 그림으로 그리지는 않았음.

 

 

朝出平田薄暮還

아침에 밭에 나가 저물녘에 돌아와

夕炊纔了月升山

저녁밥 지을 불 때니 그제야 달이 산에 떴구나.

鳴舂更備明晨飯

방앗소리 울려 다시 내일 새벽밥을 준비하노니,

休息惟於片夢間

조각 꿈속에 휴식이 있구나.

 

1) 따뜻하다. 호롱불이 새어 나오는 한적한 시골의 모습이 훈훈하게 다가온다.

2) 이규상은 훈훈하고 건강한 백성들을 낭만적으로 그려냄.

 

 

5. 이규상(李圭象)촌요(村謠)

茅簷四面竹籬遮

초가집에 대나무 울타리 사면으로 둘러치니

射出燈光一道斜

한 줄기 등불이 새어 나온다.

少婦罷舂先倦睡

아낙 절구질 마치고 먼저 잠들었고,

老姑閒坐運繅車

늙은 시어머니 한가로이 앉아 물레 돌린다.

 

豆飯泔漿暖似春

콩밥과 미음 장국 따뜻하기가 봄 같고,

菁根軟白作菹新

무뿌리 연하고 새하얘 겉절이 만들었네.

田家晩食甘如蜜

시골의 늦은 식사, 달기가 꿀 같으니,

不識人間有八珍

알지 못하겠네, 인간 세상의 여덟 가지 진미가 있다는 걸.

 

藁莖織處葛皮連

짚신 짜는 곳에 칡껍질 널부러져 있으니,

一對鞋成直一錢

짚신 한 켤레면 한 푼의 가치라네.

累累擔肩翁出市

켜켜이 어깨에 매고 노인네 저자에 나가니,

換來精粲與乾鯿

정미된 쌀과 건어물 바꿔서 돌아오리.

 

食簞納鼎竈微煙

도시락의 밥 솥에 넣으니 부뚜막에 잔잔히 연기 일고

燈下村娘枕手眠

등불 밑 시골 새색시 손 베개하며 잠들었네.

夫壻鷄鳴趁遠市

남편은 닭 울 때 먼 시장으로 나갔으니,

歸時說在月高懸

돌아와선 달이 높다랗게 떠있던데.”라고 말하겠지.

 

1) 아낙은 집에서 남편을 기다린다. 아직 돌아오려면 시간이 한참 있어야 하나, 아낙은 불을 지펴 데우기 시작하다가 꾸벅꾸벅 존다.

2) 아내의 행여 밤길에 다치지나 않았나요?”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고, 남편의 한마디로 짐작할 수 있게 되어 있음.

3) 이규상은 농촌의 풍광을 이러한 방식으로 다양하면서도 따스한 시선으로 그려냄.

 

 

 

 

 

 

인용

목차

시에 담은 풍속화1

시에 담은 풍속화2

시에 담은 풍속화3

시에 담은 풍속화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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