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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매순 - 차군헌기(此君軒記)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김매순 - 차군헌기(此君軒記)

건방진방랑자 2021. 4. 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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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같은 허()함으로 살라

차군헌기(此君軒記)

차군(此君)은 대나무를 가리킨다. () 나라 왕휘지(王徽之)가 대나무를 사랑하여 차군이라 불렀다. 왕휘지가 주인이 없는 빈집에 잠시 거처할 적에 대나무를 빨리 심도록 다그치자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물었다. 왕휘지가 답하기를 어떻게 하루라도 차군이 없이 지낼 수가 있겠는가[何可一日無此君耶]?”라고 하였다. 진서(晉書)80 왕휘지열전(王徽之列傳)

 

 

김매순(金邁淳)

 

 

군자의 덕성을 지녔기에 사랑받던 대나무

竹植物之一也, 無情意無運用, 受命於地, 條達而葉附, 與衆草木無以異也.

然詠於記於, 無賢愚貴賤者, 皆知愛好, 歷數千年不倦, 豈不以凌霜雪, 貫四時挺然不詘, 有似乎君子之德耶. : ‘高山仰止, 景行行止.’ 雖不能至, 心嚮往之, 此烝民秉彝之天也.

蔡伯喈, 孔北海虎賁, 與坐曰: “雖無老成人, 尙有典刑.” 伯喈一文人也, 虎賁特形似耳, 猶尙如此, 況君子之不爲文人, 而德性之進乎形者耶?

竹之見愛於人也, 固宜.

 

군자가 없는 시대에도 대나무 사랑이 지속된 아이러니

然天下之物, 莫貴乎其眞. 愛其眞而有餘, 然後推及於其似, 本末之序然也.

而三代以降君子之遭遇顯融, 歷世罕値, 而竹之愛, 未嘗一日而或渝. 輦輸舶運, 封植以侈園林之觀者, 比比, 亦獨何哉?

交臂而失, 隔面而摹, 惟末是徇, 本之則無, 悲夫!

 

대나무 덕성: 움직이지 않기에 내세우지 않기에

莊生: “大冶鑄金, 金踴躍曰: ‘我且必爲莫邪.’ 大冶必以爲不祥之金.” 然則竹之所以得全其愛者, 亦無情意無運用之故耳.

使其介然有覺, 翹翹焉欲自異於妖英浪卉之間, 則其不摧揠而翦伐之者, 亦寡矣. 而況知周乎萬事, 身履乎百變, 姸媸好惡, 相怨一方者, 其遇患, 何可勝道也?

 

대나무의 덕성: 텅 빔을 극진히 하고, 고요함을 지키다

貞而不耀, 直而不衒, 有君子之操, 而無君子之厄, 致虛而守靜, 不能也, 而竹之德殆庶幾焉.

斯義也, 宗於柱下, 時名士頗能言之, 雖非吾儒之正, 而君子之處衰世者, 或有取焉.

 

기문을 사양하다 짓게 된 두 가지 이유

朗州玄道源, 家居萬竹中, 名其室曰此君, 屬余爲記.

余焚硯久矣, 不欲以名氏遮人屋壁, 而獨念道源先世, 有以竹林名亭者, 吾先祖文忠公南遷時, 嘗爲記之, 道源之於愛竹, 固家學也.

其於眞似本末之際, 必有所宿講, 而又其取名, 皆用人語, 此余所以有感而不能終默者也. 臺山集卷七

 

 

 

 

 

 

해석

 

군자의 덕성을 지녔기에 사랑받던 대나무

 

竹植物之一也, 無情意無運用,

대나무는 식물의 하나로 감정도 없고 움직임도 없으며

 

受命於地, 條達而葉附,

땅에서 생명을 받아 가지가 뻗쳐있고 잎사귀는 달려 있어

 

與衆草木無以異也.

여러 풀과 나무와 다를 게 없다.

 

然詠於記於, 無賢愚貴賤者,

그러나 시경에서 읊고 예기에 기록되어 어질고 어리석고, 귀하고 천함에 상관없이

 

皆知愛好, 歷數千年不倦,

다 사랑하고 좋아할 줄 알아 수천 년이 지나도 느슨해지지 않았으니,

 

豈不以凌霜雪,

아마도 서리와 눈을 능멸하고

 

貫四時挺然不詘,

사계절을 살면서 쭉 뻗어 구부러지지 않은 것이

 

有似乎君子之德耶.

군자의 덕에 비슷함이 있어서가 아니겠는가.

 

: ‘高山仰止, 景行行止.’

시경에서 높은 산을 우러르며 큰 길을 가네.’라고 했으니,

 

雖不能至, 心嚮往之,

비록 그런 대나무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마음만은 향해 그것을 추구하는 것,

 

此烝民秉彝之天也.

이것이 백성들이 타고 태어난 떳떳한 천성이다.

 

蔡伯喈,

옛적에 백개 채옹(蔡邕)채옹(蔡邕): 후한(後漢) 때 사람. 자는 백개(伯喈). 시부(詩賦)를 잘하였으며, 저서에는 채중랑전집(蔡仲郞全集)이 있다. 채옹이 당시 좌중랑장(左中郞將)으로서 재주와 학식이 대단하여 조정의 귀중한 존재가 되고 있었으므로 그의 대문 앞에는 항상 수레와 말이 그득했었는데, 나이 어린 왕찬(王粲)을 한 번 보고서는, 자기는 따라갈 수 없는 재주라고 하면서 언제나 그만 찾아오면 미처 신발도 챙겨신지 못하고 뛰어나가 반갑게 맞아주었다.이 죽자

 

孔北海虎賁, 與坐曰:

북해 태수 공융(孔融)공북해(孔北海): () 나라의 공융(孔融)이 북해상(北海相)을 지냈으므로 공북해(孔北海)라 하였다. 그는 선비들을 좋아하여 후한서(後漢書)』 「공융전(孔融傳)좌상에는 언제나 손님이 가득하고, 술통에는 술이 마르지 않으니, 나는 걱정이 없다.”라고 하였다.이 호분호분(虎賁): 본래 제왕(帝王)을 호위하던 주대(周代)의 관명인데, 후세에 용맹한 군인의 의미로 쓰였다. 시경』 「목서(牧書)()무왕(武王)은 융거(戎車)3백 냥()이고 호분이 3백 인이다.” 하였다. 군사를 이끌고 함께 앉아 말했다.

 

雖無老成人, 尙有典刑.”

비록 노숙한 어른노성인(老成人): 옛 신하를 이르고, 典刑(전형)은 옛 법도를 이른다. 시경대아(大雅) ()비록 노성한 사람은 없으나 그래도 떳떳한 옛 법이 남아 있다.[雖無老成人, 尙有典刑.]”라고 하였다.인 백개옹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전범은 남아 있다

 

伯喈一文人也, 虎賁特形似耳,

백개는 한 명의 문인이고 호분은 다만 겉모습이 백개옹과 비슷할 뿐인데도

 

猶尙如此,

오히려 이와 같은 말을 했는데

 

況君子之不爲文人,

하물며 군자임에도 문식(文飾)하지 않고서도

 

而德性之進乎形者耶?

덕성이 겉모습으로 드러난 경우라면 더 말할 게 있겠는가.

 

竹之見愛於人也, 固宜.

그러니 대나무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마땅하다.

 

 

 

군자가 없는 시대에도 대나무 사랑이 지속된 아이러니

 

然天下之物, 莫貴乎其眞.

천하의 사물은 참됨보다 귀한 건 없다.

 

愛其眞而有餘, 然後推及於其似,

참됨을 사랑하고 남음이 있은 후에 비슷한 것에 미루어 나가는 것이니,

 

本末之序然也.

본말의 순서가 그러하다.

 

而三代以降君子之遭遇顯融,

그러나 삼대 이후로 군자가 임금의 신임을 받아조우(遭遇): 임금의 신임을 받음 현달해지는 것현융(顯融): 드러나 밝다[顯明], 현저하다[顯著]. 國語周語下』:度於天地而順於時動和於民神而儀於物則故高朗令終顯融昭明 韋昭注長也 漢徐幹中論審大臣』:夫以聖人之德昭明顯融高宏博厚宜其易知也 明方孝孺郊祀頌』:陽德顯融歛戢群陰

 

歷世罕値,

세대가 지날수록 드물게 되었지만

 

而竹之愛, 未嘗一日而或渝.

대나무 사랑은 일찍이 하루도 변하지 않았다.

 

輦輸舶運, 封植以侈園林之觀者,

수레로 옮기고 배로 운송하여 심어 동산의 경관을 사치스럽게 한 것이

 

比比, 亦獨何哉?

흔해졌으니, 또한 유독 무엇 때문인가?

 

交臂而失, 隔面而摹,

친구끼리 어깨를 걸고서도교비(交臂): ‘팔과 팔이 맞닿다는 말로, 서로의 거리가 매우 가깝거나 서로 친근함. 우정을 잃어버리고 화가가 얼굴을 안 보면서격면(隔面): ‘얼굴 사이의 거리를 두다라는 말로, 서로 거리를 둠을 뜻함. 베끼려 하여

 

惟末是徇, 本之則無, 悲夫!

오직 지엽적인 것만을 따름으로 근본은 없어졌으니, 슬프구나!

 

 

 

대나무 덕성: 움직이지 않기에 내세우지 않기에

 

莊生: “大冶鑄金, 金踴躍曰:

장주가 말했다. “대장장이가 쇠를 주조하는데 쇠가 펄쩍 뛰며

 

我且必爲莫邪.’

나는 또한 반드시 막야검(鏌鎁劍)이 되련다.’라고 말한다면

 

大冶必以爲不祥之金.”

대장장이는 상서롭지 못하다고 여기리라.”

 

然則竹之所以得全其愛者,

그러니 대나무가 온전히 그 사랑을 얻은 까닭은

 

亦無情意無運用之故耳.

또한 감정도 없고 움직임도 없기 때문일 뿐이다.

 

使其介然有覺,

가령 꼿꼿하게 지각이 있어서

 

翹翹焉欲自異於妖英浪卉之間,

뛰어난 체하며 예쁜 꽃이나 흔한 꽃 사이에서 스스로 이채(異彩)롭고자 한다면

 

則其不摧揠而翦伐之者, 亦寡矣.

그것을 꺾거나 밟거나 자르거나 치지 않을 사람이 또한 적을 것이다.

 

而況知周乎萬事, 身履乎百變,

그런데 하물며 뭇 일을 두루 알고 몸소 뭇 변화를 겪는데

 

姸媸好惡, 相怨一方者,

곱다 추하다 좋다 나쁘다고 하면서 서로 한 방향을 원망하는 것으로

 

其遇患, 何可勝道也?

환란을 만난 경우를 어찌 이루 말할 수 있겠는가?

 

 

 

대나무의 덕성: 텅 빔을 극진히 하고, 고요함을 지키다

 

貞而不耀, 直而不衒,

꼿꼿하면서 빛나지 않고 곧으면서 자랑하지 않으며,

 

有君子之操, 而無君子之厄,

군자의 지조가 있으면서 군자의 재앙은 없는 것을

 

致虛而守靜, 不能也,

텅 빔에 극진히 하여 고요함을 지킨 사람이 아니라면 할 수가 없으니,

 

而竹之德殆庶幾焉.

대나무의 덕이 이에 가까운 것이다.

 

斯義也, 宗於柱下,

이러한 뜻은 주하사(柱下史) 노자주하(柱下): 주대(周代)에 궁중의 장서(藏書)를 담당하였던 관명(官名)으로, 노자(老子)가 이 벼슬을 지낸 적이 있어 노자의 별칭으로 흔히 쓰인다.를 종주로 삼았던

 

時名士頗能言之,

진나라 때 명사들인 죽림칠현진시명사(晉時名士): 중국 진() 나라 때 노자를 숭상하던 일곱 선비들 즉, 죽림칠현을 일컬음.이 자주 그것을 잘 말했으니[能言],

 

雖非吾儒之正,

비록 우리 유자들의 올바름은 아니라 하더라도

 

而君子之處衰世者, 或有取焉.

군자로 쇠퇴한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간혹 취할 게 있다.

 

 

 

기문을 사양하다 짓게 된 두 가지 이유

 

朗州玄道源, 家居萬竹中,

낭주 현도원의 집이 만 그루의 대나무 속에 있기에

 

名其室曰此君, 屬余爲記.

그 방을 차군헌이라 이름 짓고서 나에게 기문을 지어주길 부탁했다.

 

余焚硯久矣,

내가 글을 짓지 않은 지 오래되었고

 

不欲以名氏遮人屋壁,

내 이름과 성씨로 남의 집 벽을 가리고자 하지 않았지만

 

而獨念道源先世, 有以竹林名亭者,

홀로 도원의 선대를 생각해봄에 죽림죽림(竹林): 죽림칠현(竹林七賢)을 일컬음.으로 정자 이름을 지은 조상이 있었는데

 

吾先祖文忠公南遷時,

우리 선조 문춘공 김수항(金壽恒)께서 남쪽으로 귀양 가셨을 때

 

嘗爲記之,

일찍이 기문을 지어준 적이 있었으니,

 

道源之於愛竹, 固家學也.

도원이 대나무를 사랑하는 것은 진실로 집안의 가학(家學)이로구나.

 

其於眞似本末之際, 必有所宿講,

그가 진위본말(眞僞本末)의 사이에 반드시 묵혀두며 강구(講究)한 것이 있었을 것이고,

 

而又其取名, 皆用人語,

또한 이름을 지으면서 진나라 사람의 말을 썼으니

 

此余所以有感而不能終默者也. 臺山集卷七

이것이 내가 느낀 것이 있어 끝내 침묵할 수 없었던 이유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해설

문제

15B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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