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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광 - 제청산백운도(題靑山白雲圖)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이수광 - 제청산백운도(題靑山白雲圖)

건방진방랑자 2021. 4. 12.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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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백운도에 쓴 제화시

제청산백운도(題靑山白雲圖)

 

이수광(李晬光)

 

 

白雲本無心 靑山亦不語

백운본무심 청산역불어

色相兩空空 風吹何處去

색상량공공 풍취하처거 芝峯先生集卷之一

 

 

 

 

해석

白雲本無心 靑山亦不語 흰 구름 본래 무심하고 푸른 산은 또한 말이 없네.
色相兩空空 風吹何處去 색과 상은 둘다 공이니 바람 분다고 어느 곳으로 갈 것이냐? 芝峯先生集卷之一

 

 

해설

이 시는 푸른 산에 흰 구름이 흘러가는 구름을 그린 그림을 보고 쓴 제화시(題畵詩)이다.

 

흰 구름은 본디 마음이 없고백운(白雲)의 심상은, 백운이 본래 본체가 없는 것이라는 점에서 인간을 포함한 일절만유(一切萬有)의 본체가 공()한 가유(假有)임을 나타내고, 백운(白雲)이 정처 없이 유랑한다는 점에서 무위무사(無爲無事)한 가운데 소요(逍遙) 자재(自在)하는 선승(禪僧)의 행적을 나타내며, 백운(白雲)이 희고 깨끗한 본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무심무사(無心無思)의 청정(淸淨)한 선인(禪人)의 심체(心體)를 나타내는 표상(表象)이 될 수 있다. 인권환 고려시대 불교시의 연구』】. 푸른 산도 말이 없다. 색과 상 둘 다 실체가 없는데색즉시공(色卽是空) 공즉시색(空卽是色)의 진리, 바람은 불어 어디로 가는가바람도 사심(私心)이 없다. 사람들이 각기 자기에 비추어 바람을 판단한다. 백운(白雲)과 청산(靑山)이 의도한 바가 없듯이, 인간의 일도 모두가 공()이다?

 

이수광(李睟光)성리학뿐만 아니라 제가(諸家)의 사상을 두루 섭렵하였다. 그의 잡저(雜著), “나는 15살부터 잃어버린 마음을 거두어들이는 데 힘을 써야 한다는 구절을 대략 들었으나, 문자에만 빠지는 잘못을 범해 반생을 헛되이 보냈다.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된 해부터 놀라 깨달아 옛 습관을 씻어 없앨 것을 생각하였다. 그사이 옛 성현의 말씀에 나가 반복하여 완미하고 도체(道體)가 있는 것을 구하여 묵묵히 나의 심중을 깨달았다. 노자(老子)와 석가(釋迦)의 말에 이르러 그 동이(同異)와 득실(得失)을 또한 잘못 깨달아 그것이 의혹되지 않음을 밝게 알았다. 그런 뒤에 비로소 학문적인 측면에서 시작하여 믿어 의심하지 않고 좋아하여 싫어하지 않은 것으로 천하의 즐거움으로 삼아 이것을 바꿀 수 없게 되었다[余自年十五 粗聞向方 從事於收放心一節 而爲文字所誤 虛度半生 越自知非之歲 瞿然覺悟 思欲洗除舊習 間就古聖賢言語 反復尋玩 以求道體之所在 而默與心會 似有見得 至於老釋之說 其同異得失 亦頗領略 明知其不足惑也 然後始於學問上 信之不疑 嗜之不厭 以爲天下之樂 無以易此]!”라 하여, 노자와 석가의 사상을 수용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위의 시는 이러한 학문적 측면을 보여 주는 시이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06~107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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