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대에서
초선대(招仙臺)
이수광(李晬光)
虛臺四望遙 仙侶坐相招
허대사망요 선려좌상초
我欲騎鯨背 因風戲紫霄
아욕기경배 인풍희자소 『芝峯先生集』 卷之一
해석
虛臺四望遙 仙侶坐相招 | 허공의 누대 사면으로 아득히 보이는데 신선들이 앉아 서로 부르네. |
我欲騎鯨背 因風戲紫霄 | 나는 고래등을 타고서 바람따라 하늘【자소(紫霄): 높은 하늘로 제왕이 거처하는 곳을 뜻한다】에서 놀고프네. 『芝峯先生集』 卷之一 |
해설
이 시는 초선대에서 지은 시로, 신선세계에서 노닐고 싶은 심정을 노래한 것이다.
이수광이 살았던 시절은 내우외환(內憂外患)이 잦았던 시절이다. 앞의 시에서 보았듯, 이수광은 도교(道敎)에 대해서도 개방적 자세를 지니고 있었기에 이러한 시를 지을 수 있었던 것이다.
김택영(金澤榮)의 「숭양기구전(崧陽耆舊傳)」에, “이여송이 중국으로 귀국할 때 선조(宣祖)가 따로 글 잘하는 문장 5인(李廷龜, 崔岦, 李睟光, 李安訥, 車天輅)을 뽑아서 예문관을 열고 지필묵을 하사하고 시를 지어서 환송하는 행사를 성대하게 하도록 하였다. 차천로가 하루 밤낮에 600 운을 지어서 증정했다. 차천로의 글이 사리가 찬연해서 다 볼 만하니, 예문관 안에 모였던 사람들이 다 기가 질렸다[李如松之北還也 上別簡文人五人 開藝文館 給筆札 命賦詩 以移其行事 天輅一晝夜成六百 以進 辭理燦然 皆可觀 館中爲之屛氣].”라 하여, 이수광은 당시 뛰어난 문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이 외에 홍만종(洪萬宗)은 『소화시평(小華詩評)』 권하 31번에서, “『지봉유설(芝峯類說)』에 지봉 자신이 지은 시를 수십 구나 신고서 ‘세상에서 칭송하는 것이기에 싣는다.’고 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칭송할 만한 시구가 없는데, 오직 ‘숲 사이 오솔길은 겨우 샘물과 통하고, 누대는 대숲 속 높이 솟아 산을 막지 않네.’ 한 구절만 조금 마음에 든다. 문집에 실려 있는 「극성」에 ‘안개와 먼지 뽀얀 옛 성루에 새벽이 되어 매가 내려앉고, 비바람 치는 거친 들녘에는 대낮에도 도깨비가 다니네.’한 연이 시구와 말이 기괴하여 칭송할 만하다. 그런데 이것이 『지봉유설(芝峯類說)』에 수록되지 않은 것은 세상에서 칭송하지 않았기 때문에 뺀 것일까[『芝峯類說』, 多載己詩數十句曰: ‘世所稱道者, 故錄之.’云, 而以余觀之, 無可稱者, 惟‘林間路細纔通井, 竹裏樓高不碍山’一句, 差可於意. 如本集中所載「棘城」詩: ‘烟塵古壘鵰晨落, 風雨荒原鬼晝行’一聯, 句語奇怪, 有足可稱, 而不錄於其中, 豈以世不稱道, 故闕之歟!]?”라 하여, 부정적인 시각으로 언급하기도 하였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하, 이담, 2010년, 108~109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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