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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목차 1. 어른의 관점을 버리고 학생의 성장을 바라봐야 한다 지민이의 고군분투는 그 아이의 성장을 위한 과정이다 우리 지금 노는 건가요? 2. 좌충우돌 트래킹 회의를 기록하다 준비 또한 대충대충 성장의 바로미터, 지적을 받아들이는 정도 우여곡절 끝에 계획이 정해지다 3. 여유롭던 아침이 긴박한 아침으로 여유로운 아침이 산산이 부서진 이유 시간에 쫓김은 불행이지만, 살아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4. 경복궁의 향원정과 건청궁을 아시나요? 조촐한 인원이 경복궁에 모이다 익숙하지만 그만큼 잘 모르는 곳, 경복궁 향원정에 와서 이름을 탐색하다 건청궁, 고종의 찬란한 꿈과 스러진 꿈 5. 여유롭게 경복궁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다 시간에 쫓겨 맘이 급해졌지만 뜻밖의 여유가 생기다 손에 잡히지 않는 순간에만 느껴지는..
7. 북촌한옥마을과 전주한옥마을 점심을 먹고 나선 통인시장에서 가까운 서촌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하지만 지도에서 간단히 검색만 해봤을 뿐, 제대로 위치를 알아본 것은 아니기에 헤맬 수밖에 없었다. 조금 걷다 보니, 한옥마을 비슷한 곳이 나오긴 하는데, 그렇게 한옥이 많은 건 아니더라. 그래서 어르신에게 물어봐도 긴가민가하는 반응만 보여주신다. 생각보다 훨씬 별로였기에 두 가지 중 선택해야 했다. 아예 북촌한옥마을 쪽으로 가던지, 사직공원 쪽으로 가던지 말이다. 이건 흡사 ‘인생극장’의 한 장면 같았는데, 결정을 하는 건 오늘의 인솔자인 민석이의 몫이었다. 몇 시간 정도 고민을 했을까, 민석이는 “그래 결심했어! 북촌한옥마을로 고고~”라고 이휘재가 울고 갈 정도로 결연하게 외쳤다. 그 순간 민석이의 모습..
6. 통인시장에선 엽전으로 음식을 사서 먹을 수 있다 현세는 11시 54분에 도착하여 함께 통인시장까지 걸어갔다. 통인시장은 엽전으로 음식을 살 수 있는 곳이다. 우리도 그 소문을 익히 들어 어제 트래킹 장소를 정할 때 이곳으로 정하게 됐다. ▲ 가맹점에서만 엽전을 쓸 수 있다. 여기선 엽전으로 음식을 산다 도로를 따라 걷다가 통인시장이라는 안내판이 걸린 곳으로 들어가니, 길가 양 옆으로 점포들이 늘어서 있다. 여기서 갖가지 음식들을 파는데, 그 앞에 놓인 메뉴판이 색달랐다. ‘통 도시락 카페 가맹점’이라 쓰인 팻말이 놓여 있고, 각 음식 앞엔 가격이 적힌 종이가 있는데, 거기엔 ‘₩1.000 / 엽전 2량’하는 식으로 적혀 있기 때문이다. 그건 곧 이곳에선 돈과 엽전 두 가지 화폐가 동시에 통용된다는 ..
5. 여유롭게 경복궁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다 향원정과 건청궁을 분주하게 움직이지 않고 그저 한 곳만을 응시하고 싶었기에, 천천히 둘러봤다. 그런데도 시간이 꽤 남아서 몸도 녹이고 시간도 때울 겸 국립민속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박물관에 갈 때는 상관없는데 다시 경복궁으로 들어갈 땐 티켓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다른 곳에서 만나기로 했으면 경복궁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지만, 문제는 영추문에서 만나기로 했다는 사실이다.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은 경복궁의 동쪽 끝이고 만나기로 한 곳은 서쪽 끝이니, 경복궁을 관통하여 가면 훨씬 빨리 도착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럴 수 없으니 궁의 외곽을 따라 영추문까지 가야만 했다. ▲ 경복궁은 욕심 내어 보기보다 천천히 한 곳에 오래 머물며 봐야 하는 곳이다. ..
4. 경복궁의 향원정과 건청궁을 아시나요? 9시 52분에 경복궁역에 도착했다. 아침에 본이 아니게 헐레벌떡 움직였던 것에 비하면 늦지 않은 것이니 정말 다행이다. ▲ 서늘한 맑음이라 표현해야 하려나. 나들이하긴 좋은 날씨지만, 아직은 춥다. 조촐한 인원이 경복궁에 모이다 경복궁역 5번 출구 쪽으로 올라가니, 민석이와 초이쌤만 보이더라. 민석이는 글쎄 9시에 도착하여 기다렸다고 한다. 시간을 헷갈렸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집에서 일찍 나오고 싶어서였는지 알 수는 없지만, 기다려야 하는 한 시간은 길고도 길었을 것이다. 그래서 고궁박물관에 들어가 몸을 녹이며 기다리다가 내려왔다고 하더라. 나머지 아이들은 10시가 조금 지나 모였다. 지훈이는 감기가 걸려 나오지 못했으며 상현이는 개인사정으로 나오지 못했고 ..
3. 여유롭던 아침이 긴박한 아침으로 10시까지 경복궁역 5번 출구에서 모이기로 했다. 평상시보다 한 시간 정도 시간의 여유가 있으니 한껏 여유를 부리며 아침을 맞이했다. 눈은 떠졌지만 따뜻한 이불 속에 누워서 행복을 만끽했고, 좀이 쑤실 때쯤 일어나 씻었다. 그럼에도 시간은 겨우 8시가 살짝 넘었을 뿐이다. 강동구청역에서 9시 17분에 출발하는 전철을 타면 되니, 맘은 한결 가볍다.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신경 쓰지 않았음에도 무려 25분이나 남았다. 그제야 가방을 챙기고 외출복을 갈아입고 이어폰을 귀에 꽂아 디어클라우드Dear Cloud의 ‘늦은 혼잣말’이란 노래를 들으며 길을 나섰다. 그 순간은 어느 것에도 비할 수 없는 나 자신에게 가장 충실한 시간이었다. ▲ 최근 자주 듣고 있는 디어..
2. 좌충우돌 트래킹 회의를 기록하다 이런 회의 과정을 통해 ‘통인시장’, ‘롯데월드’, ‘하늘공원’, ‘남한산성’, ‘검단산’이 결정되었다. 아이들이 고군분투하며 짠 것인데, 나름 서울 근교에서 갈 수 있는 곳으로는 잘 짜였기에 기분이 좋았다. 준비 또한 대충대충 내일 갈 곳이 ‘통인시장’으로 정해졌으니, 이제 구체적인 계획을 짜야 했다. 그래서 두 팀으로 나누어 각자 조사를 하고 함께 모여 하나의 계획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민석, 지훈, 지민(민지팀)’와 ‘준영, 상현, 태기(준태팀)’가 각각 팀이 되어 계획표를 짜기 시작했다. 민지네 팀에선 두 사람은 그래도 검색도 해보고 지도도 봐가며 계획을 짜는데, 지훈이는 자꾸 딴 짓을 하더라. 전혀 엉뚱한 정보를 찾아본다던지, 다른 검색어를 치며 정보 찾는..
1. 어른의 관점을 버리고 학생의 성장을 바라봐야 한다 단재학교에선 재작년부터 트래킹을 하고 있다. 2013년부터 영화팀은 등산을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갔기 때문에, 그걸 영화팀뿐만 아니라 전체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만든 것이 바로 트래킹이었다. 처음엔 등산도 하고, 가볍게 산책도 하자는 의미로 만든 것인데, 아이들은 트래킹이란 단어를 듣자마자, ‘저건 등산과는 다른 의미일 것이다’는 것에 꽂힌 듯했다. 아무래도 움직이길 좋아하지 않고 최대한 걷지 않으려 하다 보니 그런 식으로 생각하게 되는 건 당연한 듯 보였다. 그래서 사전에서 찾아보니 ‘트레킹trekking은 느리지만 힘이 드는 하이킹이라는 정도의 의미로, 등반과 하이킹의 중간 형태이다.’라고 되어 있다. 이 개념 자체가 되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