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 정사룡의 시를 통해 공부를 깨닫다
陽谷曰: “國朝以來, 代有作者, 各擅名家, 而未免偏方氣習之累, 不趍於流麗, 則或失於組織. 鄭湖陰士龍, 奇古峭拔, 一洗萎累之氣, 可與唐之長吉·義山竝較才力.”云.
湖陰「夜坐卽事」詩曰: ‘擁山爲郭似盤中, 暝色初沈洞壑空. 峰頂星搖爭缺月, 樹巓禽動竄深叢. 晴灘遠聽飜疑雨, 病葉微零自起風. 此夜共分吟榻料, 明朝珂馬軟塵紅.’
眞所謂高秋獨眺, 晩霽孤吹.
해석
陽谷曰: “國朝以來,
양곡 소세양(蘇世讓)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조선이 개국한 이래로
代有作者, 各擅名家,
시대마다 작가들이 있어 각각 이름 난 작가로 떨쳤지만
而未免偏方氣習之累.
치우친 지방의 기운과 습속의 얽매임을 벗어나지 못했다.
不趍於流麗, 則或失於組織.
그래서 유려한 데로 치닫지 않으면 간혹 조직하는 데서 잃었다.
鄭湖陰士龍, 奇古峭拔,
호음 정사룡은 기이하고 예스러우며 가파르고 기발하여
一洗萎累之氣,
한 번 마르고 얽매인 기운을 씻어냈으니,
可與唐之長吉·義山竝較才力.”云.
당나라 장길 이하(李賀)나 의산 이상은(李商隱)과 함께 재주와 힘을 겨룰 만하다.”
湖陰「夜坐卽事」詩曰: ‘擁山爲郭似盤中, 暝色初沈洞壑空. 峰頂星搖爭缺月, 樹巓禽動竄深叢. 晴灘遠聽飜疑雨, 病葉微零自起風. 此夜共分吟榻料, 明朝珂馬軟塵紅.’
호음의 「밤에 앉아 곧바로 지으며[夜坐卽事] / 양근에서 밤에 누워 즉석에서 시를 지어 동료에게 보이다[楊根夜坐 卽事示同事]」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擁山爲郭似盤中 | 산을 둘러 성곽이 되니, 소쿠리 안과 비슷한데, |
暝色初沈洞壑空 | 어둠에 막 잠기자 골자기는 텅 비었네. |
峯頂星搖爭缺月 | 묏 봉우리의 별은 흔들리면서 이지러진 달과 다투고 |
樹顚禽動竄深叢 | 나무 끝의 새가 움직여 깊은 숲으로 숨누나. |
晴灘遠聽翻疑雨 | 갠 여울소리 멀리서도 들리니 문득 비 오나 싶고 |
病葉微零自起風 | 시든 잎사귀 지자 절로 바람이 일어나네. |
此夜共分吟榻料 | 이 밤에 함께 시를 읊조린 침대값은 함께 나눠 내겠지만, |
明朝珂馬軟塵紅 | 내일 아침이면 말방울 소리 나고 붉은 먼지 날리겠지. |
眞所謂高秋獨眺,
참으로 높은 가을에 홀로 바라보고
晩霽孤吹.
저물녘 비가 개자 홀로 피리 부는 것이라 말하리로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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