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위나라 공자인 형(荊)은 재산에 휘둘리지 않았다
子謂衛公子荊, “善居室. 始有, 曰: ‘苟合矣.’ 少有, 曰: 苟完矣. 富有, 曰: 苟美矣.”
公子荊, 衛大夫. 苟, 聊且粗略之意. 合, 聚也. 完, 備也. 言其循序而有節, 不以欲速盡美累其心.
○ 楊氏曰: “務爲全美, 則累物而驕吝之心生. 公子荊皆曰苟而已, 則不以外物爲心, 其欲易足故也.”
해석
子謂衛公子荊, “善居室. 始有, 曰: ‘苟合矣.’ 少有, 曰: 苟完矣. 富有, 曰: 苟美矣.”
공자께서 위나라 형을 평가하시며 “집에 살기를 잘 했다. 처음에 소유했을 땐 ‘겨우 합당하다’고 했고, 조금 갖춰져선 ‘겨우 완비되었다’고 했으며, 부유해져선 ‘겨우 아름답다’라고 했다.”라고 말씀하셨다.
公子荊, 衛大夫.
공자 형은 위나라 대부다.
苟, 聊且粗略之意.
구(苟)는 겨우와 대강이란 뜻이다.
合, 聚也. 完, 備也.
합(合)은 모인다는 것이다. 완(完)은 갖춘다는 것이다.
言其循序而有節,
차례를 따라 절도가 있게 하여
不以欲速盡美累其心.
빠르게 하고자 하고 아름다움을 다하고자 하여 마음에 얽매이지 않았음을 말했다.
○ 楊氏曰: “務爲全美,
양시(楊時)가 말했다. “온전히 아름답길 힘쓰면
則累物而驕吝之心生.
사물에 얽매여 교만하고 인색한 마음이 생긴다.
公子荊皆曰苟而已,
공자 형은 모두 ‘겨우’라고 말했으니
則不以外物爲心, 其欲易足故也.”
외물로 마음을 삼지 않아 욕망을 충족시키기 쉬웠기 때문이다.”
○ 사치(奢侈)란 말은 남보다 많이 가진 것을 뜻했다. 사(奢)의 옛글자는 대(大)의 아래에 많을 多(다)를 썼고[奓], 치(侈)는 오른쪽이 다(多)의 글자다. 뒤에는 질적으로 뛰어난 물품을 누림을 뜻하게 됐다. 사치는 물자 유통을 촉진하고 품질을 향상시킨다. 하지만 사치를 좇는 탐욕은 인간을 물질에 매이게 하고 사회적으로 신분의 차이와 빈부의 격차를 초래한다. 그렇기에 ‘논어’ ‘자로(子路)’의 이 장(章)에서 공자는 위(衛)나라 공자 형(荊)이 담박한 생활을 하여 외물(外物)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위(謂)는 ‘∼에 대해 말하다’이다. 형(荊)은 위(衛)나라 대부의 이름이다. 선거실(善居室)은 가정 살림을 잘 꾸린다는 뜻이다. 유(有)는 소유(所有)이다. 구(苟)는 ‘그런대로’, 合은 ‘잘 갖추어 절도에 맞다’이다. 완(完)은 완비(完備), 미(美)는 훌륭함이다. 정약용은, 공자는 궁궐을 나오면서부터 밭과 재산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것이 시유(始有)이고, 그가 몸소 검약해서 점차 살림이 부유해진 것이 소유(少有)이며, 저축을 통해서 노년에 풍요로워진 것이 부유(富有)라고 풀이했다.
고려 말의 이색(李穡)은 ‘自嘆(자탄)’ 시에서 “백발에 다행히 떠돌지는 않거니, 그런대로 가지는 게 내 뜻이로다. 금년 지나고 명년이 온들, 뉘 다시 갖추고 훌륭하길 바라랴[白頭幸席暖, 苟有吾所志. 今年復明年, 誰更望完美]”라고 했다. 정말 오늘날에는 구합(苟合)이 아니라 구유(苟有)에 만족할 줄 알아야 외물에 휘둘리지 않을 것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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