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진관(秦觀)에게 준 편지
여진소유서(與秦少游書)
진사도(陳師道)
장돈 공의 초빙에 응할 수 없는 이유
辱書喩以章公, 降屈年德, 以禮見招, 不佞何以得此? 豈侯嘗欺之耶. 公卿不下士尙矣, 乃特見於今而親於其身, 幸孰大焉.
愚雖不足以齒士, 猶當從侯之後, 順下風而成公之名. 然先王之制, 士不傳贄爲臣, 則不見於王公. 夫相見所以成禮, 以其弊必至於自鬻. 故先王謹其始以爲之防, 而爲士者世守焉.
師道於公, 前有貴賤之嫌, 後無平生之舊, 公雖可見, 禮可去乎. 且公之見招, 公豈以能守區區之禮乎. 若冒昧法義, 聞命走門, 則失其所以見招, 公又何取焉.
雖然有一於此, 幸公之他日, 成功謝事, 幅巾東歸, 師道當御款段, 乘下澤, 候公於上東門外, 尙未晩也.
해석
辱書喩以章公, 降屈年德,
보내주신 편지에 장돈(章惇)께서 나이와 덕을 낮추고 굽혀
以禮見招,
예로 초빙하신다 하니
不佞何以得此?
제가 어찌 이런 대접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豈侯嘗欺之耶.
아마도 후께서 일찍이 저를 속인 것이겠죠.
公卿不下士尙矣,
공경이 선비에게 낮추지 않은 지 오래되었는데
乃特見於今而親於其身,
이에 특별히 지금에 보고 그 몸을 친히 하셨으니
幸孰大焉.
다행함이 무엇이 이보다 크겠습니까?
愚雖不足以齒士,
제가 비록 선비에 나란히 하기엔 부족하지만
猶當從侯之後,
오히려 마땅히 후의 뒤를 따라
順下風而成公之名.
하풍에 순종하며 공의 명성을 이루겠습니다.
然先王之制, 士不傳贄爲臣,
그러나 선왕의 제도에 선비가 폐백을 전해 신하가 되지 않으면
則不見於王公.
왕공을 뵙지 않습니다.
夫相見所以成禮,
대체로 서로 봄이 예를 이루려는 까닭은
以其弊必至於自鬻.
그 폐단이 반드시 스스로 파는 데에 이르기 때문입니다.
故先王謹其始以爲之防,
그러므로 선왕께선 시작함을 삼감으로 방비함을 삼았으니
而爲士者世守焉.
선비 된 사람들은 대대로 고수했습니다.
師道於公,
저는 장돈(章惇) 공에 대하여
前有貴賤之嫌, 後無平生之舊,
앞에선 귀천의 혐의가 있고 뒤로는 평생 구면(舊面)이 아니니
公雖可見, 禮可去乎.
공을 비록 뵐 수 있더라도 예를 버릴 수 있겠습니까?
且公之見招,
또한 공의 초빙을 받은 것은
公豈以能守區區之禮乎.
공께선 아마도 구구한 예절을 고수해서일 것입니다.
若冒昧法義, 聞命走門,
만약 법과 의에 어두움을 무릅쓰고 명령을 듣고 문으로 달려간다면
則失其所以見招, 公又何取焉.
초빙 받게 된 이유를 잃는 것이니 공께선 또한 어찌 저를 취하시겠습니까?
雖然有一於此, 幸公之他日,
비록 그러나 여기에 한 가지 방법이 있으니 다행히 공께서 다른 날에
成功謝事, 幅巾東歸,
공을 이루고 일을 사직하고서 복건【폭건(幅巾): 은사(隱士) 등이 쓰는 두건(頭巾)인데, 삼국(三國) 시대 오(吳) 나라 장소(張昭)가 임종시에 폭건소관(幅巾素棺)으로 염(斂)을 하라고 유명(遺命)을 내린 고사에서 온 말이다】을 쓰고 동쪽으로 돌아오시면
師道當御款段, 乘下澤,
저는 마땅히 관단마【관단(款段): 걸음이 느린 말, 또는 조그마한 말을 뜻한다. 『후한서(後漢書)』에 “관단마와 하택거(下澤車)를 타다.”라 하였고, 주(註)에 ‘관(款)은 느리다는 뜻’이라 하였다.】를 부리고 하택거【하택(下澤): 마원(馬援)이 향리(鄕里)로 돌아온 후에 항상 타고 다니던 수레로서, 전간(田間)의 진펄을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 가벼운 수레이다.】를 타고서
候公於上東門外, 尙未晩也.
공을 상동문 바깥에서 기다리리니 오히려 늦지 않을 것입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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