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밭 갊에 굶주림이 그 가운데 있다
子曰: “君子謀道不謀食. 耕也, 餒在其中矣; 學也, 祿在其中矣. 君子憂道不憂貧.”
餒, 奴罪反.
○ 耕所以謀食, 而未必得食. 學所以謀道, 而祿在其中. 然其學也, 憂不得乎道而已; 非爲憂貧之故, 而欲爲是以得祿也.
○ 尹氏曰: “君子治其本而不卹其末, 豈以在外者爲憂樂哉?”
해석
子曰: “君子謀道不謀食. 耕也, 餒在其中矣; 學也, 祿在其中矣. 君子憂道不憂貧.”
공자께서 “군자는 도를 생각하되 먹을 것은 생각하지 않으니, 밭 갊에 굶주림은 그 가운데 있고 배움에 녹봉이 그 가운데 있다. 그러니 군자는 도를 근심해야지 가난함을 근심하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다.
餒, 奴罪反.
○ 耕所以謀食, 而未必得食.
밭 가는 것은 먹는 것을 도모하는 것이지만 반드시 먹을 것을 얻게 되는 건 아니고
學所以謀道, 而祿在其中.
배우는 것은 도를 도모하지만 녹봉이 그 가운데 있다.
然其學也, 憂不得乎道而已;
그러나 배우는 것은 도를 얻지 못함을 근심할 뿐이고,
非爲憂貧之故, 而欲爲是以得祿也.
가난함을 근심하는 까닭 때문에 이것을 하여 녹을 얻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 尹氏曰: “君子治其本而不卹其末,
윤순(尹淳)이 말했다. “군자는 그 근본을 다스리고 그 말을 구휼하진 않는데,
豈以在外者爲憂樂哉?”
어찌 밖에 있는 것으로 근심하고 즐거워함을 삼겠는가?”
○ ‘논어’ ‘위령공(衛靈公)’의 이 장(章)을 잘못 읽으면 자칫, 공자가 농사를 포함한 노동을 중시하지 않고 관념적인 공부만 중시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공자가 말하려고 한 것은 자신을 완성하고 세상을 구원하려는 이상을 지닌 군자라면 지엽(枝葉)을 걱정하지 말고 근본(根本)을 다스려야 한다는 점이었다.
모(謀)는 열심히 영위하고 추구함이니, 도모(圖謀)라고 풀이한다. 경(耕)은 농경(農耕)이다. 그 뒤의 也는 그 위의 말을 주제화시켜 제시하는 어조사다. 뇌는 기아(飢餓), 즉 굶주림이다. 재기중(在其中)은 저절로 그 속에서 발생한다는 말이다. ‘경야뇌재기중의(耕也餒在其中矣)’는 농업을 하면 늘 굶주리게 된다는 뜻이 아니라, 농사를 짓다 보면 수해나 한발 등 자연재해 때문에 먹을 것을 얻지 못해 굶주리는 경우도 있다는 말이다.
학(學)은 여기서는 도를 추구하는 일을 말한다. ‘학야녹재기중의(學也祿在其中矣)’는 학문을 하면 늘 녹봉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 아니라, 학문을 하는 것은 도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되 학문을 하면 도를 얻게 될 뿐만 아니라 녹봉까지 얻는 경우도 있다는 말이다.
‘위정(爲政)’에서 자장(子張)이 녹봉 구하는 방도를 물었을 때 공자는 “말에 허물이 적고 행동에 후회할 일이 적으면 녹봉은 그 가운데 있다[言寡尤, 行寡悔, 祿在其中矣].”고 했다. 녹봉 자체를 목표로 삼아 학문을 해서는 옳지 않으며 스스로를 완성하기 위해 덕행을 우선 닦으라고 말한 것이다. 정녕 학문하는 사람이라면 자기 한 몸의 향락을 누리려 하기보다 도를 얻지 못할까 걱정해야 하리라. 큰 진리를 도모하여야 하리라.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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