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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쾌한 시를 쓴 성간
鉛槧年來病不堪 | 글 짓느라 근래에 병을 견디지 못했는데 |
春風引興到城南 | 봄바람이 흥 이끌어 성남에 도착했네. |
陽坡草軟細如織 | 볕든 언덕의 풀은 연하고 가늘기가 실을 짠 듯 |
正是靑春三月三 | 바로 이때가 푸른 봄 3월 3일이네! |
『소화시평』 권상57번에 소개된 「여옥당학사 유성남(與玉堂學士, 遊城南)」는 매끄럽게 해석되진 않아도 말하고자 하는 바는 크게 문제없이 전해진다. 공무에 시달리다 봄바람 따라 친구들이 이끌어서 야외에 나왔더니, 언덕 위에 연하고 가는 풀들이 보여 그제야 ‘아 맞다! 오늘이 3월 삼짇날이지’라고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우리에겐 이런 시들에서 전혀 감흥을 느낄 수 없다. 도대체 이런 류의 시를 통해 뭘 말하려 하는지 알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이 시를 지었을 때 함께 놀러온 이들은 모두 감탄을 하며 붓을 놓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건 그만큼 그들에게도 승복할 수밖에 없는 흥분을 안겨줬기 때문일 테니 말이다. 과연 어떤 부분이 이들을 감동시켰기에 그들은 ‘내가 졌소!’라고 하며 붓을 내려놓아야만 했던 걸까?
교수님은 이에 대해 ‘호쾌한 시’라고 한 마디로 표현했다. 그리고 그건 바로 4연에 있던 “3월 3일이잖아[正是靑春三月三]!”라는 호방함에 있다고 말해줬다. 바로 이게 막힘없는 흥취이며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고민하고 자구를 맞추고 교묘하게 쓴 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고민도 없이 일필휘지하듯 한 번에 휘갈겼고, 4연에서 호방하게 외쳤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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