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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 주영염수재기(晝永簾垂齋記)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박지원 - 주영염수재기(晝永簾垂齋記)

건방진방랑자 2021. 11. 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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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지식인 양인수씨의 일일

주영염수재기(晝永簾垂齋記)

 

박지원(朴趾源)

 

 

주영염수재의 모습

晝永簾垂齋, 梁君仁叟草堂也.

齋在古松蒼壁之下, 凡八楹, 隔其奧, 爲深房; 踈其欞, 爲暢軒. 高而爲層樓, 穩而爲夾室, 周以竹欄, 覆以茅茨, 右圓牖, 左交窓. 軆微事備, 冬明夏陰. 齋後有雪梨十餘株, 竹扉內外, 皆古杏緋桃. 白石鋪前, 淸流激激, 引遠泉入階下, 爲方池.

 

나태한 양인수의 하루

君性懶而好深居, 倦至輒下簾, 頹然臥乎烏几一琴一劒一香爐一酒壺一茶竈一古書畵軸一碁局一之間. 每睡起, 揭簾看日早晏, 則階上樹陰乍轉, 籬下午鷄初唱矣. 於是乎據几看劒, 或弄琴數引, 細吸一盃, 以自暢懷. 或點香烹茗, 或展觀書畵, 或棋按古譜, 擺列數局已焉, 久來如納潮, 睫重若垂雲, 復頹然而臥. 客至入門, 則簾垂寂然, 落花滿庭, 簷鐸自鳴. 字呼主人三四聲, 然後起坐, 復觀樹陰簷影, 則日猶未西矣. 燕巖集卷之十

 

 

겸재 정선의 '탕제제시' 

 

 

 

 

해석

 

주영염수재의 모습

 

晝永簾垂齋, 梁君仁叟草堂也.

주영염수재주영염수재(晝永簾垂齋): 긴 낮 동안 주렴(=)이 드리워져 있는 집이라는 뜻이다. 송나라 도학자인 소강절(邵康節)늦은 봄을 읊다[暮春吟]라는 시에 봄 깊어 긴 낮에 주렴을 드리웠네[春深晝永簾垂地]”라는 구절이 있는바, 여기서 따온 말이다. 이 시는 자연을 읊고 성정(性情)을 도야하는 은자의 생활을 읊은 시이다는 양인수인수(仁叟): 개성 사람 양현교(梁顯敎)의 자다. 죽오라는 집의 기문[竹塢記]에 나오는 양호맹과 재종간이다의 초당이다.

 

齋在古松蒼壁之下, 凡八楹,

서재는 오래된 소나무가 있는 푸른 벽 아래에 있으며 무릇 기둥은 여덟 개이고

 

隔其奧, 爲深房;

그 깊숙한 곳을 막아 심방심방(深房): 깊숙이 안에 있는 방을 말하며, ‘곁방은 안방에 딸린 방을 말한다을 지었으며

 

踈其欞, 爲暢軒.

그 격자창을 트이게 하고서 화창한 대청을 지었다.

 

高而爲層樓, 穩而爲夾室,

높다랗게 층루를 만들었고 은밀하게 협실을 지었으며

 

周以竹欄, 覆以茅茨,

대나무로 난간을 만들어 둘렀고 이엉을 엮어 지붕을 덮었으며

 

右圓牖, 左交窓.

오른쪽엔 둥근창을 내고 왼쪽엔 빗살창을 내었으니

 

軆微事備, 冬明夏陰.

집의 규모는 작지만 일들은 갖춰졌고 겨울엔 훤하고 여름엔 그늘져 시원하다.

 

齋後有雪梨十餘株,

서재의 뒤엔 배나무 10여 그루가 있고

 

竹扉內外, 皆古杏緋桃.

대나무로 만든 사립문 안과 밖으론 모두 오래된 살구나무와 붉은 복사꽃이 있다.

 

白石鋪前, 淸流激激,

흰 돌은 개울 앞에 펼쳐져 맑은 물이 세차게 흐르도록 했고

 

引遠泉入階下, 爲方池.

먼 샘물을 끌어 계단 아래로 들어가도록 하여 네모난 연못을 만들었다.

 

 

 

나태한 양인수의 하루

 

君性懶而好深居, 倦至輒下簾,

양군의 성품은 나태하고 깊은 곳에 거처하길 좋아하며 피곤해지면 갑자기 발을 내리고

 

頹然臥乎烏几一琴一劒一香爐一酒壺一

쓰러지듯 오피궤오피궤(烏皮几): 검은 염소 가죽으로 싼 작은 궤석(几席, 안석)을 말한다. 몸을 기대는 데 사용했다하나, 거문고 하나, 검 하나, 향로 하나, 술주전자 하나,

 

茶竈一古書畵軸一碁局一之間.

다관다관(茶罐): 찻주전자, 즉 찻물을 끓이는 그릇을 말한다하나, 고서화 두루마리 하나 바둑판 하나 사이에 눕는다.

 

每睡起, 揭簾看日早晏,

매번 자다가 일어나선 발을 걷고 해가 어느 정도에 있는지 보니

 

則階上樹陰乍轉, 籬下午鷄初唱矣.

계단 아래의 나무 그늘은 잠깐 사이에 옮겨가고 울타리 아래의 한낮 닭은 처음으로 운다.

 

於是乎據几看劒, 或弄琴數引,

이에 안석에 기대어 검을 보거나 혹은 거문고를 끌어 몇 곡조 타거나

 

細吸一盃, 以自暢懷.

잘게 나눠 한 잔 술을 마셔 스스로 소회를 펴냈다.

 

或點香烹茗, 或展觀書畵,

혹은 향을 사르고 차를 끓이거나 혹은 펼쳐 서화를 보거나

 

或棋按古譜, 擺列數局已焉,

혹은 바둑의 기보기보(棋譜): 바둑 두는 법에 대해 기술해 놓은 책이다를 보고서 몇 국을 두다가 그치며

 

久來如納潮, 睫重若垂雲,

오래 오기는 조수가 들어오듯 하고 속눈썹 무겁기는 구름을 드리운 듯하면

 

復頹然而臥.

다시 벌러덩 누웠다.

 

客至入門, 則簾垂寂然,

손님이 와 문에 오니 발이 드리워져 적막하고

 

落花滿庭, 簷鐸自鳴.

낙화가 뜰에 가득하며 풍경풍경(風磬): 처마 끝에 매다는 작은 종을 말한다. 바람 부는 대로 흔들려 정취 있는 소리를 낸다이 절로 운다.

 

字呼主人三四聲, 然後起坐,

주인의 자를 3~4번 부른 후에야 일어나 앉아

 

復觀樹陰簷影, 則日猶未西矣. 燕巖集卷之十

다시 나무 그늘과 처마의 그림자를 보니 해는 아직도 지지가 않았다.

 

 

김홍도의 '포의풍류도布衣風流圖'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1. 작은 규모의 집에 있을 건 다 있다

2. 개성 지식인의 하릴없음

3. 조선의 사대부, 개인 취향에 빠지다

4. 양인수의 취미가 경화세족과 다른 점

5. 총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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