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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박지원 - 이존당기(以存堂記) 본문

산문놀이터/조선

박지원 - 이존당기(以存堂記)

건방진방랑자 2021. 11. 13.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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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보존하는 최상의 방법과 최악의 방법

이존당기(以存堂記)

 

박지원(朴趾源)

 

 

장중거의 호탕한 성격

進士張仲擧, 魁傑人也. 身長八尺餘, 落落有氣岸, 不拘小節, 性嗜酒自豪, 乘醉多口語失. 以故鄕里厭苦之, 目之以狂生, 謗議溢於朋曺間.

 

장중거가 이존(以存)이란 당호를 걸고 비방을 막으려 하다

有欲以危法中之者, 仲擧亦自悔焉曰: “我其不容於世乎.” 思所以避謗遠害之道, 掃一室, 閉戶下簾而居, 大書以存而顔其堂. : ‘龍蛇之蟄, 以存身蓋取諸斯也. 一朝謝其所從飮酒徒曰: “子姑去. 吾將以存吾身.”

 

중거, 자신을 해치는 것이 외부에 있지 않고 내부에 있음을 알지 못한다

余聞而大笑曰: “仲擧存身之術止此, 則難乎免矣. 雖以曾子之篤敬, 終身所以而誦之者何如也? 常若莫保其朝夕, 至死之日, 啓示手足, 始能自幸其全歸, 而况於衆人乎?

一室之推而州里可知也, 州里之推而四海可知也. 夫四海如彼其大也, 自衆人而處之, 殆無容足之地. 一日之中, 自驗其視聽言動, 罔非僥生而倖免.

仲擧懼物之害己也, 蟄于密室, 欲以自存, 而不知自害者存乎其身, 則雖息跡閉影, 自同拘繫, 適足以滋人惑而集衆怒也, 其於存身之術, 不亦疎乎?

 

중거는 유백륜처럼 부족한 처신을 하고 있다

嗟乎! 古之人, 憂忌畏讒者何限? 類藏於田野, 藏於巖穴, 藏於漁釣, 藏於屠販, 而巧於隱者, 多藏於酒, 劉伯倫之倫, 可謂巧矣. 然至荷鍤而自隨, 則亦可謂拙於圖存矣.

何則? 彼田野巖穴漁釣屠販, 皆待外而藏者也, 至於酒昏冥沈酣, 自迷其性命, 遺形骸而罔覺, 顚溝壑而不卹. 又何有乎烏鳶螻蟻也? 是飮酒欲其存身, 而荷鍤適以累之也.

仲擧之過在酒, 而猶不能忘其身, 思所以存之, 則謝客而深居. 深居不足以自存, 則又妄自標其號而昭揭之, 是何異乎伯倫之荷鍤也哉?”

 

이목구비가 예를 따른다면 비방이 이르지 않으리

仲擧悚然爲間曰: “如子之言也, 提吾八尺之軀, 將安所投乎?”

余復之曰: “吾能納子之軀於耳孔目竅. 而雖天地之大, 四海之廣, 將無以加其寬博, 子其願藏於此乎? 夫人物之交, 事理之會, 有道存焉, 其名曰: ‘子能克子之身, 如摧大敵, 節文於斯, 儀則於斯, 非其倫也, 不留於耳, 身之藏也, 恢恢乎有餘地矣; 目之於身亦然, 非其倫也, 不接於目, 身不碍乎睚眦; 至於口也亦然, 非其倫也, 不設於口, 身不入乎齮齕矣. 心之於耳目有大焉, 非其倫也, 不動於中, 則吾身之全體大用, 固不離乎方寸之間, 而將無往而不存矣.”

 

중거가 이 문장을 연암에게 지어달라고 하다

仲擧揚手曰: “是子欲使我藏身於身, 以不存存也, 敢不書諸壁以存省焉.”

不過是四勿章註脚, 吾儒茶飯說話, 文却幻脫霛巧, 妙得禪旨, 所以不歸於老生常談. 燕巖集卷之一

 

 

 

 

 

 

해석

 

장중거의 호탕한 성격

 

進士張仲擧, 魁傑人也.

진사 장중거(張仲擧)장중거(張仲擧): 엄계집(罨溪集)에는 설중거(薛仲擧)’로 되어 있다. 사마방목(司馬榜目)에 의하면, 정조 1(1777) 증광시에 진사 급제한 인물로서 장단(長湍)에 거주하는 설범유(薛範儒)가 있다. 중거(仲擧)는 설범유의 또 다른 자일 가능성이 있다는 괴걸스런 인물이다.

 

身長八尺餘, 落落有氣岸,

신장은 팔 척 남짓이고 대범하고 솔직하여낙락(落落): 대범하고 솔직하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하다 많은 모양기개가 있었고

 

不拘小節, 性嗜酒自豪,

작은 예의범절따위에 얽매지 않았고 성품은 술을 즐겼으며 호방하여

 

乘醉多口語失.

고주망태가 되면 말실수가 많았다.

 

以故鄕里厭苦之, 目之以狂生,

고향 마을에선 그를 싫어하여 그를 지목하여 미치광이라 했고

 

謗議溢於朋曺間.

비방하는 의론이 친구들 사이에서 넘쳐났다.

 

 

 

장중거가 이존(以存)이란 당호를 걸고 비방을 막으려 하다

 

有欲以危法中之者,

법을 위태롭게 한 것으로 그를 걸려는 사람이 있어

 

仲擧亦自悔焉曰:

중거는 또한 스스로 뉘우치며 말했다.

 

我其不容於世乎.”

나는 세상에 용납되지 않으려나 보네.”

 

思所以避謗遠害之道, 掃一室,

비방을 피하고 해를 멀리할 방법을 생각하고서 집을 쓸더니,

 

閉戶下簾而居, 大書以存而顔其堂.

문을 닫고 발을 내린 채 거처하며 크게 이존(以存)’이라 써서 당에 편액(扁額)했다.

 

: ‘龍蛇之蟄, 以存身

주역에서 용과 뱀이 칩거하는 것은 몸을 보존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는데,

 

蓋取諸斯也.

대체로 여기에서 취해온 것이리라.

 

一朝謝其所從飮酒徒曰:

하루아침에 술을 마시려 따르던 무리들을 사절하며 말했다.

 

子姑去. 吾將以存吾身.”

자네들 짐짓 떠나게. 나는 장차 나의 몸을 보존하려네.”

 

 

 

중거, 자신을 해치는 것이 외부에 있지 않고 내부에 있음을 알지 못한다

 

余聞而大笑曰:

내가 듣고 크게 웃고서 말했다.

 

仲擧存身之術止此, 則難乎免矣.

중거가 몸을 보존하는 기술이 여기에 그친다면 화를 피하기 어려우리라.

 

雖以曾子之篤敬,

비록 증자의 독실하고 경건함으로

 

終身所以而誦之者何如也?

종신토록 가슴으로 품어 받들고[服膺] 외웠던 것은 무엇이었는가?

 

常若莫保其朝夕, 至死之日,

항상 아침저녁으로 보존하지 못할 듯하다가 죽을 날에 이르러

 

啓示手足, 始能自幸其全歸,

손발을 열어보게 하고 비로소 스스로 온전한 몸으로 돌아감을 다행이라 했으니,

 

而况於衆人乎?

하물며 백성들에는 오죽할까.

 

一室之推而州里可知也;

한 집안을 확장하면 주와 리도 알 수 있고

 

州里之推而四海可知也.

주와 리도 확장하면 사해도 알 수 있다.

 

夫四海如彼其大也,

대체로 사해가 저와 같이 크더라도

 

自衆人而處之, 殆無容足之地.

백성으로부터 그곳에 처하면 거의 발조차 용납할 땅도 없는 것이다.

 

一日之中, 自驗其視聽言動,

하루 사이에 스스로 보고 듣고 말하고 움직이는 것을 증험하면

 

罔非僥生而倖免.

요행히 살고 요행히 면하지 않음이 없을 뿐이다.

 

仲擧懼物之害己也, 蟄于密室,

이제 중거는 사물이 자기를 해칠까 걱정해 밀실에 칩거하며

 

欲以自存, 而不知自害者存乎其身,

스스로 보존하려 하지만 스스로 해치는 것이 자신의 몸에 있는 건 알지 못하니,

 

則雖息跡閉影, 自同拘繫,

비록 자취를 멈추고 그림자를 감춰 스스로 구속된 것과 같이해봐야

 

適足以滋人惑而集衆怒也,

마침내 사람들의 의혹이 불어나고 대중의 분노가 모이기에 넉넉하리니,

 

其於存身之術, 不亦疎乎?

몸을 보존하는 기술이 또한 어설프지 않은가.

 

 

 

중거는 유백륜처럼 부족한 처신을 하고 있다

 

嗟乎! 古之人, 憂忌畏讒者何限?

슬프다! 옛 사람 중에 시기를 걱정하고 참소를 두려워한 사람이 어찌 끝이 있었겠는가?

 

類藏於田野, 藏於巖穴,

이런 부류는 들판에 숨고 바위에 숨으며

 

藏於漁釣, 藏於屠販,

낚시터에 숨고 백정과 상인 역할에 숨었지만

 

而巧於隱者, 多藏於酒,

숨는데 기교 있는 사람은 대부분 술에 숨었으니,

 

劉伯倫之倫, 可謂巧矣.

예를 들면 유백륜의 무리유백륜(劉伯倫): () 나라 패국(沛國) 사람으로 이름은 영(), 백륜은 그의 자이다.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으로 술을 좋아하여 주덕송(酒德頌)을 짓고 예법을 조롱하며 지냈다는 기교 있다 할만하다.

 

然至荷鍤而自隨,

그러나 삽을 짊어지고 스스로 따르게 한 것유백륜은 술을 남달리 즐겨 평소에 녹거(鹿車)를 타고 술을 싣고 다니며 종자에게 삽을 들고 따라다니게 하고는, 자기가 죽으면 즉시 그 자리에 파묻어 달라 하였다고 한다에 이르면

 

則亦可謂拙於圖存矣.

또한 보존을 도모함에 졸렬하였다고 말할 만하다.

 

何則?

어째서 그런가?

 

彼田野巖穴漁釣屠販,

저 시골, 동굴, 낚시터, 백정이나 상인 같은 것은

 

皆待外而藏者也,

모두 외부적인 것에 기대 숨은 것이지만,

 

至於酒昏冥沈酣, 自迷其性命,

술에 이르면 어둑하고 흐리멍덩하여 고주망태가 되어 스스로 성명에 미혹되어

 

遺形骸而罔覺, 顚溝壑而不卹.

형체조차 버린 채 깨닫지 못하고 구덩에 시체가 구르는데도 가엾이 여기질 않으니,

 

又何有乎烏鳶螻蟻也?

또한 어찌 까마귀와 솔개와 땅강아지가 뜯어 먹는 것장자(莊子)가 죽으려 할 때 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이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려고 하면서 까마귀나 솔개가 선생님을 밥으로 삼을까 두려워서 그런다고 변명하자, 장자는 노상에 있으면 까마귀나 솔개의 밥이 되고, 지하에 묻히면 땅강아지나 개미의 밥이 될 터인데, 전자에게서 빼앗아 후자에게 준다면 얼마나 편벽된 짓이냐!”라고 나무랐다고 한다. 장자(莊子)』 「열어구(列禦寇)을 생각할까?

 

是飮酒欲其存身,

이것은 술을 마셔 몸을 보존하려 한 것이지만

 

而荷鍤適以累之也.

삽을 짊어지게 하여 다만 누를 끼쳤다.

 

仲擧之過在酒, 而猶不能忘其身,

이제 중거의 잘못은 술에 있는데 오히려 그 몸을 잊질 않은 채

 

思所以存之, 則謝客而深居.

몸 보존하길 생각하여 손님을 사절하고 깊이 숨어 살았다.

 

深居不足以自存,

깊이 숨어 사는 것으로 스스로 보존하기에 부족해지자

 

則又妄自標其號而昭揭之,

또한 망령되이 스스로 당호를 표시하고선 밝혀 걸었으니,

 

是何異乎伯倫之荷鍤也哉?”

이것이 어찌 백윤이 삽을 짊어지게 한 것과 다르겠는가.”

 

 

 

이목구비가 예를 따른다면 비방이 이르지 않으리

 

仲擧悚然爲間曰:

중거가 모골이 송연한 채 가만 있다가 말했다.

 

如子之言也, 提吾八尺之軀,

그대의 말과 같다면 나의 팔 자나 되는 몸을 들어

 

將安所投乎?”

장차 어디에 던져야 하는가?”

 

余復之曰: “吾能納子之軀於耳孔目竅.

내가 그에게 대답했다. “나는 그대의 몸을 귀구멍이나 눈구멍에 넣을 수 있네.

 

而雖天地之大, 四海之廣,

비록 천지가 크고 사해가 광활하지만

 

將無以加其寬博,

장차 귀나 눈구멍의 여유있고 넓은 것에 더할 수 없으니,

 

子其願藏於此乎?

그대가 여기에 숨기를 원하는가?

 

夫人物之交, 事理之會,

대체로 사람과 사물이 만나거나 일이 이치와 모이는 데사리지회(事理之會): 여기서 ()’사람의 행위人之所行를 뜻한다. 주자학에서는 자식은 아비를 섬기고 신하는 임금을 섬기며 아우는 형을 섬기고 붕우간에는 신의를 지키는 사리일치(事理一致)’를 강조하였다

 

有道存焉, 其名曰: ‘

방법이 있으니 그걸 ()’라 이름한다.

 

子能克子之身, 如摧大敵,

그대가 그대의 몸을 이기길 마치 큰 적을 꺾듯해서

 

節文於斯, 儀則於斯,

예에 따라 절제하고 예를 본받으며절문어사 의칙어사(節文於斯 儀則於斯): 논어집주학이편의 주에 예란 천리(天理)의 절문(節文)이요, 인사(人事)의 의칙(儀則)이다.”라고 하였다

 

非其倫也, 不留於耳,

이런 부류가 아닌 것을 귀에 남기지 않는다면

 

身之藏也, 恢恢乎有餘地矣;

몸을 감추는 데에 매우 넓어 남은 땅이 있을 것이고

 

目之於身亦然,

눈이 몸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니

 

非其倫也, 不接於目,

이런 부류가 아닌 것을 눈으로 접하지 않는다면

 

身不碍乎睚眦;

몸이 남의 흘겨보는 것애자(睚眦): 사소한 원한을 뜻한다. 전국 시대 위() 나라 사람으로 진() 나라에 망명한 범저(范雎)는 출세한 뒤, 자신에게 밥 한 그릇 준 사람에게도 반드시 보상하고 눈 한번 흘긴 사람에게도 반드시 보복했다고 한다. 史記 卷79 范睢列傳에 거리끼지 않을 것이며

 

至於口也亦然,

입에 이르러도 또한 그러하니,

 

非其倫也, 不設於口,

이런 부류가 아닌 것을 입에 주질 않으면

 

身不入乎齮齕矣.

몸은 시기질투에 들지 않을 것이다.

 

心之於耳目有大焉,

마음이 귀와 눈에 있어서 큼이 있으니,

 

非其倫也, 不動於中,

이런 부류가 아닌 것을 마음에 동요시키지 않으면

 

則吾身之全體大用, 固不離乎方寸之間,

내 몸의 전체와 대용전체대용(全體大用): 완전한 실체(實體)와 광대한 공용(功用)이란 뜻으로, 여기서는 온 몸과 그 몸의 모든 작용을 가리킨다. 주자학에서는 도()를 체용(體用)의 논리로 설명한다. 근본적이고 내재적인 것을 ()’라 이르고, 체가 움직여 드러난 것을 ()’이라 이른다. 대학(大學)격물장(格物章)의 보전(補傳), 격물치지(格物致知)에 진력하게 되면 중물(衆物)의 표리(表裏)와 정조(精粗)가 이르러 오지 않음이 없고, 내 마음의 전체와 대용이 분명해지지 않음이 없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내 마음吾心의 전체와 대용이라고 한 주자의 표현을 내 몸吾身의 전체와 대용으로 바꾸어 쓴 데 표현의 묘미가 있다고 하겠다이 진실로 마음 사이에서 떠나지 않아

 

而將無往而不存矣.”

장차 가는 곳마다 보존되지 않음이 없으리라.”

 

 

 

중거가 이 문장을 연암에게 지어달라고 하다

 

仲擧揚手曰:

중거가 손을 흔들며 말했다.

 

是子欲使我藏身於身,

이것은 자네가 나로 하여금 내 몸에 몸을 숨기고

 

以不存存也,

보존하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보존하게 하는 것이니

 

敢不書諸壁以存省焉.”

감히 이존(以存)’을 벽에 써서 살피지 않아서야 되겠는가.”

 

不過是四勿章註脚,

이것은 사물장(四勿章)의 각주이며

 

吾儒茶飯說話,

우리 유학자들의 일상적인 말에 불과하지만

 

文却幻脫霛巧,

문장은 도리어 환상적으로 벗어났으며 신령스러우며 기교가 있어

 

妙得禪旨,

묘하게도 불교의 종지(宗旨)를 얻었기 때문에

 

所以不歸於老生常談. 燕巖集卷之一

노선생의 일상 이야기로 귀의되지 않는 까닭이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여한십가문초

하고 보자는 정신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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