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허물이 있는데도 고치지 않다
子曰: “過而不改, 是謂過矣.”
過而能改, 則復於無過. 惟不改則其過遂成, 而將不及改矣.
해석
子曰: “過而不改, 是謂過矣.”
공자께서 “허물이 있는데도 고치지 않는 것이 허물이다.”라고 말씀하셨다.
過而能改, 則復於無過.
허물이 있어 고칠 수 있다면, 허물이 없었던 때로 돌아가게 된다.
惟不改則其過遂成,
그럼에도 오직 고치지 않는다면 그 허물이 마침내 습관이 되어
而將不及改矣.
장차 고치려 해도 고쳐지는 것엔 이르지 못한다.
○ ‘논어’에서는 거듭 자성(自省)을 강조한다. 자성(自省)은 내성(內省) 혹은 반성(反省)이라고도 한다. ‘위령공(衛靈公)’의 이 장(章)에서는 우리에게, 삶의 매 순간에 자성을 통해서 스스로의 잘못을 고쳐 나가라고 촉구한다. 이 글에는 과(過)란 글자가 두 번 나오는데 약간 차이가 있다. 앞의 과(過)는 자기도 모르게 잘못을 저지르는 과실(過失)을 뜻하거나 중도(中道)를 얻지 못하는 과중(過中)을 뜻한다. 고의로 이치나 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죄악(罪惡)과는 다르다. 뒤의 과(過)는 죄과(罪過)를 뜻한다. 정약용에 따르면 이 장(章)은 잘못해서 중도(中道)를 잃은 자가 그 잘못을 고쳐 중도를 얻는다면 이를 죄과(罪過)라 할 수 없겠지만 만일 그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면 이를 죄과(罪過)라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된다.
공자는 사람에게 잘못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 잘못을 고치는 개과(改過)를 중시했다. ‘옹야(雍也)’에서 공자는 죽은 안연(顔淵)을 칭찬하면서 안연의 ‘불천노 불이과(不遷怒 不貳過)’를 언급했다. 안연이 노여움을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고 잘못을 두 번 거듭하지 않았다고 논평한 것이다. 또 ‘학이(學而)’에서 공자는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하라’고 했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라는 뜻이니, 잘못을 저지른 사실을 깨닫는다면 지체 없이 고치라고 권한 것이다.
최한기가 지적했듯이 잘못을 고치는 사람은 자기 행실에 잘못이 없다고 여기지 않고 잘못이 적기를 구하기 때문에 자기에게 잘못이 있음을 깨달으면 즉시 고칠 것이다. 잘못을 감추지 않고 같은 잘못을 거듭 저지르지 않고자 노력하는 일이야말로 인격 수양의 근본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돌이켜보면 어떠한가. 사욕에 이끌리는 줄 알면서도 잘못을 저지르고 또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개과(改過)의 공부는 참으로 어렵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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