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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고경명 - 어주도(漁舟圖)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고경명 - 어주도(漁舟圖)

건방진방랑자 2019. 2. 1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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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잡이배 그림에 쓴 시

어주도(漁舟圖)

 

고경명(高敬命)

 

 

蘆洲風颭雪漫空 沽酒歸來繫短篷

橫笛數聲江月白 宿禽飛起渚烟中 霽峯續集

 

 

 

 

 

 

해석

蘆洲風颭雪漫空

로주풍점설만공

갈대 모래톱에 바람 불고 눈 허공에 가득한데

沽酒歸來繫短篷

고주귀래계단봉

술을 사서 돌아와 조각배 맸네.

橫笛數聲江月白

횡적수성강월백

몇 가락 젓대소리, 강 위에 달이 환해지자,

宿禽飛起渚烟中

숙금비기저연중

자던 새가 물안개 속에 날아오르네. 霽峯續集

 

 

해설

이 시는 고깃배를 그린 그림을 보고 읊은 제화시(題畵詩)이다.

 

물가에 있는 갈대밭에 바람이 부는데 저 멀리 먼 곳에는 하얀 눈으로 덮여 있다. 갈대밭 옆에는 작은 배가 매여 있는데, 조금 전 술을 사 온 배이다. 훤히 뜬 강물 위로 피리소리가 들려온다(실제 그림에는 피리가 없겠지만 을 돋우기 위해 상상해서 넣은 것이다). 눈도 희고 달빛도 희다 보니, 자던 새가 놀라 물안개 속에서 날아오르고 있다.

 

이 외에도 허균(許筠)성소부부고(惺所覆瓿藁)에는 고경명의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근대의 관각시(館閣詩)에서는 아계(鵝溪) 이산해(李山海)가 으뜸이다. 그의 시가 초년부터 당을 법받았으며 늘그막에 평해(平海)에 귀양 가서 비로소 심오한 경지에 이르렀다. 제봉(霽峰) 고경명(高敬命)의 시 또한 벼슬을 내놓고 한거하는 가운데 크게 진보된 것을 깨달을 수 있었으니, 이에 문장이란 부귀영화에 달린 것이 아니라 험난과 고초를 겪고 강산의 도움을 얻은 후에라야 묘경에 들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어찌 이공(二公)만 그러하랴. 고인이 모두 이러하니 유주(柳州)로 좌천됐던 유자후(柳子厚)나 영외(嶺外)로 귀양 갔던 소동파(蘇東坡)에서도 이를 볼 수 있는 것이다[近代館閣 李鵝溪爲最 其詩初年法唐 晩謫平海 始造其極 而高霽峯詩 亦於閑廢中 方覺大進 乃知文章不在富貴榮耀 而經歷險難 得江山之助 然後可以入妙 豈獨二公 古人皆然 如子厚柳州 坡公嶺外 可見已].”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382~383

 

 

인용

소화시평 권상96

감상하기

우리 한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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