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생각의 늪에 빠지지 마라
子曰: “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 以思, 無益, 不如學也.”
此爲思而不學者言之. 蓋勞心以必求, 不如遜志而自得也.
李氏曰: “夫子非思而不學者, 特垂語以敎人爾.”
○ 『荀子』 「勸學文」曰: “吾嘗終日而思矣, 不如須臾之所學也.”
해석
子曰: “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 以思, 無益, 不如學也.”
공자께서 “내가 일찍이 하루가 마치도록 먹지 않고 밤이 마치도록 자지 않고 생각해보았지만 무익했다. 배우는 것만 못하다.”라고 말씀하셨다.
此爲思而不學者言之.
여기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는 사람을 위하여 말한 것이다.
蓋勞心以必求, 不如遜志而自得也.
대체로 마음을 수고롭게 하며 반드시 구하려 하는 것이 뜻을 공손히 하며 자득하는 것만 못하다.
李氏曰: “夫子非思而不學者,
이욱(李郁)이 말했다. “부자는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려는 사람이 아니고,
特垂語以敎人爾.”
다만 말을 드리워 사람을 가르쳤을 뿐이다.”
『순자』 「권학문」에서 말했다. “내가 일찍이 하루가 마치도록 생각해봤지만
不如須臾之所學也.”
잠시라도 배우는 것만 못했다.”
○ 공자의 지식학은 학문(협의의 학문)과 사색을 병행하는 ‘학이사(學而思)’의 방법을 기초로 한다. 그것은 윤리학과 기타 인간학 모두에 통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지식학과 관련이 깊다. 즉, 공자는 ‘논어’ ‘위정(爲政)’에서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하고 사이불학즉태(思而不學則殆)니라”라고 말하였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음이 없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로 풀이한다. 주자는, 생각한다는 것은 자기 마음에서 탐구해나가는 ‘구저심(求諸心)’, 배운다는 것은 일을 익히는 ‘습기사(習其事)’를 뜻한다고 풀이했다. ‘위령공(衛靈公)’의 이 장(章)은 그것과 관련이 깊되, 사색에 치우친 사람을 경계하는 뜻이 들어 있다. 공자 자신의 체험을 술회한 듯해서 친절하기도 하다.
‘오상종일불식 종야불침 이사(吾嘗終日不食, 終夜不寢, 以思)’는 같은 짜임을 가진 대구(對句)인 ‘종일불식(終日不食)’과 ‘종야불침(終夜不寢)’을 나열한 후 ‘이사(以思)’라는 말로 빗장을 지르듯이 하여 매듭을 지었다. 이것을 쌍관법(雙關法)이라고 한다. 쌍은 대구를 나열한 것을 말하고 관은 빗장을 말한다. 불여(不如)는 ‘∼만 못하다’는 뜻을 지닌 비교 구문을 만든다.
이 장에서 공자는 학문과 사색 가운데 학문을 더 중시한 듯하다. 하지만 주자가 말했듯이 공자는 사색만 하고 배우지 않는 자를 위하여, 마음을 수고롭게 해서 반드시 탐구하려고 드는 것은 마음을 겸손하게 지녀 터득하는 것만 못하다고 가르쳤을 것이다. 정약용도 공자가 학문을 더욱 중시하는 듯이 말한 것은 모종의 일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보았다. 정녕 사색만 하고 익히지 않는 것도 한 가지 폐단이요, 익히기만 하고 사색하지 않는 것도 한 가지 폐단이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고전 > 논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논어 위령공 - 32. 백성들이 선해지고 공경하게 되는 방법 (0) | 2021.10.13 |
---|---|
논어 위령공 - 31. 밭 갊에 굶주림이 그 가운데 있다 (0) | 2021.10.13 |
논어 위령공 - 29. 허물이 있는데도 고치지 않다(過而不改) (0) | 2021.10.13 |
논어 위령공 - 28. 사람이 도를 크게 할 수 있다 (0) | 2021.10.13 |
논어 위령공 - 27. 평판에 휘둘리지 말고 직접 보고 판단하라 (0) | 2021.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