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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박상 - 차영남루운(次嶺南樓韻)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박상 - 차영남루운(次嶺南樓韻)

건방진방랑자 2019. 2. 15.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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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영남사(題嶺南寺)’에 차운하다

차영남루운(次嶺南樓韻)

 

박상(朴祥)

 

 

客到嶺梅初發天 嘉平之後上元前

春生畫鼓雷千面 詩會靑山日半邊

漁艇載分籠渚月 官羊踏破羃坡煙

形羸心壯凌淸曠 驅使乾坤入醉筵

 

西湖萬里隔吳天 綠浪東西忽墮前

天上玉樓身坐處 海中鼇極眼窮邊

江魚慣聽靑娥瑟 城樹恒燻錦燭煙

度嶺謾愁深涉險 平生經賞摠塵筵 訥齋先生集卷第五

 

 

 

 

 

 

해석

客到嶺梅初發天

객도령매초발천

손님이 고개에 이르니 매화가 처음으로 피어나 자연스러우니,

嘉平之後上元前

가평지후상원전

섣달가평(嘉平): 음력 섣달.이 지나 대보름 전이라네.

春生畫鼓雷千面

춘생화고뢰천면

춘흥(春興)은 화고(畫鼓)의 둥둥거리는 천 번의 소리에 생겨나고,

詩會靑山日半邊

시회청산일반변

시흥(詩興)은 푸른 산 해 반쯤 걸린 곁에서 모여든다.

漁艇載分籠渚月

어정재분롱저월

고깃배는 물가 두른 달을 나누어 실었고,

官羊踏破羃坡煙

관양답파멱파연

관아의 염소는 언덕 덮던 안개 깨뜨려 밟는다.

形羸心壯凌淸曠

형리심장능청광

몸은 야위었으나 마음은 건장해 맑은 들판 오르니,

驅使乾坤入醉筵

구사건곤입취연

하늘과 땅을 부려 취한 술자리에 끌어들이네.

 

西湖萬里隔吳天

서호만리격오천

서호 만 리인데도 오나라 하늘오천(吳天): 중국 오나라의 하늘이라는 뜻으로, 머나먼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과는 떨어져 있고

綠浪東西忽墮前

록랑동서홀타전

푸른 물결 동서에서 일다가 문득 앞에서 떨어지네.

天上玉樓身坐處

천상옥루신좌처

천상의 옥루는 몸이 앉아 있던 곳이고,

海中鼇極眼窮邊

해중오극안궁변

배다 속 네 기둥오극(鰲極): 하늘과 땅을 지탱하는 네 개의 기둥을 말한다. 옛날 여와(女媧)가 자라의 다리를 잘라서 사극(四極)을 세웠다는 설화에서 유래한 것이다. 사기(史記)』 「삼황기(三皇紀)은 시야가 다한 곳에 있네.

江魚慣聽靑娥瑟

강어관청청아슬

강의 물고기는 미녀의 거문고 소리 익숙한 듯 듣고

城樹恒燻錦燭煙

성수항훈금촉연

성의 나무는 항상 금촉의 연기에 잠겨 있네.

度嶺謾愁深涉險

도령만수심섭험

고개 넘고 시름겹게 깊은 험지를 건넜으니,

平生經賞摠塵筵

평생경상총진연

평생 지나온 곳이 모두 먼지 낀 자리였었지. 訥齋先生集卷第五

 

 

해설

이 시는 경남 밀양에 있는 영남루에 올라 차운한 시로, 시간의 경과가 잘 묘사되어 있다.

 

밀양 고개로 들어서자 매화가 꽃망울을 터트렸는데, 때는 음력 12월이 지나고 115일 전이다. 영남루에 올라 봄을 맞아 잔치가 벌어졌는데, 진동하는 풍악소리와 기생이 부르는 노랫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봄이 오고 있다. 대낮에 벌인 술자리는 어느덧 푸른 산으로 해가 지고 있으니, 저녁이 되었다. 밀양을 돌아 영남루로 흐르는 강에 달이 떴는데 저 멀리 고기잡이배에도 달이 떴다. 고개를 돌려 가까운 산을 보았더니, 낮에 풀어 놓았던 관청의 염소들이 안개를 밟고 부수는 듯이 안개를 뚫고 내려오고 있다. 비록 몸은 쇠했지만 마음만은 청춘이라서 마음이 맑고 광활한 저 하늘로 올라가서 자신의 팔에 온 천지를 담아 술자리로 내려온다.

 

정조(正祖)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박상(朴祥)의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삼연(三淵) 김창흡(金昌翕)의 시는, 근고(近古)에는 이러한 품격이 없을 뿐 아니라 중국의 명가(名家) 속에 섞어 놓아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동악(東岳) 이안눌(李安訥), 읍취헌(挹翠軒) 박은(朴誾), 석주(石洲) 권필(權韠), 눌재(訥齋) 박상(朴祥), 소재(蘇齋) 노수신(盧守愼) 등 여러 문집만은 못하다. 동악(東岳)의 시()는 언뜻 보면 맛이 없지만 다시 보면 좋다. 비유하자면 샘물이 졸졸 솟아 천 리에 흐르는 것과 같아서, 이리 보나 저리 보나 스스로 하나의 문장을 이루고 있다. 읍취헌(挹翠軒)은 정신과 의경(意境)이 깊은 경지에 도달하여 음운(音韻)이 청아한 격조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산수 간에 노니는 것 같은 생각을 갖게 한다. 세상에서는 소식(蘇軾)과 황정견(黃庭堅)을 배웠다고 하나 대개 스스로 터득한 것이 많아 당()ㆍ송()의 격조를 논할 것 없이 시가(詩家)의 절품(絶品)이라 할 만하다. 눌재(訥齋)는 고상하고 담백하여 스스로 무한한 취미(趣味)가 있으니, 비록 읍취헌과 겨룰 만하다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석주(石洲)는 비록 웅장함은 부족하지만 부드러운 맛이 있는데 가끔은 깨우침을 주는 것이 있다. 성당(盛唐)의 수준이라 할 수는 없지만 당()의 수준이 아니라고 한다면 너무 폄하한 것이다. 소재(蘇齋)19년간을 귀양살이하면서 노장(老莊)의 서적을 많이 읽어서 상당히 깨우친 것이 많았기 때문에 그의 음운이 뛰어나게 웅장하다. 옛사람이 이른바 황야(荒野)가 천 리에 펼쳐진 형세라고 한 것이 참으로 잘 평가한 말이다. 그러나 그 대체는 염락(濂洛)의 기미(氣味)를 잃지 않았으니, 평생 한 학문의 힘은 역시 속일 수 없는 것이다[三淵之詩 不但近古無此格 雖廁中國名家 想或無媿 而猶遜於東岳挹翠石洲訥齋蘇齋諸集 東岳詩 驟看無味 再看却好 譬如源泉渾渾 一瀉千里 橫看竪看 自能成章 挹翠神與境造 格以韻淸 令人有登臨送歸之意 世以爲學蘇黃而蓋多自得 毋論唐調宋格 可謂詩家絶品 訥齋淸高淡泊 自有無限趣味 雖謂之頡頏挹翠 未爲過也 石洲雖欠雄渾 一味裊娜 往往有警絶處 謂之盛唐則未也 而謂之非唐則太貶也 蘇齋居謫十九年 多讀老莊書 頗有頓悟處 故其韻遠 其格雄 古人所謂荒野千里之勢 眞善評矣 然其大體則自不失濂洛氣味 平生學力 亦不可誣也].”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81~183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소화시평

우리 한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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