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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풍현의 벽 위에 차운하여 쓰다
차무풍현벽상운(次茂豊縣壁上韻)
정이오(鄭以吾)
立錐地盡入侯家 只有溪山屬縣多
童稚不知軍國事 穿雲互答採樵歌 『東文選』 卷之二十二
해석
立錐地盡入侯家 입추지진입후가 |
송곳 세울 만한 땅이 죄다 권력자에게 들어가서 |
只有溪山屬縣多 지유계산속현다 |
다만 시냇가와 산만이 현에 귀속된 게 많다네. |
童稚不知軍國事 동치부지군국사 |
아이들은 군대와 나랏일 모르고서 |
穿雲互答採樵歌 천운호답채초가 |
구름을 뚫듯 땔나무 캐는 노래 주고 받네. 『東文選』 卷之二十二 |
해설
이 시는 무풍현에 머무르다 차운(次韻)한 시로, 권문세족(權門勢族)들의 토지겸병을 풍자한 노래이다.
권별(權鼈)의 『해동잡록(海東雜錄)』에 “교은의 시에, ……두 구는 호강(豪强)한 자들이 모두 겸병하여 가난한 사람들은 송곳 꽂을 만한 땅도 없으며, 빼앗지 못한 것은 시내와 산뿐임을 말한 것이다[郊隱詩 立錐地盡入侯家 只有溪山屬縣多 言豪强兼幷 貧者無立錐之地 所不幷者 溪山而已].”라고 평하고 있다.
『동인시화(東人詩話)』에도 “이것은 부호 귀족들이 토지를 겸병하여 가난한 사람들은 송곳 꽂을 땅도 없으니, 오직 겸병하지 않은 것이라고는 시내와 산뿐임을 말한 것이다. 이 시는 ……자못 기롱과 풍자하는 뜻을 함축하고 있으니, 이 시를 본다면 백성들의 재물을 착취하고 재화를 탐내는 자들은 조금이라도 반성하게 될 것이다[此言豪强兼幷. 貧者無立錐之地. 所不兼倂者. 溪山而已. 與翁詩意同. 頗含譏諷. 培克貪黷者. 可以少省矣].”라고 말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397~398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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