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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申企齋送人金剛詩曰: ‘一萬峯巒又二千, 海雲開盡玉嬋姸. 少因多病今傷老, 孤負名山此百年.’
柳月篷「福泉寺」詩曰: ‘落葉鳴廊夜雨懸, 佛燈明滅客無眠. 仙山一躡傷遲暮, 烏帽欺人二十年.’
申詩傷其衰病, 柳詩歎其纏縛, 擺脫塵累, 致身名區, 若是之難乎! 兩詩格韻皆淸切, 而柳詩起語尤警.
해석
申企齋送人金剛詩曰: ‘一萬峯巒又二千, 海雲開盡玉嬋姸. 少因多病今傷老, 孤負名山此百年.’
신기재가 금강산으로 사람을 전송하며 지은 시(「종질 원량 신잠이 영동군에 부임할 때 헤어지며 주다[贈別堂姪元亮潛之任嶺東郡]」)는 다음과 같다.
一萬峯巒又二千 | 일만 봉우리에 또 이천 봉우리. |
海雲開盡玉嬋姸 | 바다구름 개자 옥 같은 봉우리들 선연해. |
少因多病今傷老 | 어려선 병이 많았고 지금은 늙음을 슬퍼하니 |
孤負名山此百年 | 쓸쓸히 명산을 저버린 나의 삶 백년. |
柳月篷「福泉寺」詩曰: ‘落葉鳴廊夜雨懸, 佛燈明滅客無眠. 仙山一躡傷遲暮, 烏帽欺人二十年.’
월봉 유영길(柳永吉)의 「복천사(福泉寺)」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落葉鳴廊夜雨懸 | 낙엽소리 울던 곁채에 밤비가 걸렸는데 |
佛燈明滅客無眠 | 불상의 등불 깜빡여 손님은 잠이 없네. |
仙山一躡傷遲暮 | 신선의 산 한번 밟으니 나이 들음이 속상하네. |
烏帽欺人二十年 | 오사모로 사람을 20년이나 속였구나. |
申詩傷其衰病,
신광한의 시는 노쇠하고 병듦을 속상해했고,
유영길의 시는 번뇌를 탄식했으니,
擺脫塵累, 致身名區, 若是之難乎!
속세의 얽매임에서 벗어나 이름 난 구역에 몸을 두는 것이, 이처럼 어렵단 말인가.
兩詩格韻皆淸切, 而柳詩起語尤警.
두 시는 격조와 운율이 모두 맑고 절실하지만 유영길의 시는 기구(起句)가 더욱 놀랍다.
인용
신광한이 시로 전해주는 ‘하고 싶은 거 다 해봐’라는 메시지
유영길이 시로 전해주는 ‘하고 싶은 거 다 해봐’라는 메시지
- 전박(纏縛): 중생의 몸과 마음을 얽어매어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는 데서, '번뇌(煩惱)'를 이르는 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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