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장문중은 지위를 훔친 자다
子曰: “臧文仲其竊位者與.
者與之與, 平聲.
○ 竊位, 言不稱其位而有愧於心, 如盜得而陰據之也.
知柳下惠之賢, 而不與立也.”
柳下惠, 魯大夫展獲, 字禽, 食邑柳下, 謚曰惠. 與立, 謂與之並立於朝.
范氏曰: “臧文仲爲政於魯, 若不知賢, 是不明也; 知而不擧, 是蔽賢也. 不明之罪小, 蔽賢之罪大. 故孔子以爲不仁, 又以爲竊位.”
해석
子曰: “臧文仲其竊位者與.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장문중은 지위를 훔친 자로구나.
者與之與, 平聲.
○ 竊位, 言不稱其位而有愧於心,
절위(竊位)는 그 지위에 알맞지 않아 마음에 부끄럼이 있다는 것으로
如盜得而陰據之也.
도둑질하여 얻어 몰래 그것을 점거한 것과 같다.
知柳下惠之賢, 而不與立也.”
유하혜가 어질다는 것을 알고도 함께 서려하지 않았으니.”
柳下惠, 魯大夫展獲, 字禽,
유하혜는 노나라 대부인 전획으로 자는 금이고
食邑柳下, 謚曰惠.
버드나무 아래를 식읍으로 받았으며, 시호는 혜다.
與立, 謂與之並立於朝.
여립(與立)은 그와 함께 아울러 조정에 섰다는 것이다.
范氏曰: “臧文仲爲政於魯,
범조우(范祖禹)가 “장문중은 노나라에서 정치를 했는데
若不知賢, 是不明也;
만약 유하혜가 어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 이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이고,
知而不擧, 是蔽賢也.
알고서 들어 쓰지 않았으면 이것은 어진 이를 가려버린 것이다.
不明之罪小, 蔽賢之罪大.
현명하지 못한 죄는 작지만, 어진 이를 가린 죄는 크다.
故孔子以爲不仁, 又以爲竊位.”
그렇기 때문에 공자는 불인하다고 여겼고 또한 지위를 훔쳤다고 여겼다.”
○ 논어’ ‘위령공(衛靈公)’의 이 장(章)에서 공자는 장문중(臧文仲) 개인을 평가한 말 속에 보편 이념을 담았다. 기(其)∼여(與)는 감탄과 추정의 어조를 드러낸다. 불여립(不與立)은 더불어 서지 않았다는 말로, 함께 조정에 서지 않았다는 뜻이다.
장문중은 노(魯)나라 대부로 성은 장손(臧孫), 이름은 진(辰)이다. 중(仲)은 자(字), 문(文)은 시호다. 삼환(三桓)의 세력이 강하지 않을 때 활동했는데, 지혜롭다는 평판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제후가 지닐 복구(卜龜)인 채(蔡)를 지녔고, 사당의 기둥머리에 산(山) 모양을 조각하고 동자기둥에 마름 문양을 넣었다. 그래서 ‘공야장(公冶長)’에서 공자는 그를 비판했다.
여기서 공자는 장문중을 ‘절위(竊位)한 자’라고 심하게 꾸짖었다. 유하헤(柳下惠)의 어짊을 알면서도 그를 조정(朝廷)에 서도록 추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유하혜는 이름이 전획(展獲)인데, 자(字)가 금(禽)이어서 전금(展禽)이라 부른다. 유하(柳下)는 봉지(封地)나 호(號)다. 제(齊)나라가 노나라를 침략했을 때, 유하혜는 장문중에게 작은 나라로서 큰 나라 섬기는 방도를 일러주었다. 또 노나라 동문 밖에 원거(爰居)라는 바닷새가 날아와서 장문중이 새에게 제사지내려 하자, 국가전례를 명분 없이 더하지 말라고 설득했다. 하부불기(夏父弗忌)가 희공(僖公) 신위의 반열을 올리려 했을 때는 귀신의 도리와 인간의 도리를 모두 범하게 된다고 만류했다. ‘맹자’에서는 유하혜를 화(和)를 이룬 성인이라고 칭송했다.
범조우(范祖禹)는, 정치를 맡은 장문중이 현명한 이를 알지 못했다면 지혜가 밝지 못한 셈이요 알고도 쓰지 않았다면 현명한 이를 가린 셈이 되는데, 현명한 이를 가린 죄가 더욱 크다고 했다. 우리 사회의 지도층 가운데는 절위(竊位)한 사람이 없으리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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