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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황하를 하룻밤에 아홉 번이나 건너며 깨달은 것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 박지원(朴趾源) 거침없이 흐르는 황하 河出兩山間, 觸石鬪狼. 其驚濤駭浪憤瀾怒波哀湍怨瀨, 犇衝卷倒, 嘶哮號喊, 常有摧破長城之勢. 戰車萬乘, 戰騎萬隊, 戰砲萬架, 戰鼓萬坐, 未足諭其崩塌潰壓之聲. 沙上巨石屹然離立, 河堤柳樹, 窅冥鴻濛, 如水祗河神爭出驕人, 而左右蛟螭試其挐攫也. 或曰此古戰場故河鳴然也, 此非爲其然也. 河聲在聽之如何爾. 내 감정이 소리를 변화시키네 余家山中, 門前有大溪. 每夏月急雨一過, 溪水暴漲, 常聞車騎砲鼓之聲, 遂爲耳崇焉. 余嘗閉戶而臥, 比類而聽之. 深松發籟此聽雅也, 裂山崩崖此聽奮也, 群蛙爭吹此聽驕也, 萬筑迭響此聽怒也, 飛霆急雷此聽驚也, 茶沸文武此聽趣也, 琴諧宮羽此聽哀也, 紙牕風鳴此聽疑也. 皆聽不得其正, 特胸中所意設而耳爲之..
7. 시류에 휩쓸리지 않도록 도로 눈을 감아라 이날 홍려시소경 조광련이 의자를 나란히 하고서 요술을 구경하였다. 내가 조경에게 말하였다. “눈이 능히 시비를 판단치 못하고 진위를 살피지 못할진대 비록 눈이 없다고 해도 괜찮으리이다. 그러나 항상 요술하는 자에게 속게 되는 것은 이 눈이 일찍이 망녕되지 않은 것은 아니나, 분명하게 본다는 것이 도리어 빌미가 되는 것입니다 그려.” 조경이 말했다. “비록 요술을 잘하는 이가 있다 해도 소경은 속이기가 어려울 터이니, 눈이란 과연 항상된 것일까요?” 내가 말했다. “우리나라에 서화담 선생이란 이가 있었지요. 밖에 나갔다가 길에서 울고 있는 자를 만났더랍니다. ‘너는 왜 우느냐?’고 물으니, 대답하기를, ‘저는 세 살에 눈이 멀어 지금에 사십년이올시다. 전일에 ..
6. 장님의 눈이야말로 평등안 다시 책문밖에 이르러 책문 안을 바라다보니 일반 집들도 모두 다섯 들보가 높이 솟았고, 띠로 이엉을 이어 위를 덮었는데, 등마루는 우뚝하고 대문은 가지런하였다. 거리는 평평하고 곧아서 양쪽 가로 마치 먹줄을 친 듯하였다. 담장은 모두 벽돌로 쌓았고, 사람 타는 수레와 짐 싣는 수레가 길 가운데로 이리저리 오가고, 벌려 놓은 그릇들은 모두 그림을 그린 자기들이다. 이미 그 제도를 보고 나니 시골구석의 촌티라고는 아예 없었다. 예전에 내 친구 홍덕보가 일찍이 규모는 큰데도 심법心法은 세밀하다고 말하더니, 책문은 천하의 동쪽 끝 모퉁이인데도 오히려 이와 같으매, 앞길의 유람이 갑자기 생각이 탁 막히면서 곧장 이 길로 되돌아가고만 싶어, 나도 몰래 배가 부글거리고 등이 타는 듯하였..
5. 연못가에 서서도 전혀 위태롭지 않은 장님 내가 오늘 밤에 이 물을 건넘은 천하에 지극히 위태로운 일이다. 그러나 나는 말을 믿고 말은 발굽을 믿고, 발굽은 땅을 믿어 말고삐를 잡지 않은 보람을 거둠이 이와 같도다. 수역首譯이 주주부周主簿에게 말한다. “옛날에 「위어危語」를 지은 자가 있어 말하기를, ‘장님이 눈먼 말을 타고 한밤중에 깊은 연못가에 섰도다’라고 했더니, 참으로 우리들의 오늘밤 일입니다 그려.” 내가 말했다. “그것이 위태롭기는 해도 위태로움을 잘 안 것은 아니라고 보네.” 두 사람이 말한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장님을 보고 있는 자는 눈이 있는 사람인지라, 장님을 보고는 스스로 그 마음에 위태롭게 여기는 것이지, 정작 장님은 위태로운 줄을 알지 못하는 법이거든. 장님은 위태로운 ..
4. 눈과 귀에 휘둘리지 말라 예전 우임금이 황하를 건너는데 황룡이 배를 등져 지극히 위태로왔다. 그러나 살고 죽는 판가름이 먼저 마음에 분명하고 보니 용이고 도마뱀이고 그 앞에서 크고 작은 것을 헤아릴 것이 없었다. 소리와 빛깔은 바깥 사물인데 바깥 사물이 항상 눈과 귀에 탈이 되어 사람으로 하여금 그 보고 듣는 바름을 잃게 만듦이 이와 같다. 그러니 하물며 사람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그 험하고 위태로움이 황하보다 심하여 보고 듣는 것이 문득 병통이 됨에 있어서이겠는가? 내 장차 내 산 중에 돌아가 다시 앞 시내의 물소리를 듣고 이를 징험하여, 장차 몸놀림에 교묘하여 스스로 총명하다고 믿는 자를 경계하리라. 昔禹渡河, 黃龍負舟, 至危也. 然而死生之辨, 先明於心, 則龍與蝘蜓不足大小於前也. 聲與色外物也,..
3. 보이지 않는 물소리가 두렵게 하네 그 위태로움이 이와 같은데도 강물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모두들 요동 평야는 평평하고 광활하기 때문에 물줄기가 성내 울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황하를 모르고서 하는 소리다. 요하遼河가 울지 않는 것이 아니라, 다만 한밤중에 건너지 않았기 때문일 뿐이다. 낮에는 능히 물을 볼 수 있는 까닭에 눈이 온통 위험한데로만 쏠려서 바야흐로 부들부들 떨려 도리어 그 눈이 있음을 근심해야 할 판인데 어찌 물소리를 들을 수 있겠는가? 이제 내가 한밤중에 강물을 건너매, 눈에 위태로움이 보이지 않자 위태로움이 온통 듣는 데로만 쏠려서 귀가 바야흐로 덜덜 떨려 그 걱정스러움을 견딜 수가 없었다. 其危如此而不聞河聲. 皆曰遼野平廣故水不怒鳴, 此非知河也. 遼河未嘗不鳴, 特未夜渡爾. 晝..
2. 눈에 현혹되지 말라 이제 나는 한밤중에 한 줄기 황하를 아홉 번 건넜다. 황하는 장성 밖에서 나와 장성을 뚫고서 유하와 조하, 황화와 진천 등 여러 물줄기를 한데 모아, 밀운성 아래를 지나면서는 백하가 된다. 나는 어제 배를 타고서 백하를 건넜는데, 이곳의 하류이다. 내가 아직 요동 땅에 들어서지 않았을 때 바야흐로 한 여름 불볕 속에 길을 가다가 갑자기 큰 강물이 앞에 나오는데, 붉은 파도가 산처럼 일어서며 그 끝간 데가 보이지 않았다. 이는 대개 천리밖에 폭우가 내린 때문이었다. 今吾夜中一河九渡. 河出塞外, 穿長城, 會楡河潮河黃花鎭川諸水, 經密雲城下爲白河. 余昨舟渡白河, 乃此下流. 余未入遼時, 方盛夏行烈陽中, 而忽有大河當前, 赤濤山立, 不見涯涘, 蓋千里外暴雨也. 소리는 귀로 듣지 않고 마음으로 ..
1. 같은 소리도 마음 따라 달리 들린다 강물은 두 산 사이에서 나와 바위에 부딪치며 사납게 흘러간다. 그 놀란 파도와 성난 물결, 구슬피 원망하는 듯한 여울은 내달리고 부딪치고 뒤엎어지며 울부짖고 으르렁대고 소리 지르니, 언제나 만리장성마저 꺾어 무너뜨릴 기세가 있다. 만대의 전차와 만 마리의 기병, 만대의 대포와 만개의 북으로도 그 무너질 듯 압도하는 소리를 비유하기엔 충분치 않다. 모래 위에는 큰 바위가 우뚝하니 저만치 떨어져 서 있고, 강가 제방엔 버드나무가 어두컴컴 흐릿하여 마치도 물 밑에 있던 물귀신들이 앞 다투어 튀어나와 사람을 놀래킬 것만 같고, 양옆에서는 교룡과 이무기가 확 붙들어 나꿔 채려는 듯하다. 어떤 이는 이곳이 옛 싸움터인지라 황하가 이렇듯이 운다고 말하기도 하나, 이는 그런 것..
3. 의주로에 경성감옥이 만들어진 이유 그렇다면 일본은 형무소를 왜 한양으로 들어서는 의주로의 초입길에 만든 것일까? ▲ 서대문 형무소가 만들어질 당시의 모습. 서대문 형무소는 왜 의주로에 만들어졌나? 일본은 청나라를 향해 시위하고 있었던 것이다. 청나라의 사신이 들어오던 길목에 버젓이 감옥을 만들어 놓고 “청나라 너희들 이젠 조선에 대해서 감 놔라 배 놔라 하지마!”라고 무언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이를 보고 있으니, 연암이 쓴 『열하일기(熱河日記)』 「황교문답(黃敎問答)」에서 황제가 왜 열하로 피서를 떠났는지 밝힌 대목과 정조의 능행(陵幸) 장면이 떠올랐다. 연암은 삼종형(三從兄)을 따라 황제 고희연의 축하사절단 자격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몇날 며칠을 고생한 끝에 북경에 도착했지만,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