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영화팀의 좌충우돌기: 2015~2016
우린 늘 그래왔듯이 어설프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리얼버라이티인 『남한강 도보여행』도 찍고, 일상을 희화화시킨 『현세의 꿈』이란 영화도 만들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현세의 꿈' 민석이가 합심하여 뚝딱 만들어낸 현세의 자전적 이야기.
광진IWILL과 영화팀, 영화로 만나다
그러던 2015년 6월 25일에 퇴근하려던 그때 낯선 두 분이 학교를 방문했다. 중년이었으면 ‘자식에 대한 일로 상담하러 오셨는가 보다’라고 생각할 만한데, 그분들은 청년이었기에 어리둥절했다. 이런 경우 보통 승태쌤의 손님들인 경우가 많기에 승태쌤이 올 때까지 시간을 때울 요량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그분들이 바로 전찬혁, 김미경 간사다.
▲ 찬혁쌤과 미경쌤의 방문으로 우리의 콜라보는 시작됐다.
그런데 이야기를 하는 중에 승태쌤이 아닌, 나를 찾아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분들은 광진청소년수련관 간사님들로 우리 학교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하며 ‘스마트폰이나 게임 중독에 관한 영화’를 찍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첫 만남이었기에 무엇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는 건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와 함께 무언가를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됐기에 기뻤다. 이게 바로 우리 영화팀이 두 번째로 외부의 다른 기관과 네트워크를 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2015학년 2학기부터는 광진IWILL 센터와 협업을 하게 됐고, 그건 작년 2학기까지 꾸준히 이어졌다(2015년 2학기 / 2016년 1ㆍ2학기). 그래서 탄생한 영화는 김민석 감독의 『GAME OVER』, 『DREAM, 그리고 꿈』이란 영화와 오현세 감독의 『FAKEBOOK』이란 영화다.
무언가가 매개가 되어 마주치고 섞이며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그게 더욱이 나의 전공과는 상관없이 우연히 하게 된 ‘영화’라는 매개라 한다면, 무작정 나의 생각만을 내세울 수도 없이 서로 이야기를 하며 섞여 들어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부딪히기보다 서로의 의견을 묻게 되고, 내 생각을 관철하기보다 서로의 생각을 절충하게 된다. 그런 만남 덕에 우린 영화팀의 입지를 조금 더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됐고, 그나마 ‘영화의 영자’ 정도는 알게 됐다.
▲ 1년 반동안 영화를 매개로 광진iwill 쌤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017년 영화교사로 한 단계 비약하다
우연에서 필연으로, 필연에서 인연으로 우린 그렇게 한 걸음씩 나가며 영화를 맛들이고 있고, 나 또한 영화를 알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알아가고 맛들이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영화란 매개로 만나게 된 사람들과의 관계는 깊어지고 있다.
그게 올해 들어서는 좀 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 같다. 지금까지는 편한 사람들과 편한 방식으로 만들어간 것이라면, 이젠 낯선 사람들과 낯선 방식으로 해나갈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결코 짧지 않음으로 다음에 자세히 풀어보겠다.
▲ 영화로 무언가가 시작되려 꿈틀대고 있다.
인용
2. 영화란 주제로 아이들과 5년간 뒹굴며 알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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