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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난설헌 - 강남곡(江南曲)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허난설헌 - 강남곡(江南曲)

건방진방랑자 2019. 12. 16.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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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노래

강남곡(江南曲)

 

허난설헌(許蘭雪軒)

 

 

江南風日好 綺羅金翠翹

강남풍일호 기라금취교

相將採菱去 齊盪木蘭橈

상장채릉거 제탕목란요

 

人言江南樂 我見江南愁

인언강남락 아견강남수

年年沙浦口 腸斷望歸舟

년년사포구 장단망귀주

 

湖裏月初明 采蓮中夜歸

호리월초명 채연중야귀

輕橈莫近岸 恐驚鴛鴦飛

경요막근안 공경원앙비

 

生長江南村 少年無別離

생장강남촌 소년무별리

那知年十五 嫁與弄潮兒

나지년십오 가여롱조아

 

紅藕作裙衩 白蘋爲雜佩

홍우작군차 백빈위잡패

停舟下渚邊 共待寒潮退

정주하저변 공대한조퇴 蘭雪軒詩集

 

 

 

 

 

 

해석

江南風日好 綺羅金翠翹

강남의 풍경과 해 좋아서 비단과 금색 비취 머리꾸미개 같다네.

相將採菱去 齊盪木蘭橈

서로 장차 마름 캐러 가서 아울러 목란 노를 흔들어댔었지.

 

人言江南樂 我見江南愁

남들은 강남의 즐거움 말하나 나는 강남의 시름을 보네.

年年沙浦口 腸斷望歸舟

해마다 모래벌 포구에 애끊으며 돌아오는 배 바라보지.

 

湖裏月初明 采蓮中夜歸

호수에 달이 처음 밝으면 연꽃 캐다가 한밤 중에 돌아오지.

輕橈莫近岸 恐驚鴛鴦飛

가까운 언덕에 경솔히 노 젓지 마오. 놀라 원앙이 날아갈까 걱정되오니.

 

生長江南村 少年無別離

강남 마을에서 나고 자라서 어렸을 적엔 이별할 게 없었는데

那知年十五 嫁與弄潮兒

어찌 15살에 파도 잘 타는 사람에게 시집갈 줄 알았으리오?

 

紅藕作裙衩 白蘋爲雜佩

붉은 연뿌리로 치마 만들고 흰 마름으로 여러 패물 만들어

停舟下渚邊 共待寒潮退

배 멈추고 물가로 내려가 함께 차가운 조수가 썰물일 때 기다렸다네. 蘭雪軒詩集

 

 

해설

이 시는 강남을 노래한 것으로, 중국 악부(樂府)의 명칭을 빌려 한 여인의 애타는 기다림을 옮고 있다.

 

사람들은 강남이 즐겁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시름겹다. 왜냐하면 해마다 강남으로 가신 임을 모래톱 포구에 서서 애타는 마음으로 돌아올 배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심수경(沈守慶)견한잡록(遣閑雜錄)에 허난설헌의 시재(詩才)에 대한 일화(逸話)가 등재(謄載)되어 있는데,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부인(婦人)으로 문장에 능한 자는 옛날 중국의 조대가(曹大家)와 반희(班姬), 그리고 설도(薛濤) 등으로 이루다 기재하지 못하겠다. 중국에서는 기이한 일이 아닌데, 우리나라에서는 드물게 보는 일로 기이하다 하겠다. 문사(文士) 김성립(金誠立)의 처() 허씨는 바로 재상 허엽의 딸이며, 허봉(許篈)허균(許筠)의 여동생이다. 허봉과 허균도 시에 능하여 이름이 났지만, 그 여동생인 허씨는 더욱 뛰어났다고 한다. 호는 경번당景樊堂이며 문집(文集)도 있으나 세상에 유포되지 못하였지만, 백옥루상량문같은 것은 많은 사람들이 전송(傳誦)하고 시 또한 절묘하였는데, 일찍 죽었으니 아깝도다[婦人能文者 古有曹大家班姬薛濤輩 不可彈記 在中朝非奇異之事 而我國則罕見 可謂奇異矣 有文士金誠立妻許氏 卽宰相許曄之女 許篈筠之妹也 篈筠以能詩名 而妹頗勝云 號景樊堂 有文集 時未行于世 如白玉樓上樑文 人多傳誦 而詩亦絶妙 早死可惜].”

 

그런데 오주연문장찬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이와 다른 이론(異論)이 있어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지봉(芝峯) 이수광(李睟光)지봉유설(芝峯類說), ‘허난설헌의 시는 근대 규수(閨秀)들 가운데 1위이다. 그러나 참의(參議) 홍경신(洪慶臣)은 정랑(正郎) 허적(許䙗)과 한집안 사람처럼 지내는 사이였는데, 평소에 <난설헌의 시는 2~3편을 제외하고는 다 위작(僞作)이고, 백옥루상량문(白玉樓上梁文)도 그 아우 허균(許筠)이 사인(詞人) 이재영(李再榮)과 합작한 것이다> 했다[洪參議慶臣, 許正郞䙗 乃其一家人 常言 蘭雪軒詩二三篇外 皆是僞作 而其白玉樓上樑文 亦許筠與李再榮所撰].’ 하였고, 신흠(申欽)상촌집(象村集)에도, ‘난설헌집에 고인(古人)의 글이 절반 이상이나 전편(全篇)으로 수록되었는데, 이는 그의 아우 허균이 세상에서 미처 보지 못한 시들을 표절 투입시켜 그 이름을 퍼뜨렸다.’ 하였고, 전우산(錢虞山)의 소실(小室)인 하동군(河東君) 유여시(柳如是)난설헌집에서 위작(僞作)들을 색출하여 여지없이 드러냈으니, 난설헌의 본작(本作)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김성립의 후손인 정언(正言) 김수신(金秀臣)의 집이 광주(廣州)에 있는데, 어느 사람이, ‘간행된 난설헌집이외에도 혹 책 상자 속에 간직된 비본(秘本)이 있느냐?’고 묻자, ‘난설헌이 손수 기록해 놓은 수십 엽(, 장으로 종이를 세는 단위)이 있는데, 그 시는 간행본과 아주 다르다.’라 대답하고 이어, ‘지금 세상에 전해지는 간행본은 본시 난설헌의 본작(本作) 전부가 아니라 허균의 위본(僞本)이다.” 하였다. 그 후손의 말이 이러한 것을 보면 아마 그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실전(實傳)일 것이다. 지봉(芝峯)의 실기(實記)와 상촌(象村)의 정론(定論)과 후손의 실전이 낱낱이 부합되므로 쌓였던 의혹이 한꺼번에 풀린다. 내가 평소에 동관습유(彤管拾遺)를 편찬하면서 우리나라 규방(閨房)의 시들을 모아 이 책을 만들었는데, 경번당의 사실이 매우 자상하게 수록되었으니 함께 참고하는 것이 좋다[李芝峯睟光類說云 許蘭雪軒詩 爲近代閨秀第一 然洪參議慶臣 許正郞䙗 乃許氏通家親族 而嘗言 蘭雪軒詩 二三篇外 皆是僞作 白玉樓上梁文 亦其弟筠與詞人李再榮所共撰 申象村亦云 蘭雪軒集中 太半古人全篇 男弟筠 剽竊世間未見詩竄入 以揚其名云 錢虞山小室河東君柳如是 於蘭雪集摘出眞贓 綻露狼藉 其非蘭雪之作可知也 金誠立裔孫金正言秀臣 家住廣州 或問 蘭雪軒集刊本外 或有巾箱祕本 則以爲有蘭雪手鈔者數十葉 而其詩與刻本大異 且言今世傳刻 本非盡出於蘭雪 迺筠贋本云 其後孫之言乃如此 則想必其家世傳之口實也 芝峯實記論 象村之定論 其後孫之實傳 節節脗合 積疑頓釋 余嘗輯彤管拾遺一書 取東方閨房之詩 滙作此編 而景樊之事實甚詳 與之參辨可].”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22~123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교과서

한국한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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