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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호를 고쳐 새롭게 하여 조선이라 하다
개신국호위조선(改新國號爲朝鮮)
원천석(元天錫)
雲物不隨人事變 尙令閑客暗傷神
恭惟天子重東方 命號朝鮮理適當
箕子遺風將復振 必應諸夏競觀光 『耘谷行錄』 卷之五
해석
王家事業便成塵 왕가사업변성진 |
왕가의 사업이 곧 티끌이 되어 |
依舊山河國號新 의구산하국호신 |
옛 산하인데도 국호는 새롭네. |
雲物不隨人事變 운물불수인사변 |
구름과 사물은 사람의 일을 따라 변하지 않아 |
尙令閑客暗傷神 상령한객암상신 |
오히려 한가로운 나그네를 암담히 정신 상하게 하네. |
해설
조선 태조(太祖)가 1393년에 국호(國號)를 조선(朝鮮)이라 정했는데, 이 시는 그 이듬해 지은 작품이다.
고려 왕씨(王氏)는 티끌로 변하여 국호가 고려(高麗)에서 조선(朝鮮)으로 변하는데 산천은 한결같다. 자연의 풍광은 사람의 일처럼 바뀌지 않아 그대로라 운곡(耘谷)을 시름겹게 한다고 했다. 이 시는 운곡이 고려가 망한 뒤 도읍인 개성을 찾아가서 지은 “오백 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 데 없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라고 읊은 시조와 유사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해석
恭惟天子重東方 공유천자중동방 |
공경히 생각건대 천자께서 동방을 중하게 여겨 |
命號朝鮮理適當 명호조선리적당 |
조선이라 국호 명하니 이치가 적당하다네. |
箕子遺風將復振 기자유풍장부진 |
기자의 남은 풍속이 장차 다시 떨치리니 |
必應諸夏競觀光 필응제하경관광 |
반드시 응당 여러 나라가 다투듯 빛을 보리. 『耘谷行錄』 卷之五 |
해설
이 시에서는 앞 시와 달리 조선이란 국호를 찬양하며 새로운 풍속이 진작되어 이웃 나라들의 귀감(龜鑑)이 되리라는 기대의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중국 천자까지도 우리 동방을 중하게 여겨 조선이라 이름했으니, 그 이치가 적당하다는 것이다. 기자(箕子)가 남긴 유풍을 장차 다시 떨칠 것이니, 이웃 여러 나라들이 다투어 우리나라를 찾아올 것이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85~386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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