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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황 - 우설월중상매운(又雪月中賞梅韻)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이황 - 우설월중상매운(又雪月中賞梅韻)

건방진방랑자 2021. 4. 10.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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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눈 내린 달 속에서 매화를 감상한 시에 차운하며

우설월중상매운(又雪月中賞梅韻)

 

이황(李滉)

 

 

盆梅發淸賞 溪雪耀寒濱

분매발청상 계설요한빈

更著氷輪影 都輸臘味春

갱저빙륜영 도수납미춘

迢遙閬苑境 婥約藐姑

초요랑원경 작약막고진

莫遣吟詩苦 詩多亦一塵

막견음시고 시다역일진 退溪先生文集卷之五續內集

 

 

 

 

해석

盆梅發淸賞 溪雪耀寒濱 화분의 매화가 맑은 감상을 발하고 시내의 눈은 찬 물가에서 빛나네.
更著氷輪影 都輸臘味春 다시 얼음 같은 둥근 달 그림자 나타나지만 모두 섣달의 술납미(臘味) : 섣달에 담근 술이다. 두보(杜甫)정월삼일귀계상유작간원내제공(正月三日歸溪上有作簡院內諸公)시에 개미 같은 거품이 뜨고 섣달의 맛이라[蟻浮仍臘味].” 하였다. 같은 봄을 보내오네.
迢遙閬苑境 婥約藐姑 아득하니 낭원(閬苑)낭원(閬苑): 신선이 산다는 곳.의 경지이고 아리따우니 묘고야산묘고야(藐姑耶): 장자(莊子)』 「소요유(逍遙遊)묘고야 산에 신인(神人)이 살고 있는데, 살결이 빙설(氷雪)과 같고 부드럽기가 처녀와 같으며, 오곡(五穀)을 먹지 않고 바람을 호흡하며 이슬을 마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藐姑射之山, 有神人居焉. 肌膚若冰雪, 綽約若處子; 不食五穀, 吸風飮露].의 진경이네.
莫遣吟詩苦 詩多亦一塵 시 읊조리느라 괴로워하지 마시오. 시가 많은 또한 하나의 티인 것을. 退溪先生文集卷之五續內集

 

 

해설

이 시는 또 눈 내린 달밤에 매화를 감상한 시에 차운한 것으로, 시를 짓는 것은 말기(末技)에 지나지 않는다는 퇴계의 문학관(文學觀)이 잘 드러난 시이다.

 

방 안 화분에 핀 매화가 맑은 흥감을 자아내고, 방 밖 시냇가 차가운 물에는 흰 눈이 빛을 발하고 있다. 어제 뜬 달이 다시 떠오르지만, 매화가 꽃을 피우니 한겨울인데도 봄인 것 같다. 이러한 경지는 신선의 경지와 같고 곱고 아름다우니 선녀와 같다. 성학(聖學)을 궁구하는 것이 학자의 일이니, 시를 읊조리느라 고심하지 말라. 시를 많이 짓는 것도 또 하나의 흠이 될 수 있다.

 

()를 많이 짓는 것이 흠이 될 수 있다던 퇴계 역시 시를 많이 지었는데, 홍만종(洪萬宗)소화시평(小華詩評)권상 87에서, “퇴계 이황 선생은 성리학만이 우리나라 사람에게 존경받는 것이 아니라, 문장도 여러 작가들에 비교하여 탁월하다[退溪先生, 非徒理學之爲東方所宗, 文章亦卓越諸子.].”라고 언급하여, 시문(詩文)이 뛰어남을 말하고 있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303~304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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